여행 사진으로 인스타 도배하는 ‘여행 관종’ 들에게 고한다

2017년 10월 24일 07:00

필로소픽 제공
필로소픽 제공

[과학기자의 문화산책]

 

좋아요 많이 받는 법. 적절한 콘텐츠를 시기적절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차를 계산해 친구들이 아침식사 시간에 아름다운 사진을 배달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기술’(마티아스 드뷔로·필로소픽·2017년)

 

 “휴가 계획은 세우셨어요?”

 “아, ‘그냥’ 국내 여행 가려고요.”
 

흔히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 표현한다. 산엔 나무가 울창하고, 강엔 맑은 물이 흘러 산천이 아름답단 의미다. 하지만 때론 이 금수강산의 매력을 과소평가할 때가 있다. 국내 여행을 떠날 땐 왠지 모르게 ‘그냥 국내 여행’을 간다며 움츠러들게 된다.
 

올해 추석연휴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18만700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국경을 넘나들 정도로 해외 여행이 대중화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명절 상차림보다 노을 지는 해외 여행지 풍경 사진이 더 많이 올라왔다. 전을 부치며 열흘 가까이 타인 여행기를 실시간으로 보다 보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비슷한 모양이다. 이 책은 여행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이 땅의 ‘관종(관심종자)’들을 저격한다. 일상 대화나 SNS 등에서 여행 이야기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60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SNS에 올리기 위해 여행 중 사진을 최소 1만 장 찍어 올 것, 여행지에서 관광객을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던 ‘철저한 이방인’이었음을 강조할 것 등 방식도 다양하다.
 

패션잡지 에디터인 작가 역시 엄친딸(엄마 친구 딸)로부터 여행담으로 공격받았다. 엄친딸은 세계 일주를 마치고 사진 앨범 4개를 품에 안은 채 작가에게 찾아와 같은 이야기를 여섯 번이나 반복해 들려주었다. 작가는 듣는 이에게 고통을 주는 여행 자랑이 만연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어쩌다 ‘여행 관종’이 돼버린 우리들처럼 말이다.
 

작가는 에필로그를 통해 “책이 출간된 뒤 주위 사람들이 모두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나중에야 깨달았다. 내 앞에서 여행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이라고 썼다. 60가지 기술은 여행담 공격을 가할 수도, 피할 수도 있는 지침서가 된다. 짜증을 주는 사람이 될지, 받는 사람이 될지를 결정하는 건 본인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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