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의 새로운 정의는?...국제단위계, 발전된 과학기술로 새롭게 정의한다

2017.06.30 16:00

2018년 11월, 단위에 대해 연구하는 모든 과학자들의 시선이 프랑스 베르사유로 쏠린다. 이곳에서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4~6년마다 매번 개최되는 정기 행사지만 이번 총회가 의미 있는 것은 국제단위계 7개 중 4개의 정의가 한 번에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시에 절반이 넘는 단위의 정의가 바뀌는 것이다. 

 

● 사람들이 교류할 때 필수적으로 통일해야 하는 ‘단위’

 

세종대왕의 업적을 세자면 양 손으로 모자라 발가락을 동원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을 동원해야한다. 그 중에더 당시 백성들에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됐던 것이 도량형 정비다. 도량형은 길이나 무게, 부피를 재는 기구나 그 단위를 말한다. 당시에는 전국 각지에서 제멋대로 측정 기구를 사용해 왔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기 전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지방의 실상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단위를 이용해, 물건이 오가는데 혼란이 컸다. 일부 관리들은 이를 악용했다고 전한다. 예를 들어 포(천) 10 척(尺, 당시 쓰던 길이 단위. 1척은 약 0.3m)을 세금으로 거둔 뒤 중앙 정부로 보낼 때, 거둘 때는 길이가 긴 척을 쓰고, 정부로 보낼 때는 길이가 짧은 척을 쓰는 식이다. 남는 포는 관리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세종대왕이 조선을 부강하게 만든 배경에는 도량형을 통일하고 정비했던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미 세계가 단위를 통일했다. 국제단위계(SI) 7종을 지정했는데, 각각 질량(㎏, 킬로그램), 길이(m, 미터), 시간(s, 초), 전류(A, 암페어), 물질량(㏖, 몰), 온도(K, 켈빈), 광도(cd, 칸델라)다. 그 외의 단위는 국제단위계를 이용해 유도한다. 예를 들어 속력은 시간과 이동 거리와 관련있는 물리량이므로 m/s(1초당 이동한 거리)로 표현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는 질량 원기 복사본.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는 질량 원기 복사본.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SI를 만든 배경에는 프랑스 혁명이 있었던 1790년대 발명된 ‘미터법’이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도 서로 다른 길이 단위로 인해 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과학자들은 1 m를 정의하기 위해 의견을 모았다. 프랑스 파리를 통과하는 북극부터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1000만 분의 1을 m로 정의하기로 하고, 실제로는 파리에서 스페인 바로셀로나까지의 거리를 잰 뒤 그 길이를 이용해 1 m를 정의하고 미터 원기를 만들었다.

 

● 2018년, 발전한 과학기술 등에 업고 단위 재정의

 

문제는 당시 측정이 정확했는지는 둘째치고 미터 원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이가 변했다는 데 있다. 이는 2018년에 다시 정의될 질량 원기도 안고 있는 문제인데, 현실에 존재하는 물질인 이상 주변과 반응해 변하기 마련이다.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기도 하고, 주변 물질과 반응해 새로운 화합물도 만들어진다.

 

단위를 제정하는 기준이 되는 도구가 변한다면 기준으로써 이용할 수 없다. 매우 간단하게는 탐관오리가 ‘척’을 악용했던 것처럼 사용될 수도 있고, 그간 연구해온 수많은 연구가 신뢰할 수 없게 바뀌어 버린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1983년 제16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미터의 정의를 바꿨다. 기본 물리 상수 중 하나인 ‘빛의 속도’를 이용해 정의했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험을 통해 각종 물리 상수를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길이를 시작으로 다른 국제단위계도 물리 상수를 이용해 정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이에 따라 2007년 제23차 총회에서 기존에 정의된 다른 단위를 재정의하자는 안건이 제출됐고, 2011년 제24차 총회에서 질량, 물질량, 온도, 전류를 새로 정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내년, 오랜 실험을 거쳐 정확하게 알게된 물리 상수를 이용해 단위가 재정의되고,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2018년 재정의 될 4개 단위. 새로운 정의는 각종 상수의 마지막 자리(빨간 X)를 확정 후 해당 상수를 이용해 재정의할 예정이다.
2018년 재정의 될 4개 단위. 새로운 정의는 각종 상수의 마지막 자리(빨간 X)를 확정 후 해당 상수를 이용해 재정의할 예정이다.

※ 동아사이언스·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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