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 장관후보자 “창조과학은 반(反)과학적”

2017.07.04 20:00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후보자가 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창조과학은 비(非)과학적이고 반(反)과학적”이라며 “창조과학에 동조하거나 관련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창조과학은 일부 극보수주의적·근본주의적 기독교 신자들이 과학으로 받아들이는 종교적 반지성주의다.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진화론을 비롯한 현대과학의 이론들을 성경에 입각해 부정한다. 때문에 창조과학은 과학계에서 ‘사이비 과학’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유 후보자는 미래부 장관에 내정된 직후부터 창조과학론자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 후보자의 저서인 ‘상상, 현실이 되다’의 공저자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이 또 다른 저서인 ‘바이블 매트릭스’에서 창조과학 관련 내용을 저술하는 등 평소 창조과학을 강력히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 후보자는 기독교 신자다.
 
유 후보자의 창조과학론자 논란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과학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이 창조과학을 믿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본인이 기독교 신자이긴 하지만, 해당 저서는 미래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일 뿐이며 창조과학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진화론과 창조론 중 어느 것을 믿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가 추후 질의에서 다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화론을 인정하는지에 대해 재차 묻자, 유 후보자는 “진화론은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진화론에 한해서는 동의한다”며 “교과서에 나온 진화론의 내용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과학 분야 전문성 부족 지적…출연연 옥죄는 ‘공운법’ 개정 약속
 
이번 청문회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계 인사인 유 후보자가 미래부를 이끌기엔 과학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왔다(☞관련 기사: 유영민 미래부 장관후보자는 누구?). 과학 분야 관련 질의에서 유 후보자는 대부분 의원들의 지적을 인정하거나 개선 방안에 대해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유일하게 과학에 관한 후보자의 생각이 담긴 책(상상, 현실이 되다)에서조차 자질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책에서 유 후보자는 ‘우리 몸의 99.99%는 텅 빈 공간’이라고 서술하고, 원자와 전자의 개념을 혼동하는 등 과학적 사실에 대해 오류를 범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당시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오 의원은 유 후보자가 해당 저서에서 ‘뉴턴이 오늘날 연구를 했다면 엄청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서술한 부분을 꼽으며 “기초과학 연구를 마치 돈 때문에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지식을 쌓는 기초과학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도 유 후보자가 미래부의 궁극적인 목표를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한 점에 대해 “30년 전 헌법에서는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수단으로 정의했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국가 연구개발(R&D)의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에 대한 질문에 “연구 과제를 따오는 데 대한 스트레스나 결과 중심의 평가제도, 행정적인 부담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자유공모 과제를 늘리고 연구자들이 실패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연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오 의원은 “역대 장관들도 같은 말을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며 “실질적으로 R&D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와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정년 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옥죄는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을 추진 중이었는데, 최근 기재부가 시행령 수준으로 논의를 약화시켰다”며 “장관이 되면 힘 있게 법 개정을 약속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관련 기사: [점검! 文정부 과기정책①] 출연연, 드디어 ‘기타공공기관’서 제외되나).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초과학 R&D 예산 통합과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폐지 등은 미래부 장관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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