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가 열리니, 부도체 물질이 반도체로!

2017년 08월 06일 23:3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엔 지퍼가 열리듯 위쪽부터 하나씩 풀려가는 사다리가 등장했다. 분자 구조가 사다리와 닮았다고 해서 ‘레더린(Ladderene)’이라 이름 붙은 고분자의 모습이다.

 

양시아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팀은 이 고분자를 이용해 외부의 자극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변하는 ‘메커노케미컬(mechanochemical)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4일자에 발표했다.

 

메커노케미컬 소재는 분자 내부 및 분자 간의 반응으로 화학적 에너지를 역학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물질을 말한다. 연구진은 레더린을 이어 붙인 거대 고분자 ‘폴리 레더린’에 초음파를 가하는 방식으로 화학적 변화를 유도했다.

 

레더린은 탄소 원자 4개가 네모나게 결합한 ‘싸이크로부테인’ 결합이 반복되는 구조다. 연구진은 폴리레더린에 초음파 처리를 하면 사다리의 다리 역할을 하는 가운데의 결합이 약해져 끊어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비유하자면, 사다리의 맨 꼭대기 발판부터 차례로 끊어져 지퍼가 열리는 벌어지는 것이다.

 

연구진이 6~9도의 온도에서 폴리레더린 수용액을 초음파로 처리하자, 20초 만에 무색이었던 수용액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초음파를 계속 가할수록 색은 점점 진해져 120분 뒤에서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했다. 이때 사다리의 발판은 모두 끊어져 선 형태의 고분자가 제작된다. 최종적으로 부도체의 특성을 갖던 폴리레더린은 반도체의 성질을 갖는 나노선이 됐다.

 

양 교수는 “연구진이 재료로 사용한 레더린의 구조는 DNA의 이중 나선 구조와 같은 생명체의 분자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화학적 반응을 전기적 신호로 변화시키는 이 소재를 이용해 향후 청각이나 촉각을 재현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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