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치료로 알레르기 근절한다

2017.07.28 07:00
Pixabay 제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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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 엄마는 가족들을 위해 제철 맞은 복숭아를 깎았다. 부엌에서 복숭아와 마주한 엄마는 항상 긴팔에 장갑, 마스크까지 쓴 철벽방어 태세였다. 복숭아 알레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르면 10년 뒤 엄마는 ‘무장’을 해제하고 복숭아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단 한 번의 치료로 평생 알레르기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는 특정 물질에 몸의 면역 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해 생기는 질병이다. 우리 몸은 위험 물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면역 체계가 그 물질과 싸워 스스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식품을 위험 물질로 잘못 인식하면,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발생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아시아인, 특히 여성이 취약하며 복숭아는 식품 알레르기 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식품이다. 여성의 7.4%가 복숭아 껍질의 털이나 과육에 알레르기를 갖는다.
 

알레르기 유병률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구화된 식습관, 미세먼지 등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도 다양하다. 최근엔 걱정도 알레르기 위험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러네이 구드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팀은 걱정, 불안 등 감정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알레르기 발생 위험은 57%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48%)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소아과학’ 6월 5일자에 발표했다.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식품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가려움, 재채기, 피부 발진 등이 일반적 증상이지만 심하면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와 같은 심각한 증상이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 Flickr 제공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식품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가려움, 재채기, 피부 발진 등이 일반적 증상이지만 심하면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와 같은 심각한 증상이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 Flickr 제공

산모가 임신 중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배 속 아기의 알레르기 위험이 38% 높아지고, 신생아가 생후 1년 내 항생제를 3번 섭취하면 알레르기 위험이 1.31배, 5번 이상 섭취하면 1.64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알레르기는 원인과 형태가 다양해 유발 식품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최근엔 각종 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찰스 서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미생물공생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생후 7일 이내 신생아가 가진 비피더스균을 이용해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와 임상면역학회지’에 지난해 2월 발표했다. 연구진은 알레르기를 가진 실험쥐에게 비피더스균 50억 마리를 매일 먹이자 설사 등 알레르기 증상이 35% 완화됨을 확인했다. 비피더스균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직접 주사했을 경우엔 40% 완화됐다.
 

단 한 번의 치료로 평생 동안 알레르기 걱정을 없앨 수 있는 치료법도 나왔다. 레이 스텝토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팀은 특정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근절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 인사이트(JCI insight)’ 6월 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에 면역을 둔감하게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한 뒤 천식을 앓는 실험쥐에게 주사했다. 특정 물질을 위험 물질로 분류했던 면역체계의 기억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치료 뒤 실험쥐는 더 이상 천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스텝토 교수는 “위험 물질과 싸우는 T세포의 기억을 지워 잘못된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천봉쇄하는 것”이라며 “천식 외 다른 알레르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임상시험을 거쳐 10~15년 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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