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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잃은 돌고래 ‘태지’의 이상행동, 왜 그런걸까

2017년 06월 22일 18:00

세상에서 가장 슬픈 순간은 누군가에게서 잊힐 때가 아닐까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처럼 동물이라면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못 견뎌 하는 건 마찬가진가 봅니다.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힌 뒤, 2008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온 큰돌고래 ‘태지’는 한국에 와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만나 9년을 함께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5월 금등이와 대포가 방류절차를 밟기 위해 제주 바다로 옮겨졌고, 그 직후 태지의 이상행동이 관찰되기 시작됐습니다.

 

수조 한 귀퉁이에서 움직이지 않고 한참동안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어 세차게 흔드는 동작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급기야 수면 위로 올라와서 탈진할 때까지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돌고래가 떠나가고 서울대공원에 오직 태지만 남게 됐던 외로움도 컸을 듯 합니다. 이틀 전인 20일 다른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일단 제주도로 태지를 옮겼다고 하는데요. 친구를 잃고 혼자 외로운 노래를 해야했던 18살 태지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을까요? 

 

이미지 확대하기‘친구를 잃고 나는 노래하네... 낭랑 18세 돌고래 태지’ - 서울대공원 제공
돌고래 '태지'가 한쪽귀퉁이에서 움직임 없이 멍하니 있다.  - 서울대공원 제공


● 서로 이름까지 불러... 남다른 돌고래의 공감 능력

 

돌고래의 남다른 사회성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초음파로 소통하며 서로 얘기를 나눈다고 하는데요. 돌고래는 2000㎐~15만㎐까지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를 낼 수 있습니다. 20㎐~2만㎐를 감지할 수 있는 사람보다 훨씬 가청 범위가 넓어요.

 

이미지 확대하기돌고래의 머리 두개골과 초음파로 소통하는 원리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돌고래의 머리 두개골과 초음파로 소통하는 원리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고래의 의사소통의 핵심은 마치 휘파람처럼 들리는 초음파를 주고 받는 것입니다. 숨을 쉬는 분수공에서 만든 초음파가 돌고래 머리 중 사람의 이마에 해당하는 둥근 언덕 속 지방층인 ‘멜론’에서 증폭돼 밖으로 나갑니다. 외부에서 오는 초음파는 아래턱뼈가 인식합니다.

 

특히 서로의 이름 역할을 하는 초음파가 있답니다. 이는 벌써 10년도 더 전에 밝혀졌어요.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빈센트 재닉 교수팀은 2006년 큰돌고래 14마리의 소리를 녹음한 뒤 들려줬을 때 고래들이 특정 소리에 반응해 다가오는 것을 확인했어요. 본인의 이름과 대응하는 소리에 반응한다는 것이죠.

 

돌고래의 언어는 인간 이외 생물의 언어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동물의 언어 중 가장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언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언어를 파형으로 분석하면 기울기가 -1인 선이 나타나는데, 돌고래의 언어는 -0.95로 원숭이(-0.6)보다 더 높았거든요.

 

미국 캘리포니아대 브렌다 맥코완 박사팀은 돌고래가 태어난지 1개월 미만일 때는 53개, 2~8개월 사이에는 73개, 다 자랐을 때는 약 102개로 점점 만들어 낼 수 있는 초음파의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어요.

 

돌고래는 보통 다 자라 어미가 되는데 6년정 도 걸리고 수명이 15년에서 30년이라고 해요. 18살 태지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을텐데요. 혼자 남은 뒤 외부에서 들리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아무 소리도 없는 독방에 갇힌 듯 크게 좌절했을 것 같아요.

 

● 돌고래의 본성, 드넓은 바다 무리지어 생활

 

이미지 확대하기2014년 3월에 애월읍에서 촬영한 제돌이와 남방큰돌고래 무리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제공
2013년 7월 방류된뒤, 2014년 3월에 애월읍에서 촬영한 제돌이와 남방큰돌고래 무리. 고래는 초음파로 소통하며 친구들과 무리지어 바다를 누비는 동물이다.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제공

결국 서울대공원은 태지를 제주로 옮겼습니다. 금동이와 대포의 곁은 아니지만 남방큰돌고래 1마리와 큰돌고래 1마리 등 총 4마리의 새 친구가 있는 곳인데요.

 

태지를 풀어주라는 환경단체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태지가 제주 앞바다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어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합니다. 태지는 태평양돌고래라고도 하는 큰돌고래에 속하는데요, 이 고래는 주로 일본 근해에서 서식합니다. 또 비록 태지 1마리지만 한국 바다에는 없는 종이라 생태계 교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하네요. 이런 문제들을 검증해 6개월 뒤 태지의 거처를 다시 결정한다고 합니다. 

 

어떤 동물이든 생물체는 본성에 이끌려 살아간다고 하잖아요. 태지와 같은 돌고래들의 가장 큰 바람은 태어났을 그때처럼 무리를 지어 바다를 누비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자신의 고향도 아닌 바다에 홀로 풀어넣는 것이 태지에게 정말 좋은 것일지도 생각해야겠지요. 동물 역시 나름의 사회성과 감성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도 차츰 바뀌어 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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