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의 1년, 그리고 앞으로의 아이폰

2017.09.02 16:00
아이폰7과 7플러스 - 애플 제공
아이폰7과 7플러스 - 애플 제공

아이폰7의 1년, 그리고 앞으로의 아이폰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 손 안에 있는 아이폰7이 아직 새 것 같은 느낌인데 아이폰은 벌써 다음 세대로 넘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벌써부터 아이폰7s니, 8이니 관련 소문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루머들은 뚜렷한 것 하나 없는 상황이지만 여느 때와 비슷하다면 한 달 안에 새 아이폰이 발표되고, 빠르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1차 출시국가들은 아이폰 판매를 시작할 것이다.


지난 1년간 아이폰7은 꽤 만족스러웠다. 애초 디자인이 바뀌지 않으면서 밋밋하다는 느낌으로 출발했다. 스마트폰에서 뭔가 더 파격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아이폰이라고 초기의 그 폭발적인 자극을 지금 재현해 내는 마법을 부릴 수도 없다. 아이폰7은 기존 이용자들에게 몇 가지 작은 변화로 비슷한 듯 다른 경험을 준 한 해를 보냈다.

 


아이폰7과 겪었던 조용한 변화


아이폰7로 가장 즐거웠던 건 사진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1년간 찍은 사진을 돌아보면 그 어느 때의 아이폰 사진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심지어 기사에 낼 제품 사진을 아이폰으로 찍어서 내기도 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아이폰의 카메라는 늘 만족스럽다. ‘사진은 아이폰’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기도 했고, 미국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아이포노그래피(iPhonography)’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지금이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카메라들이 매우 좋아지면서 아이폰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는 기기도 많지만 여전히 아이폰의 사진은 선명도나 화소수, 렌즈 밝기 등을 떠나 지금 눈으로 보는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그만의 묘한 맛이 있다. 세대를 거듭해도 아이폰 사진의 느낌은 급진적이지 않아서 좋다.


애플은 아이폰7 플러스를 발표하면서 듀얼 카메라를 도입했다. 카메라를 두 개 쓰는 스마트폰은 많지만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 두 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더했다. 바로 ‘인물사진’ 모드다. 뒷 배경을 뿌옇게 날리는 것으로, 보통 센서 판형이 큰 DSLR 카메라에 조리개가 밝은 망원 렌즈에서 이뤄지는 빛 효과다. 그 동안 스마트폰 업계는 필터나 여러 효과들을 더해서 이 사진의 심도를 표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아이폰7플러스는 두 개의 카메라로 동시에 사진을 찍어서 하나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하나는 일부러 초점을 어긋나게 한 뒤에 하나로 합친다. 동시에 찍기 때문에 사진이 어긋나거나 이질감이 생기지 않는다. 이번 세대 아이폰에서 애플이 늘 이야기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이뤄진 대표적인 기능이 바로 이 기능이다. 소프트웨어의 처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동안 인물사진 모드는 더 자연스러워졌고 이제는 어색한 느낌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아이폰7 플러스는 충분히 즐거웠던 것 같다.


다소 늦게 적용되긴 했지만 방진방습도 만족스러운 요소다. 물 속에서 쓰는 기능이라기보다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올 때도 물에 젖을까 하는 걱정이 없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서 맘 편히 레시피를 보게 되는 등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평생을 함께 해 온 ‘기계는 물 닿으면 안 된다’는 스트레스를 부쩍 줄였다. 아이폰만의 특성이라기보다 최근 휴대 기기들의 공통적인 이 변화가 기기 경험에 주는 변화는 작지 않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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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기, 그리고 받아들이기


아직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변화는 이어폰을 연결하는 3.5㎜ 오디오 단자다. 애플은 아이폰 발표 이후 맥북 프로, 아이패드 등에 새로운 폼팩터를 내놓았는데, 유일하게 아이폰에만 오디오 단자를 없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음악을 듣는 기기인 아이폰에 오디오 출력 단자가 빠진 건 아직도 선뜻 이해가 되진 않는다. 물론 당시에는 블루투스 오디오를 이용하는 이용자 비중이 상당히 높아서였다는 분석 결과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있어서 나쁠 것도 없긴 하다.


