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지식IN_GOODBYE고리 ②] 원자로 해체, 제염이 뭘까요?

2017.07.02 18:00
세계 최초 원전국인 영국에서 수명이 다한 원전을 해체하는 모습. - 스위스연방원자력안전청 제공
세계 최초 원전국인 영국에서 수명이 다한 원전을 해체하는 모습. - 스위스연방원자력안전청 제공

요즘 원자력 관련 뉴스를 관심 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제염해체’란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제염’이라는 말을 들으면 ‘방사성 물질을 없앤다는 거구나!’라는 느낌적인 느낌은 듭니다. 하지만 도대체 왜, 어떻게 제염을 하는지는 잘 와 닿지 않죠.

 

Q1. 단어만 익숙한 제염, 대체 무슨 뜻인가요?

 

제염이 꼭 원자로와 관련해서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제염(除染·Decontamination)의 사전적 의미는 ‘방사선에 오염된 인체, 장치, 실내시설 등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행동’을 뜻합니다. 제거해야하는 대상이 건축물, 도로, 큰 시설 등 이동할 수 없는 물질인 경우엔 ‘구역제염’, 오염된 기기나 의복은 ‘기기제염’, ‘의복제염’이라고 하죠. 살아있는 생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을 줄이는 일은 ‘피부제염’이라고 합니다.

 

Q2. 제염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반적으로 제염은 물과 같은 액체에 담근 뒤 방사성 물질을 우려내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표면을 닦아내거나 아예 표면을 갈아내는 세정, 연마 방법도 쓰이죠. 또 복잡한 기계의 구석구석을 제염하기 위해 옥실산, 인산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제염을 통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부분을 한 겹 떼어낸 장비는 방사선 오염 정도에 따라 재활용하거나, 폐기물로 분류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Q3. 가장 효과적인 제염 기술은 뭔가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미국의 로봇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미국의 로봇 '팩봇'이 촬영한 제1원전 3호기의 내부. - TEPCO 제공

일본 환경성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후쿠시마에서 실시된 방사능 제염사업의 제염기법 효과를 종합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제염 작업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양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분석한 것으로, 분석에는 각각의 제염기법을 사용했을 때 표면 오염밀도의 저감 정도를 주요기준으로 활용했습니다. 

 

분석결과, 주차장과 아스팔트 포장면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깍아내기’ 기법으로 나타났습니다. 깍아내기 기법은 70~90%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세정’ 기술은 60~70%, 고압 세정은 30~70%의 방사성 물질을 저감했습니다. 환경성은 이에 대해 “고압세정은 표면 상태에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에 제염범위가 넓을 경우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운동장과 같은 흙바닥에는 ‘표토 제거’ 기술을 이용하면 80~90% 제거 효과가 있고, 도량의 오염은 ‘퇴적물 제거’가 70~90%를 저감시켜 가장 효과적인 기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일본 환경성은 방사성 물질 부착상태, 오염 경과 시간 등에 따라 제염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Q4. 원자로 제염해체 과정,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원전 1차 계통의 제염 과정. - 아톰스토리 제공
원전 1차 계통의 제염 과정. - 아톰스토리 제공

원자로 해체에서 제염은 첫 단계이자 가장 핵심적인 단계입니다. 일반적인 건물이나 시설에 비해 까다롭기도 하죠. 핵반응이 일어났던 원자로 뿐 아니라 증기발생기, 급수파이프 등 원자로 주변 시설과 장비에 모두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방사성 코발트가 냉각수에 실려 파이프를 돌고 돌며 구석에 쌓이기 때문이죠.

 

원자력발전소의 구조. -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자력발전소의 구조. -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자로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부분은 ‘1차 계통’입니다. 원자로의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냉각재가 순환하는 배관들, 가압기, 증기발생기, 격납용기 등이 여기 포함되죠.

 

우선, 이 1차 계통 내부로 제염액을 넣어 파이프 안에 낀 방사성 코발트를 떼어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온 교환 수지로 방사성 코발트를 걸러내면 약 95% 정도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고, 이 과정을 ‘1차 제염’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해 오염부위를 절단하거나, 화학용액을 이용해 방사성 물질 찌꺼기를 침수시키거나, 공기와 모래를 이용해 깎아내는 등의 ‘2차 제염’ 작업을 수행합니다.

 

Q5. 위험하진 않나요?

 

일단 제염기술을 제대로 연구해 상용화까지 이른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이 유일합니다. 미국은 15기의 원전에 제염 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죠. 국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안전을 지키려는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엔 제염 작업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생겨났습니다.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 단지가 대표적입니다. 셀라필드 원전에 도입된 제염작업용 로봇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로봇끼리 소통하며 스스로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까지 갖췄습니다. 위험한 작업을 사람대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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