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홍수… 이상기후 시대 생존 키워드는?

2017년 09월 12일 11:30

“지금 방글라데시는 심각한 홍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 남쪽에 흐르는 큰 강 세 개가 다 범람했습니다. 2004년에도 홍수가 나 국토 전체의 3분의 1이 잠겼는데, 이번에도 거의 비슷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사이클론 때문에 농작지가 파괴됐고,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사라진 섬도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피해가 점점 심해자는 추세입니다.” - 아티크 라만 방글라데시 고등과학원 부의장

 

“2013년 욜란다 태풍(하이옌 태풍의 필리핀 이름)이 왔을 때 6300명이 목숨을 잃었고 2만 8000명이 부상했습니다. 실종도 1000명이 넘지요. 작은 섬들로 이뤄진 필리핀은 매년 기후변화 때문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나라 5위 안에 선정될 정도로 피해가 극심합니다.” -글렌 파라소 필리핀 기후변화회의 국가전문가패널

 

최근 부쩍 늘어난 이상기후. 기후변화에 의한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에 기반한
최근 부쩍 늘어난 이상기후. 기후변화에 의한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역에 기반한 '적응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 동아일보 DB 제공

11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국가적응계획(NAP) 국제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아시아 각국의 기후변화 대표자들은 “극심한 이상기후가 이어지는 등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상기후의 피해가 집중되는 각 국가와 지역에 맞는, 특화된 ‘풀뿌리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화제는 단연 최근 미국과 아시아를 쑥대밭으로 만든 자연재해였다. 지난 8월 말 인도부터 방글라데시와 네팔에 이르는 남아시아에서는 수천 명의 사망자와 40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홍수가 일어났다.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초대형 허리케인이 일어나 150만 가구 이상이 정전에 시달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중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미국은 일주일 전에도 텍사스에 강한 허리케인 ‘하비’가 찾아와 피해를 입었다. 9월 3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 정부는 피해복구 비용으로 총 180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심각한 기상이변… 이제는 피해 감소에도 매진해야


참석자들은 이런 재해들이 전형적으로 기후변화가 불러온 파국이라고 설명하며 대책을 강조했다. “토머스 후르시초프 국제연합기후변화협약(UNFCCC) 이행자문보조기구(SBI) 의장은 “지난 2주 동안 아시아와 카리브해 뉴스에 경악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이후 세계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 개의 기본계획을 탄생시켰는데, 모두 강력한 목표를 정하고 행동으로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인 파리 협정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적응’ 정책이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동등한 중요성을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적응 정책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전략 중 하나다. 기후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 이 때 피해 지역의 특성에 맞춰 나라 별로 고유한 전략을 세우는 게 특징이다. 특히 기후변화의 피해가 저개발국가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현지 사정을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각 국가가 직접 만드는 국가적응계획이 논의되는 배경이다.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필리핀 지역명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필리핀 지역명 '욜란다')이 강타해 폐허가 된 필리핀 사마르 지역. - (CC)Lawrence Ruiz 제공


적응 정책을 위한 ‘총알’인 자금 모금의 중요성도 논의됐다. 모자하룰 알람 국제연합개발계획(UNEP) 지역기후변화조정관은 “녹색기후기금(GCF)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국가를 지원하고 있다”며 “ “자금은 가장 긴급한 적응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견고한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하워드 뱀지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은 “자금이 한정돼 있기에 신중히 지원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가 다른데도 비슷비슷한 펀딩 제안서를 받곤 하는데, 각 국가에 미치는 지역적 영향이나 제도, 환경 등을 반영한 제안서가 지원 효과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세프 나세프 국제연합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 프로그램 국장은 “NAP 보고서는 아직 7개밖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번 회를 통해 더 많은 보고서가 완성돼,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예견하는 끔찍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BOX) ‘물에 뜨는 농지’ ‘튜브형 우물’ 등 기발한 정책 선보여


이번 아시아 국가적응계획 국제포럼에서는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적응 정책이 소개됐다. 이번 남아시아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 가까이가 물에 잠긴 방글라데시는 피해가 집중되는 농촌 지역의 적응을 연구 중이다. 아티크 라만 방글라데시 고등과학원 부의장은 “(마치 스노클링을 할 때처럼) 긴 튜브를 이용해 홍수 때도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우물을 만들었다”며 “홍수가 나도 떠내려가지 않게 대나무로 틀을 만든 ‘물에 뜨는 밭’과 함께 지역민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렌 파라소 필리핀 기후변화 회의 국가전문가패널은 “매년 20건 이상의 태풍이 찾아오는 필리핀 역시 농어촌 관리가 중요하다"며 “위험 정보를 빨리 제공하기 위환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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