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팩트체크 – 남은 의문들(1)] “의문의 2차 지진파… 방사성 기체 포집 가능성 높일까?”

2017년 09월 04일 21:26

※3일 일어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 가운데 세 가지 의문을 상세히 살펴봤다. 

 

 

●Q1 –방사성 기체 이번에는 검출 가능할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일 오후와 4일 오후, 제6차 북핵 실험으로 발생했을지 모를 방사성 기체 세슘-137과 방서성 제논을 측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핵종은 자연에서는 만들어지지 않고 오직 핵폭발을 통해서만 만들어지기에, 이를 검출하면 북핵 실험의 가장 확실한 ‘물증’을 잡을 수 있다. 또 실험한 핵무기의 유형을 밝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기도 하다. 하지만 2차 북핵 실험 이후 방사성 기체는 검출된 적이 없다. 혹시 이번에는 검출 가능할까?

 

 

이번 핵실험 장소와 가장 가까운 지진파 관측소(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관측소) 자료. 핵실험이 일어났을 때의 지진파(위 셋)와, 8분 30초 뒤의 미지의 추가 지진파를 비교했다. 2차 지진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S파형은, 이 지진파가 붕괴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높여준다. - 김원영 제공
이번 핵실험 장소와 가장 가까운 지진파 관측소(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관측소) 자료. 핵실험이 일어났을 때의 지진파(위 셋)와, 8분 30초 뒤의 미지의 추가 지진파를 비교했다. 2차 지진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S파형은, 이 지진파가 붕괴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높여준다. - 김원영 제공

 

 

A> 원칙적으로는 가능성 낮아, 하지만 의문의 2차 지진파에 실낱 기대

 

원칙적으로는 이번에도 ‘허탕’을 칠 가능성이 높다. 지하 핵실험의 경우 초보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방사성 기체가 외부로 방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면 주변 암석이 고열에 녹았다 굳으며 내부의 틈을 마치 코팅하듯 메워 밀폐시킨다. 때문에 내부에서 발생한 방사성 핵종이 거의 방출되지 않는다. 북한의 경우 초기인 1차 핵실험 때는 기술이 부족해 방사성 기체를 방출시켰지만, 2차 이후에는 외부에서 탐지할 만큼 많은 방사성 기체를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간이나마 검출할 가능성이 있다. 언론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3일 핵실험 8분 30여 초 뒤에 작은 추가 지진이 감지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규모 6.3 지진이 발생한 뒤 8분 30초 지나 거의 비슷한 지역에서 규모(ML)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USGS가 추정한 지진 원인은 ‘붕괴’다. 핵폭발 실험을 한 장소, 또는 그 근처에서 뭔가가 무너져 내렸다는 뜻이다. 발생한 방사성 핵종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진 전문가인 김원영 미국 컬럼비아대 라몽-도허티관측소 교수는 “큰 지하 핵실험의 경우 핵폭발물 상부의 물질(얕은 산)이 폭발로 약간 떠올랐다가 다시 내려 않으면서 붕괴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여파로 그 주변의 터널(출구가 있는 굴)이나 갱도(막힌 굴) 중 지반이 약한 곳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핵실험 장소의 위성 사진. 5차 핵실험 장소와 200m 떨어져 있다. 6차 핵실험 장소와 900m 떨어진 곳에서는 의문의 붕괴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기상청 제공
이번에 핵실험 장소의 위성 사진. 5차 핵실험 장소와 200m 떨어져 있다. 6차 핵실험 장소와 900m 떨어진 곳에서는 의문의 붕괴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기상청 제공

 

이번 지진파를 분석한 김 교수는 가능성을 반반으로 봤다. 우선, 지진파 자체는 붕괴에 의한 지진파가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핵실험과 달리 S파가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폭발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지진파가 고주파인데 이것은 산사태도 아니라는 뜻이다. 김 교수는 “지하 갱도내의 일부가 무너진 것 같다”며 “다만 인천 관측소의 파형이 약한 것으로 보아 규모 3.3 정도의 지진을 발생시킨 작은 붕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거리다. 김 교수는 “USGS 자료에 따르면 두 번째 지진은 핵실험 장소에서 900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며 “만약 같은 갱도라면 유출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갱도라면 검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Q2 - 국내는 핵실험 규모를 일부러 작게 발표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할 때마다 할 때마다 지겹게 되풀이되는 이야기다. 왜 세계적인 지진관측망을 자랑하는 USGS 등 연구기관이 발표하는 규모와 국내 발표 규모가 다르냐는 질문이다. 특히 국내 발표 수치가 국외 발표보다 작은 경우가 많아 혹시 폭발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온다. 이번 6차 핵실험의 경우에는 USGS(6.3)와 기상청(5.7)이 발표한 규모 차이가 0.6이나 나 더 의문이 컸다. 규모 0.6 차이는, 지진 총 에너지로 환산하면 거의 8배 차이가 난다.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 관측소의 자료를 통해 1차부터 6차까지 핵실험 지진파의 규모를 계산해 봤다. 규모 계산은 측정 자료가 무엇인지에 따라, 또 계산식이 무엇인지에 따라 다 다르다. - 김원영 제공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 관측소의 자료를 통해 1차부터 6차까지 핵실험 지진파의 규모를 계산해 봤다. 규모 계산은 측정 자료가 무엇인지에 따라, 또 계산식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 - 김원영 제공

