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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가 빠른 이유는 적절한 체중 때문? 모든 동물에 통하는 속도 분석법

2017년 07월 18일 00:00

‘코끼리는 왜 치타보다 느릴까?’라고 아이에게 물어보면 ‘무거워서 움직이기 힘드니까 그렇지’라며. 그게 질문이냐는 말투의 대답이 돌아온다. 맞는 말이다.

 

그럼 ‘비슷한 몸집의 표범과 치타는 왜 속도 차이가 나지?’하고 다시 물어보자.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치타가 달리기에 적합한 유연한 몸매와 적절한 힘을 가졌기 때문이야’라고 답할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동물들이 낼 수 있는 속도가 각기 다른 이유를 설명할 때, 그 동물의 무게나 힘, 골격의 모양 등 기준이 다양했다.

 

그런데 최근 지구상에 사는 동물들이 낼 수 있는 속도를 예측하는 데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중-가속 시간’ 분석 모델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 체질량 중간인 동물, 속도 가장 빨라

 

17일(현지시각) 독일 통합생물다양성연구센터(iDiv) 미리암 힐트 박사팀은 힘이나 근골격 형태의 차이로 제각각 설명해야 했던 동물의 속도를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체중-가속 시간 분석법을 제시해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Ecology & Evolution)’에 발표했다.

 

미리암 박사는 “체중이 클수록 더 큰 힘으로 빨리 가속할 수 있어 속도가 빨라진다"며 "하지만 일정 체중을 넘어서면 가속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되레 최대 속도가 감소하는 ‘거꾸로 된 U자형’ 패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육지와 해상, 공중에서 생활하는 총 474종 동물의 속도와 체중을 비교했다. 연구 대상이 된 동물들은 체중 30㎍의 작은 미생물부터 체중 108t의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인 흰수염고래(대왕고래)까지 다양했다.

 

그 결과 육해공 동물군 모두에서 체중이 커지면서 속도가 증가하다가 일정 무게 이상이 되면 다시 감소하는 패턴을 확인했다. 각 동물군에서 체중이 중간 범위에 있는 종이 가장 속도가 빨랐다. 달리기 챔피언은 통념과 비슷하게 육지에선 치타, 바다에선 청새치, 하늘에선 팰컨이었다.

 

이미지 확대하기체질량과 속도를 축으로 육지와 바다, 공중의 생물의 속도를 분석한 결과 거꾸로 된 U자형의 패턴이 나타났다. - German Centre for Integrative Biodiversity Research (iDiv) 제공
체중과 속도를 축으로 육지와 바다, 공중의 생물의 속도를 분석한 결과 거꾸로 된 U자형의 패턴이 나타났다. - German Centre for Integrative Biodiversity Research (iDiv) 제공

●큰 동물이 느린 이유... 가속도 올리는데 한나절 걸려

 

동물의 속도는 다리나 날개, 지느러미 같은 이동 수단이 한 번 움직이는 동안 가는 거리와 얼마나 빠르게 그 움직임을 반복해 가속시킬 수 있는가에 좌우된다. 각 이동 수단 속에 있는 근섬유가 신진대사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속도를 내는 원리다.

 

체중이 큰 동물이 근섬유양도 많다. 뉴턴의 1법칙에 따라 체중이 클수록 더 큰 힘으로 빠르게 가속도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동물마다 근섬유의 양과 근섬유가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의 양에 한계가 있어 속도는 무한정 커질 수 없다. 그 둘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뉴턴 1법칙: 힘과 가속도의 법칙으로, 수식은 ‘F=ma’다. 이때 F는 힘, m은 질량, a는 가속도다. 이 법칙에 따라 체중이 많이 나가 힘이 쎈 동물이 더 큰 가속도를 낼 수 있지만. 질량이 코끼리 정도로 크면 같은 힘을 써도 가속도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고 가정하면 코끼리와 같이 큰 동물은 낼 수 있는 힘은 크지만 가속 시간도 그만큼 많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코끼리가 치타처럼 빠르게 달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속도, 동물 진화 연구에도 중요!

 

속도는 어떻게 이동해 짝을 찾아 번식하는지, 적을 얼마나 재빨리 피하는지 등 동물의 습성과 진화를 연구할 때 중요한 요인이다. 

 

공룡이나 고대새 같은 멸종한 동물의 속도를 알려면 화석을 발견해 고고학적 골격형태를 분석해야 했다. 제대로 된 화석을 찾지 못해 속도 분석이 어려운 멸종 동물 종이 많았다.

 

연구팀은 제시한 체중-가속 시간 모델이 고고학적 골격 형태에 따른 속도 예측치와 가깝게 나옴을 확인했다. 멸종 동물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힘만 고려해 계산했던 속도 예측값이 고고학적 분석과 일관된 경향성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체중-가속 시간 모델에선 오차는 있었지만 일관성이 확인됐다. 두 발로 걸었던 공룡의 속도를 예측한 결과는 골격학적 분석 결과와 거의 일치했고, 네 발 공룡의 경우는 기존 분석보다 20%가량 낮았다. 반면 고대 새의 경우 20% 정도 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육지의 제왕 티라노사우르스의 경우 화석의 근골격 분석을 통해 속도가 시속 28.8㎞로 추산해 왔는데, 이번 체중-가속시간 모델 분석에서도 시속 27㎞로 나왔다. 네발 공룡 브라키오사우르스는 기존 값(17.6㎞/h)보다 낮은 시속 11.9㎞였으며, 하늘을 날았던 고대 새 페타고니스는 알려진 속도(50㎞/h)보다 20% 가량 높은 시속 61.3㎞였다.

 

미리암 박사는 “새로운 분석법이 화석을 충분히 찾기 힘든 멸종 동물들의 속도 예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오차를 줄인 더 정확환 결과값을 얻기 위해 체중과 근섬유량 그리고 신진대사 능력 등의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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