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정신질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

2017년 08월 20일 10:00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반려동물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왠지 마음이 뭉클해지곤 한다. 한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동물을 ‘가족’의 일부로 여기는 분위기도 점점 커지고 있는 듯 하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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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늘어나서 반려동물의 존재가 사람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건강을 향상시켜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y)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동물과의 관계를 통해 환자들의 외로움을 줄여주고 활력을 되찾게 돕는 프로그램들 또한 속속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서도 반려동물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은 반려동물(고양이, 강아지, 새, 햄스터 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정신분열, 양극성장애 등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평소 정신건강을 조절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관계, 네트워크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참가자들에게 서로 겹쳐져 있는 세 개의 원 그림을 주고 중요한 순서대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가장 안 쪽 원에, 그 다음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원,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들은 가장 바깥쪽 원에 적도록 했다.


환자들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중요하다고 답한 것들로는 가족, 친구, 병원 스탭, 사회복지사, 동아리, 취미활동, 음악, 반려동물 등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약 60%의 환자들이 반려동물을 가장 중심 원에 적는 현상이 나타났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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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에서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말하며  힘든 삶을 이어가게 도와주는 반려동물의 역할을 설명했다.


△가족도 친구도 24시간 동안 자기 곁에 있어 줄 수 없지만 반려동물은 자신의 곁에 있어준다는 점,

△정신질환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만 동물들은 그러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을 좋아해준다는 점,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숨어버리고 싶을 때 세상과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게 도와주는 존재라는 점,

△나쁜 생각이 들 때 그 생각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는 점,

△동물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움직이게 되고 산책을 위해서 집 밖에 나가게 만들어준다는 점,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준다는 점

 

자살 시도로 인해 몸에 흉터가 있는 한 참가자는 “(사람들과 다르게) 동물들은 내 팔에 있는 흉터를 보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묻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의 경우 사회의 편견과 소외로 인한 이중고를 겪는데, 반려 동물이 이들의 악영향을 줄여주고 믿고 기댈 수 있는 친밀한 관계를 제공해 줌으로써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도 반려동물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지친 심신을 정화하는 효과, 혼자라면 절대 하지 않았던 운동(나가서 걷기)을 하는 효과 등을 톡톡히 본 터라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연구였다.

 


※ 참고문헌
Brooks, H., Rushton, K., Walker, S., Lovell, K., & Rogers, A. (2016). Ontological security and connectivity provided by pets: a study in the self-management of the everyday lives of people diagnosed with a long-term mental health condition. BMC Psychiatry, 16, https://doi.org/10.1186/s12888-016-1111-3.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지뇽뇽 심리학 칼럼니스트

imaum02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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