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숲에서 펼쳐진 ‘혹성탈출-종의 전쟁’

2017년 08월 20일 18: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표지로 읽는 과학_사이언스]

 

브라질 일라 그란데 섬. 원숭이와 과학자들 간의 ‘종의 전쟁’이 펼쳐졌다. 브라질 오스왈드 크루즈 재단 과학자들은 야생 하울러 원숭이를 향해 마취 총을 발사했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야생을 탐험하는 이유는 브라질에서 약 70년 만에 다시 발발한 황열병(yellow fever) 바이러스의 복잡한 전염 경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황열병은 일반적으로 근육통,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 3~4일 후 사라진다. 하지만 15%의 환자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독성기로 접어들어 황달 증세가 나타나며 입, 코, 눈, 위장관 등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간 기능이 저하돼 간에서 혈액응고 인자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독성기로 접어든 환자의 절반이 14일 이내 사망한다.

 

194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황열병은 지난해 12월 다시 등장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까지 130개 도시에서 792건의 확진 사례를 발표했다. 여기엔 브라질의 수도 리오데자네이루 등 대도시도 포함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대대적인 원인 분석에 나섰다. 황열병 바이러는 모기가 옮긴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종의 모기가 매개체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등을 유발하는 ‘이집트 숲 모기’가 황열병의 주범이 아닐 수 있단 의미다.

 

황열병에 걸린 희귀 원숭이 5300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브라질의 공포는 심화됐다. 과학자들은 숲을 탐험하며 원숭이들의 감염 실태와, 어떤 모기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지 등 확산 경로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숭이가 사람에게 황열병을 전염시킬까 두려워하는 인식이 생겼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원숭이를 때려죽이고, 그들이 먹는 열매에 독을 타는 등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비카 마쿠스 브라질 교황청립대 교수는 “원숭이가 사람을 직접 감염시킬 순 없다. 원숭이의 죽음은 감염병이 다시 발발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보초’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