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똥 냄새’의 비밀 풀렸다

2017년 10월 10일 00:00
Flickr 제공
Flickr 제공

끈적끈적하고 진한 달콤한 맛을 가진 열대과일 두리안은 ‘과일의 왕’이라 별명을 가졌다. 하지만 이 달콤한 맛을 경험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똥 냄새’ 같은 고약한 냄새 때문에 입에 집어넣기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연구진이 이 고약한 냄새의 유전적 비밀을 풀었다. 테빈 티안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팀은 두리안 유전체 전체를 세계 최초로 해석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두리안이 4만5335개라는 다수의 유전자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2만3000여 개의 유전자를 가진 인간의 두 배 수준이다. 이어 연구진은 두리안의 유전정보를 면, 카카오 등 11개의 다른 아욱목 식물들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리안은 면과 거의 유사한 유전자를 두개 씩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리안이 진화 과정에서 모든 유전자를 여러 벌 갖게 되는 ‘전체유전체중복(WGD)’ 현상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유전체중복은 생명체가 같은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여러 개 가졌다는 의미로, 유전자가 전에 없던 다른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식물의 냄새는 휘발성유기화합물(냄새분자)의 발생을 조절하는 유전자 ‘MGL’에 의해 결정된다. 면은 2개의 MGL 유전자를 가진 반면 두리안은 4개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면에겐 없던 고약한 냄새를 내뿜는 능력이 생겨났단 것이다. 두리안에게만 있는 유전자 ‘MGLb’는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황을 포함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로 분해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황 성분이 냄새의 원인이 된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두리안의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건, 약용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성분을 찾아낼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30여개 모든 두리안 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항암 성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두리안에서 약리 작용을 하는 성분을 골라내려 한다.
 

티안 교수는 “과거 미국 연구진이 주목나무 껍질에서 항암제의 원료 성분인 ‘택솔’을 추출한 것처럼 두리안에서도 유용한 성분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