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 문화산책] 복제인간 추적 스릴러 드라마 '듀얼', 쌍둥이가 아니라고?

2017.06.25 16:00
드라마 듀얼의 복제인간역의 배우 양세종(왼쪽)과 딸을 찾기위한 형사 역의 배우 정재영 - OCN 제공 제공
드라마 듀얼의 복제인간역의 배우 양세종(왼쪽)과 딸을 찾기위한 형사 역의 배우 정재영 - OCN 제공 제공

얼굴이 똑같은데 쌍둥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마주치지 못했을 뿐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세상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도플갱어일 수도 있고, 비밀리에 나의 유전자를 빼돌려 개발한 복제 인간일 가능성도 있다.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듀얼’은 과거의 사람을 복제했다는 설정을 깔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 제목에는 또 다른 숨겨진 의미가 있다. 바로 두 명의 복제 인간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딸을 납치한 범인을 쫓는 형사팀장 장득천(배우 정재영 분)은 마침내 납치범 이성준(배우 양세종 분)을 잡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성준은 너무도 당당히 말한다.

 

이성준 曰(왈) : “정말로 기억이 안 난다고요. 나 아니에요. 난 진짜 아니에요!!!”

 

그리고 그때 또 다른 복제인간 이성훈이 등장한다. 이 둘은 과거 어떤 의사를 복제해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한 명이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지만 간간이 원래 사람의 기억이 스쳐가는 것을 볼 때, 기억까지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납치범을 향해 총을 겨눈 장득천(오른쪽,배우 정재영분)이 똑같이 생긴 사람의 등장에 놀라고 있다. - OCN 화면 캡쳐 제공
납치범을 향해 총을 겨눈 장득천(오른쪽,배우 정재영분)이 똑같이 생긴 사람의 등장에 놀라고 있다. - OCN 화면 캡쳐 제공

기억까지 완벽히 옮긴 복제인간이라니...‘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말이 머리를 스치면서도 ‘혹시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 '8세포기' 수정란으로 인간 복제 가능...문제는?

 

인간복제는 윤리적 문제에 부딪혀 시도되거나 실현되지 못했을 뿐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얘기다.

 

복제양 돌리를 기억하는가? 처음으로 포유류 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세계에 알려진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97년 2월이다. 영국 에든버러 로슬린연구소 이언 윌머트 박사팀의 쾌거였다. 일반 체세포의 유전자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들고 대리모를 통해 낳는 방법을 썼다.

 

수정란은 어떤 세포로도 분화 가능한 전지전능한 줄기세포(Totopotent stem cell)다. 사람의 수정란은 처음 세번 분할해 8개로 쪼개진 상태까지는 어떤 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는 ‘전분해능’을 갖추고 있다. 이때의 세포를 분리해 대리모에 이식한 뒤, 이상 없이 출산까지 마친다면 유전자가 완전히 똑같은 복제인간이 만들어진다.

 

 

수정란이 두번쪼개셔 4개가 된상태로 여기서 한번더 쪼개지면 8개의 세포가된다. 8개로쪼개졌을때까지는 각 세포가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수정란이 두 번 쪼개져 4개가 된 상태다. 여기서 한번 더 쪼개지면 8개의 세포가 된다. 8개로 쪼개진 8세포기 때까지는 각 세포가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전분해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복제가 가능하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하지만 수정란을 이용한 인간복제는 과연 어느 때부터 인간을 인간으로 봐야 하느냐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배아로 사람의 형태를 갖춰야 사람이라는 관점과 수정 직후부터 사람이기 때문에 그 세포를 이용하면 안된다는 관점이 대립한다.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발표했던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이런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워 주목받았다. 다 자란 성인의 체세포에  Oct3/4와 Sox2, c-Myc, Klf4  등 네 개의 역분화인자를 넣어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인간배아 논란을 비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전분해능보다 아래 단계인 여러 개의 세포가 될 수 있는 다분화능을 가진 세포로 이를 이용해 복제인간을 만들 수는 없다.

 

드라마 속에서는 24년 전 의사였던 한 남자를 냉동한 뒤 두 명의 복제인간을 만들었다. 자세한 과정은 나오지 않아 복제양 돌리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전분해능을 갖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개발해 사용했는지 또 다른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현재 방영분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었다.

 

● 의술을 사용하는 이성준, 기억까지 복제되나 

 

듀얼에서 가장 이색적인 설정은 기억까지 복제했다는 것이다. 기억을 못하는 이성준을 지켜보면서 장득천은 자신의 딸을 죽인게 이성준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성준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것만이 딸을 찾게 할 방법임을 알고 둘은 진짜 범인 이성훈을 추적한다.

 

그러던 중 장득천이 다쳤고 장득천은 이성준에게 자연스레 말한다.

 

장득천 曰(왈): “니가 해줘 아프지않게 말야”

 

복제인간 1 이성준(오른쪽, 배우 양세종 분)이 능숙하게 찢어진 팔을 꿰메고 있다 - OCN 화면 캡처 제공
복제인간 1 이성준(오른쪽, 배우 양세종 분)이 능숙하게 찢어진 팔을 꿰메고 있다 - OCN 화면 캡쳐 제공

의사를 복제했기 때문에 몸이 의술을 기억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물론 기억을 잃은 사람이 이전에 해봤던 운동을 기억할 수는있다. 몸의 근육에 담긴 기억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성준이 잃어버린 기억 속에 24년 전 복제의 원재료(?)가 됐던 의사의 기억이 담겨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찢어진 곳을 꿰메는 것은 몸이 반응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성준이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그 이상을 보여준다면 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의술은 고차원적인 뇌의 영역에서 지식이 작용해야 하는 일이다. 복제를 통해서 완변히 전달되는 것은 유전자이지 그 인간이 가졌던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포에 기억도 새겨져 있을까? 그 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기억에는  각각의 세포들이 관여하지만 단일 세포에 저장되는 게 아니다. 수없이 많은 신경세포의 네트워크가 만드는 복합적인 생명현상이 기억이다.

 

지난해 휴가 때 있었던 한 장면을 떠올린다고 하자. 그날의 공기와 바람, 누구와 함께 했고 그 장소에 테이블은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등 수많은 요소가 한데 모여 기억으로 저장된다. 그리고 자주 떠올리지 않으면 그 기억은 일정 시간 뒤 사라진다.

 

기억의 네트워크에 관한 정확한 설명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단지 어떤 사람, 어떤 공간처럼 기억의 요소에 따라 반응하는 뇌의 부위나 세포가 있다는 것이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

 

미래에는 인간의 신경작용을 완벽히 밝혀내 인공지능 컴퓨터에 담아둔 다음, 복제한 인간의 뇌에 주입하는 방식이 실현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런 일은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만 가능한 꿈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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