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애저 스택, 클라우드의 오랜 고민 풀까

2017년 08월 08일 18:00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저 스택(Azure Stack)을 정식으로 출시했습니다. 애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애저 스택은 이 애저의 클라우드 환경 일부를 기업이나 공공 기관 등 운영 주체가 직접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이름입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8월8일 간담회를 열고 관련 기술을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드라고 하면 벌써부터 어렵게 들리고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저 스택은 기술적인 요소 뿐 아니라 클라우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짚고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서비스고,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우성 이사 - 최호섭 제공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우성 이사 - 최호섭 제공

애저 스택을 ‘서비스’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실 아직도 이걸 정확히 어느 범주에 넣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애저 스택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본 뒤에 분류해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애저스택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애저의 일부분을 담은 서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입니다. 다만 그 안에 들어가는 자원이 퍼블릭 클라우드의 그것과 완전히 똑같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목마름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나 아마존의 AWS, 구글의 구글컴퓨트 등은 흔히 퍼블릭 클라우드나 공공 클라우드로 부릅니다. 이 회사들이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용자들이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환경을 가상 머신(VM, Virtual Machine) 형태로 판매합니다. 클라우드에서 ‘4코어 프로세서, 16GB 메모리, 1TB 스토리지’를 고르면 실제로 물리적인 컴퓨터가 주어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의 성능을 내는 가상 시스템을 제공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은 일단 온전한 ‘내 것’이 아니고 데이터도 ‘내 서버’에 담기지 않습니다. 사실 개인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담기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민하지 않은 데이터는 외부에 보관하는 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개인 정보나 예민한 기업의 보안 데이터, 혹은 공공기관의 정보는 아직까지 퍼블릭 클라우드에 담는 게 꽤나 부담스럽습니다. 데이터를 함부로 클라우드에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관련 규제도 많이 있지요.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퍼블릭 클라우드의 편리함을 마음 편히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프라이빗(사설)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결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관련된 기술들이 오랫동안 주목 받아왔지요. 하지만 데이터베이스와 서버의 역할을 나누는 정도의 역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애저스택이 흥미로운 것은 이 하이브리드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의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을 그대로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내리기로 했습니다. 다른 인프라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기본 엔진부터 가상화 구조까지 모두 똑같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사업부 김우성 이사는 “애저의 기본 구조가 그대로 다 드러나기 때문에 쉽지 않았던 결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애저의 데이터센터 구성을 기업이 직접 갖게 되기 때문에 핵심 아키텍처를 밖으로 꺼내놓는 셈입니다.

 


데이터센터 밖으로 뛰쳐나온 애저


애저 스택도 사실상 또 하나의 애저입니다. 애초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부족한 자원을 애저의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으로 확장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양쪽의 모든 구조를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IaaS의 인프라 자원부터 PaaS에 올라와 있는 애저의 서비스들이 그대로 애저스택에서 작동합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진찬욱 부장은 작업 환경의 일관성을 강조합니다.


“애저와 애저 스택 사이에서 서비스와 응용프로그램은 완전히 똑같이 작동합니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개발한 서비스를 곧바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옮길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API 등도 똑같이 작동하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양쪽으로 개발할 필요가 없습니다.”

 

애저스택은 애저 데이터센터가 시스템 규모를 확장하는 방법을 그대로 녹여 놓았습니다. - 최호섭 제공
애저스택은 애저 데이터센터가 시스템 규모를 확장하는 방법을 그대로 녹여 놓았습니다. - 최호섭 제공

