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 지식을 접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

빛으로 수면 뇌파 조절하면 학습내용 2배 잘 기억한다

2017년 07월 07일 10:34

국내 연구진이 수면 중 나오는 뇌파를 조절해 학습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학습한 내용을 장기적으로 기억하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충격적인 상황으로 각인된 공포 기억을 희미하게 해 주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은 수면 중에만 나타나는 세 가지 종류의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공명 상태를 이루면, 학습한 내용에 대한 장기 기억력이 2배가량 향상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6일 밝혔다.
 
장기기억은 뇌의 해마 부위에서 담당하고, 수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학습 후 잠을 자는 동안 학습에 대한 기억은 강화된다. 학계에서는 숙면을 돕는 뇌파 ‘수면방추파’가 기억 형성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해왔지만, 수면방추파와 장기기억의 관계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진은 수면방추파 외에 대뇌피질의 ‘서파(느린 뇌파)’와 해마의 ‘SWR파(날카로운 물결 형태의 뇌파)’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파로 알려져 있는 것에 착안했다. 먼저 청색광(光)에 반응하는 채널로돕신을 생쥐 간뇌의 시상 신경세포에 발현시켰다. 그리고 생쥐 머리에 꽂은 광케이블로 빛을 쪼여 생쥐의 뇌에서 수면방추파를 발생시켰다.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법을 쓴 것이다.
 
연구진은 생쥐들에게 특정 공간에서 30초 동안 특정 소리를 들려주다가 마지막 2초간 전기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해당 공간과 소리에 대한 공포 기억을 학습시켰다. 이후 생쥐가 잠을 자는 동안 한 그룹에게는 대뇌 피질의 서파 발생시기에 맞춰 광유전학 자극으로 수면방추파를 유도하고, 다른 생쥐에게는 서파 발생시기와 상관없이 다른 시점에 수면방추파를, 또 다른 생쥐에게는 수면방추파를 유도하지 않았다.
 
24시간이 지난 뒤, 3개 그룹의 생쥐를 두 가지 상황에 각각 배치했다. 하루 전 공포를 느꼈던 공간에 소리 자극은 없는 상황(A)과 전날과 전혀 다른 공간에서 공포를 느꼈던 소리가 들리는 상황(B)이다.

 

공포를 느낄 때 바짝 긴장하는 생쥐의 행동이 나타나는지 관찰한 결과, 상황 A에 처한 생쥐들 중, 대뇌피질의 서파 발생 시기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한 생쥐가 얼어붙는 행동을 보다 긴 시간 강하게 보이며, 다른 생쥐보다 2배 가까이 공포를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황 B에 처한 생쥐들은 공포 기억을 떠올리는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
 
신 단장은 “상황 A가 해마에 의존해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대뇌 피질의 서파 발생 시기에 맞춰 빛을 통해 수면방추파를 유도한 자극이 해마의 장기기억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뇌파 분포 양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뇌 피질의 서파가 나타나는 시기에 맞춰 수면방추파를 유도하면 해마의 SWR파도 동원된다. 신 단장은 “결국은 세 가지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학습 기억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해마에서 생성된 학습정보가 대뇌피질의 전두엽으로 전달돼 장기기억이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공포 기억에 대한 회상을 줄이는 실험도 수행했다. 광유전학 자극으로 시상 신경세포를 반대로 억제하면 기억을 떠올리는 정도가 줄어드는데, 이때도 서파와 수면방추파, SWR파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을 경우 가장 효과적으로 공포 기억의 회상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단장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기 때문에 뇌에 광유전학 케이블을 삽입하여 뇌파를 조정했지만, 비침습적 방법으로 인간의 뇌파를 조정할 수 있다면 사람의 학습기억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런’ 7월 6일자에 게재됐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