애플 역시 블루투스를 대안으로 이야기한다. 바로 에어팟이다. 에어팟은 최근 1년 동안 애플이 내놓은 신제품 중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룰 주었다. 애초 아이폰7이 발표될 때는 여느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의 경험을 떠올려 ‘오디오 단자를 없애는 명분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에어팟은 블루투스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블루투스와 관련된 것을 찾아볼 수 없다. 에어팟은 모든 애플 기기와 ‘아이클라우드’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디오 선으로 연결된다. 왜 그 동안 기업들이 블루투스를 이렇게 서비스로 해석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다.


지금 나는 지금 에어팟과 소니 MDR-1000X 블루투스 헤드폰, 그리고 라이트닝 단자로 연결하는 소니 1A-DAC 헤드폰 등 세 가지로 음악을 듣는다. 3.5㎜ 단자에 대한 불편함은 어느 정도 남아 있긴 하지만 오디오가 블루투스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8.0에 LDAC 같은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을 더하면서 선을 잘라버릴 채비를 하고 있다.

 

최호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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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이폰, ‘우리는 스마트폰에 무얼 바라는가’


이제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된다. 오랫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세상은 새 아이폰에 대한 소문을 실어나르고 기대 또한 크다. 요즘 애플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예측 가능한 상황 안에서 소소한 변화로 재미를 만들어낸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아이폰은 9월 2째주를 즈음해서 발표되고, 1~2주일 안에 1차 판매 국가에 공급될 것이다. 내년에도 그럴 것이고, 내후년에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가끔 변수가 생긴다. 이번 아이폰과 관련된 소문의 가장 큰 포인트는 아마도 이름일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이름에 숫자로 디자인이 바뀌는 세대를 표현하고, S를 통해 기능을 보완하는 전략을 쓴다. 인텔의 틱톡 전략만큼이나 규칙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아이폰7이 아이폰6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면서 어딘가 엉키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이폰7의 발표를 보며 ‘그럼 내년에도 아이폰7s라는 이름으로 이 디자인을 또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상은 애플이 2017년 아이폰 10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세대 교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폰8이 나온다는 소문부터, 아이폰7s가 나온다, 혹은 둘 다 나온다는 이야기까지 끊이지 않는다. 사실 무엇이 나올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요즘 유행하는 테두리 없이 길다란 화면, 혹은 지문인식을 대신하는 얼굴 인식 등 또 새로운 변화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그리 조바심나는 기술은 별로 없다.


이걸 확인한 게 아이폰7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폰7은 다른 디자인이 아니라 미묘하지만 카메라, 방수, 오디오 등 다른 경험들을 넣었고 그게 꼭 디자인이 새롭지 않아도 새로운 제품을 쓴다는 인식을 주었던 것 같다. 늘 애플 기기가 재미있던 것 역시 새로운 습관이 생긴다는 점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터치ID다. 이 지문인식은 거의 모든 이용자들의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넣어버렸다. 지문으로 잠그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터치ID의 기술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별로 관심 없는 주제다. 다만 이것 하나로 그 동안 업계가 수십년을 이야기 해 온 보안에 대한 이슈를 확 풀어버렸다.


아이폰의 진화는 늘 새로운 기능보다 경험에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그 동안 아이폰을 보면 애플은 늘 아이폰에 뭔가 가려운 곳을 남겨 두었고, 그걸 적절하면서도 차별성을 더해 풀어냈다. 익숙해진 것인지 상상력이 떨어진 것인지, 이미 아이폰7과 iOS10에서 그 가려움은 대부분 해소됐고, 뭘 더 기대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애플도 그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애플에 기대하는 것은 ‘해석’일 것이다. 이제까지 세상에 없던 없던 하드웨어, 부품이 아이폰에 들어간 건 별로 없다. 다만 그게 어떤 경험을 갖고 들어가느냐의 차이가 있었던 것 뿐이다.


새 아이폰은 10년이라는 숫자적 의미도 있지만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 그리고 경험을 재편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가질 것 같다. 우리가 지난 10년을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았던 것처럼 다음 10년동안 어떤 경험을 할 지에 대한 고민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기대하는 것이 있다. iOS11의 변화다. iOS11은 아이패드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지만 아이폰에서는 iOS10과 큰 변화가 없다. 그 진화가 새 하드웨어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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