당연히 애저 위에서 돌아가는 윈도우와 리눅스 가상머신은 물론이고 오픈소스나 PasS 서비스가 모두 작동합니다. 다만 머신러닝, 빅데이터, IoT처럼 막대한 하드웨어 자원이 필요한 서비스는 애저 스택에서 구동할 수 없습니다. 이런 건 아무래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적절히 이용하라는 게 애저 스택의 방향성인 듯 합니다.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그 동안의 IT 서비스들은 3~5년 주기로 큼직한 업데이트를 하는데, 애저 스택은 애저와 엔진이 똑같기 때문에 동시에 업데이트가 이뤄집니다. 지금도 애저는 매달 크고 작은 업데이트로 기능이 더해지고 있는데, 애저 스택은 이용자가 원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오래 써도 시스템을 갈아엎을 이유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애초 애저 스택은 윈도우 서버 2016의 한 기능으로 배포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제품은 공장에서 완전히 설치가 완료되어서 출시됩니다. HP엔터프라이즈, 델, 레노버, EMC가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제품을 내놓고 시스코와 화웨이도 곧 제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 어플라이언스는 편리하지만 서비스 주체가 누구냐를 두고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 때문에 골치를 썩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저스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통합 서비스 센터를 운영합니다. 창구가 일원화되는 것이지요. 어플라이언스에 대한 불안감은 꽤 덜어낼 수 있을 듯 합니다.

 


클라우드의 일부, 가상머신 요금제도 있어


애저 스택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46개 국가에 먼저 출시됩니다. 출시 국가는 대부분 애저 데이터센터가 있는 국가이긴 합니다 하지만 꼭 우리나라에서 한국 데이터센터만 이용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흔히 쓰는 일본이나 미국의 데이터센터와도 연결됩니다.


다만 애저 스택은 꼭 애저와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가격 체계도 조금 다릅니다. 기존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초기 비용이 높지만 구축한 이후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애저 스택은 초기 라이선스 비용이 없는 대신 애저에 준하는 요금을 내야 합니다. ‘가상머신당 얼마’, ‘서비스당 얼마’ 하는 식입니다. 요금제부터 '애저의 일부'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물론 기업이 서버를 직접 구입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그만큼 애저 스택의 요금은 저렴하긴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단순한 비용 절감의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강조합니다.

 

애저스택은 제품이지만 이용 요금을 내야 하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라이선스 비용을 먼저 내지 않는 대신 사용하는 만큼 내는 클라우드 방식의 라이선스 비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호섭 제공
애저스택은 제품이지만 이용 요금을 내야 하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라이선스 비용을 먼저 내지 않는 대신 사용하는 만큼 내는 클라우드 방식의 라이선스 비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호섭 제공

이 애저 스택의 가장 재미있는 사례는 크루즈선입니다. 집채만한 크루즈 안에는 수많은 IT 인프라가 작동합니다. 선박 관리부터, 엔터테인먼트, 결제 등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를 배 안에 애저로 구축해서 운영하는 겁니다. 배가 바다로 나갈 때는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애저 기반의 인프라가 작동하고, 배가 항구에 정박해 인터넷에 접속되면 애저 퍼블릭 클라우드와 동기화되는 식입니다.


공장 자동화에도 활용됩니다. 보안을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인터넷에 직접 연결하는 게 부담스러운 환경에서 실시간 데이터 수집은 애저 스택에 맡겨두고, 이후에 데이터 분석 등은 애저에 맡기는 식입니다.


애저 스택은 클라우드와 운영체제를 모두 갖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스로의 강점을 잘 묶어서 만들어낸 클라우드 환경이라는 점이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시스템 구조가 드러나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고민을 풀어낸 셈입니다. 물론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시스템 구입이 부담스럽긴 합니다. 직접 인프라 비용이 절감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우성 이사는 “결국 클라우드의 편리성을 누리고 필요한 기능을 제때 개발하면서도 보안이나 데이터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드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던 게 불과 몇 년 전이고, ‘그래도 보안 때문에 안 되는 부분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던 부분도 서서히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스로 갖고 있는 장점들을 잘 묶어낸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경쟁이 시장에 발전을 가져온다’는 입버릇 같은 이야기의 괜찮은 예라고 할 만합니다. 클라우드의 다음은 무엇이려나요.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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