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SW 교육 ①]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아닌데요….

2017년 07월 05일 08:30

내년부터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시작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과연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 사이에 벌써부터 취업과 입시의 도구로 활용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계과 교육 현장에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코딩 교육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늘 개발자 부족에 시달리는 이들이 앞장서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코딩에 집중되지 않게 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부의 입장도 비슷하다. 학교에서부터 소프트웨어적인 소양을 익히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방향성이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이 교육 과정에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리고, 또 그만큼 많은 오해가 쌓이는 것일까? 한 번도 안 해본 일이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고 현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와 미래부, 대학, 기업, 학부모의 입장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날 나온 얘기를 주제별로 3회로 나눠 대담 형식으로 소개한다.

 

☞ 목차

[진단, SW 교육]‘코딩? 사교육?...소프트웨어 교육 갈길은?’ 

[진단, SW  교육 ①]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아닌데요...

[진단, SW 교육 ②] 소프트웨어 교육 위해 학교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진단, SW 교육 ③] 소프트웨어 교육 격차를 줄이자

 

 

2017년 6월 30일
2017년 6월 30일 '미래 세대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과제'란 주제로 구글코리아에서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서상원 마포고 교사,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이상학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이해민 구글 PM, 김슬기 안산 선부초 교사. 

- 참가자: 이상학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국장,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이해민 구글코리아 PM, 서상원 서울 마포고등학교 교사, 김슬기 안산 선부초등학교 교사

- 장소: 구글코리아
- 일시: 2017년 6월 30일 (금)

 

●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와 지향점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은 무엇이어야 할까? 사실 기업 현장에서 활동할 전문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이 아닌 어린이,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의 지향점에 대해선 관계자들 사이에 거의 의견의 일치가 있다. 컴퓨팅 사고를 바탕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가정이나 학교 등 교육의 현장에선 소프트웨어 교육이 성적, 수행평가, 사교육 등의 관점에서 받아들여지는 것도 현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무엇을 지향하며 나아가야 할까?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 (사회):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과연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상학 미래부 소프트웨어 정책관: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는 ’수학 교육을 왜 하는가’, ‘국어를 왜 배우나’ 같은 질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프트웨어 교육과 코딩 교육의 용어가 섞이면서 개념이 헷갈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상학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

정부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하는 가장 큰 목적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코더(Coder)’를 만드는 게 아니다.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사람간 소통과 협동의 문화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새로운 소양을 채워주기에는 소프트웨어가 가장 적합한 교육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흔히 블록형 코딩으로 시작해, 스크래치를 익히고, 다음 단계로 파이썬 등을 익히는 것을 생각하는데 소프트웨어 교육은 결코 코딩 도구를 배우는 교과과정이 아니다.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게 소프트웨어 교육이다.

 

또 다른 오해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ICT 활용 교육이 아닌가 하는 시선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윈도우를 쓰고, 워드프로세서로 문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체를 배우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이지만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컴퓨터실을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 

 

이해민 구글코리아 PM: 학부모 입장에서 주변을 보면 소프트웨어 역시 또 하나의 시험 과목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 새로운 교과목에서 어떻게 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지 고민들이 많다. 학교의 목표가 코더 양성이 아니라고 해도 결국 관심은 평가에 쏠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벌써부터 사교육에 추가해야 할 과목이 하나 늘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장에서 곡해되지 않길 바란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해민 구글 PM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 코딩 도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그 자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과 도구로서 소프트웨어가 자리 잡아야 한다. ‘컴퓨터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 강조되는 이유다. 그리고 그 사고력으로 생각한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코딩이다.

 

그래서 어떤 도구를 익히느냐는 철저히 본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 스크래치를 기초 단계로 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파이썬을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다른 과목 공부하듯 단계를 밟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스크래치로 충분하다고 하면 다른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다른 개발 도구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스스로, 그리고 빨리 배운다.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방법을 주는 게 공교육의 역할이다.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이상학 : 소프트웨어 교육이 입시와 연결된다는 우려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사교육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교육에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지금은 소프트웨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이를 배우고 싶어도 마땅히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공교육에서 목표로 삼는 것은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해 기본적 이해를 갖추게 하고, 본인이 배우고 싶을 때 쉽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필요하다고 할 때 그 다음 단계에 대해 답을 주고자 한다. 더 나아가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학생들을 넘어 평생 교육의 장으로 넘어가는 것도 기대해본다. 앞으로 코딩 그 자체는 더 쉬워질 것이다.

 

김규태 : 정부와 시장 사이에 분명 간극이 있는 것 같다. 점수와 스펙 쌓기로 해석되는 것 같다. 수학을 잘 해야 한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어려운 것들을 시켰다가 흥미를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이해민 : 아이들이 공교육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길 바란다. 소프트웨어는 정답이 없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답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단답형 학습에 너무 익숙해져서 아이들도, 부모들도 걱정부터 앞선다. ‘이게 맞나?’라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논술에도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 교육 환경이다.

 

우리 사회가 정해진 틀을 깨지 못해서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코딩이라고 본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양이 갖춰진다면 코드 한 줄 못 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코딩은 언제든 필요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 목차

[진단, SW 교육]‘코딩? 사교육?...소프트웨어 교육 갈길은?’ 

[진단, SW  교육 ①]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아닌데요...

[진단, SW 교육 ②] 소프트웨어 교육 위해 학교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진단, SW 교육 ③] 소프트웨어 교육 격차를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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