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자는 어떤 성향의 사람들인가

2017년 08월 26일 10:00

얼마 전 미국 버지니아에서 횃불과 나치 문양을 들고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 “유태인들은 우리를 몰아내지 못한다!” 등을 외치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모습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한 일이 있었다. 뉴스를 통해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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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바로 얼마 전 이들에 대한 연구가 나왔다. 연구자 Forscher와 Kteily는 447명의 극우와 382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친구 관계, 정치적 의견, 인종 차별적 태도, 권위주의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스스로를 우파라고 칭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세상에는 원래 보다 우월한 집단(예를들어 백인)과 보다 열등한 집단이 존재한다’고 보며 강자에 의한 약자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사회지배 성향(social dominance orientation)을 강하게 보였다. 또 ‘어렸을 때부터 권위를 존경하고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권위에 순응하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우익권위주의 성향(right-wing authoritarianism)과 타 인종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발설할 의향 또한 더 크게 보였다.


실제로 이들에게 백인, 흑인, 기독교인, 무슬림 등 여러 집단에 대해 각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여겨지는 지 아니면 자신과 다른 열등한 존재로 여겨지는 지 평가해보게 했을 때, 극우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높은 차이로 백인, 남성과 기독교인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흑인, 여성, 무슬림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주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또한 자신이 속한 우파 집단이야말로 피해자이며 흑인에 대한 차별보다 백인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더 심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미디어에 대한 인식에서도 차이가 나서 이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CNN,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BBC,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주류 미디어를 크게 불신하며 기타 극우 인터넷 언론들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협받고 있는 ‘백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집단 행동에 참여할 의향을 크게 보이는 반면 흑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행동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을 보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경제적 불안감이 이들의 극우화를 촉진시켰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미국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평가해보라고 했을 때 극우 집단의 평가와 일반인 집단의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되려 극우집단 사람들이 일반 집단 사람들에 비해 더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보였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외로운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과도 다르게 교우관계의 숫자와 친밀함을 느끼는 정도에서 일반인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을 위협 또는 협박 하거나 상대를 자극하기 위한 각종 ‘트롤링’을 하는 것, 상대의 ‘신상 공개’ 등의 폭력적 행동에 있어서는 극우집단 사람들이 더 자주 관련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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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극우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흑인과 같은 소수인종뿐 아니라 ‘페미니스트’에게도 나쁜 평가를 내렸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성차별도 할 것이라고 여기고 반대로 성차별을 하는 사람은 인종차별도 할 것이라고 여긴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여기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모양이다. 딱 한 가지만 혐오하는 사람보다 다양한 약자를 두루두루 혐오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연구자들은 노골적으로 대놓고 하는 인종차별이 옛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사람들은 보통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지 않는 생각과 행동은 어느 정도 숨기기 마련인데, 설문에서 차별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놀랍다고도 했다. 그만큼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종차별이 전혀 나쁘지 않으며 따라서 드러내기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무엇인 현실이다.


한편, 한국의 인종차별 주소는 어떨까? 우리 사회에서는 인종차별이 부끄러운 일일까 아니면 당당한 일에 속할까?

 


※ 참고문헌
Forscher, P. S., & Kteily, N. (2017, August 10). A Psychological Profile of the Alt-Right. Retrieved from psyarxiv.com/c9uvw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지뇽뇽 심리학 칼럼니스트

imaum02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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