 

A > 긴 포크 짧은 포크 쓰듯, 경우 따라 다른 식 쓸 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지진 규모는 원래 산출하는 기관에 따라 차이가 꽤 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지진 규모가 지진계로 바로 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진계는 수직, 수평 등 땅이 세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기록할 뿐이고, 규모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식을 이용해 따로 구한다. 그런데 그 식이라는 게 하나로 통일된 게 아니다. 사용하는 지진파의 파형 자료 종류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고, 따라서 결과 역시 달라진다.

 

이번에도 USGS가 발표한 자료는 한 가지가 아니었다. 인공지진에 의한 지진파를 계산할 때 쓰는 mb(원거리 P파를 이용한 규모식)는 6.3, Ms(표면파인 S파를 이용하는 규모식)는 5.0 등으로 다 달랐다. 노르웨이와 미국이 설립한 핵실험 탐지 연구소인 노르사르(NORSAR)가 발표한 mb는 5.8이었다. 김원영 교수 역시 이번 핵실험 장소와 가장 가까운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 관측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mb를 구해 6.0라는 값을 얻었다.

 

한국 기상청에서 발표한 mb 5.7이 터무니없이 작은 값은 아닌 셈이다. 김원영 교수도 "규모는 물리적인 단위가 없는 상대적인 비교치이므로 값이 0.2~0.3 정도 차이 나는 건 흔한 일이고, 0.6까지 나는 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약간의 의문은 남는다.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파의 일부는 동해 해양지각을 통과하므로, 실제 규모를 좀더 강하게 보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또 mb는 주로 2000km 이상 먼 거리에서 측정할 때 사용하는 자료라, 그보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한국은 한국에 특화된 식을 쓰고 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mb 규모식을 변형한 식을 쓰고 있다”며 “30여 개 국내 관측소 데이터를 활용해 얻은 진폭과 거리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1차 핵실험 때부터 6차까지 일관되게 자료를 축적하고 있어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해양지각 보정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면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위치한 핵실험장. 핵실험으로 인한 분화구를 군데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분화구는 특별한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통 지하 핵실험은 이렇게 구멍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핵실험 결과는 나중에 지진과 핵무기의 위력을 계산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 미국 에너지부 핵안보실 제공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위치한 핵실험장. 핵실험으로 인한 분화구를 군데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분화구는 특별한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통 지하 핵실험은 이렇게 구멍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핵실험 결과는 나중에 지진과 핵무기의 위력을 계산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 미국 에너지부 핵안보실 제공

 

●Q3 - 지진 규모와 폭발한 수소폭탄의 위력은 왜 분석기관마다 천차만별인가?

 

핵실험만 났다 하면 지진 규모를 바탕으로 핵폭탄의 위력을 추정한다. 그런데 언급하는 기관마다 천차만별이다. 과연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걸까?

 

A> "경험에 근거한 추정 식이 있어"


당연히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지진파의 규모를 자료로 삼아 수식을 이용해 추정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만든 경험식이기 때문에 방법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김원영 교수는 “핵폭발물을 터뜨린 깊이, 주변 지질, 지형, 지하수 깊이 등 변수에 따라 지진파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폭발력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 동안은 미국과 구소련, 중국 등이 했던 과거의 실험 자료를 이용해 구해왔다”고 말했다. 흔히 쓰는 식은 [ 0.75 log10Y(Y는 폭발력. 단위 kt) = mb-4.45 ]으로, 단단한 암반으로 된 지역을 가정한 식이다.

 

김 교수는 “이 식에 대입하면, mb가 6.3일 때 폭발력은 약 293 kt, mb가 6.0 이면, 117 kt, 노르사르의 mb인 5.8을 대입하면 63kt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150~300 kt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사용하는 식이 있을까. 유 과장은 “한국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경험식을 이용해 산출한다”며 “구체적인 식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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