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줏고리 원리를 알아내야, 한국형 증류기를 만들 수 있다!”

2017.06.09 18:30

“전통문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총체적 지원 체계로 바꿔야 합니다. 한식, 한지, 한복, 한옥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연계해 동반 발전을 해야합니다.”

 

유동환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9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과학기술ㆍ전통문화융합포럼’에서 전통문화산업의 현실과 미래 전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통문화의 미래를 만드는 과학기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전통문화융합연구를 수행해온 산학연 전통문화 융합연구 전문가와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과학기술이 융합된 전통문화융합연구 동향과 사례를 공유하고 전통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 온돌, 전통술, 옻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기술과 전통문화 융합 진행 중

 

이번 포럼에서는 전통문화와 과학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소개됐다. 김광우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난방 기술인 온돌이 ‘복사냉난방시스템’이라는 현대 기술에서 응용되고 있음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바닥에 파이프를 매립해 난방하는 방식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복사냉난방시스템이 응용되고 있다”며 “복사냉난방시스템은 단순히 열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기 체계 등 건물을 쾌적하게 유지하는데 필요한 다른 기술과 연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팀장은 전통 증류주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기를 이용해 증류해 만드는 술이다. 포도주를 증류해서 만드는 꼬냑이나 맥주를 증류해 만드는 스카치 위스키가 대표적이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증류방식을 갖고 있으며 현대 방식으로 발전시켜 대량화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증류주가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기술이 소실돼 안동소주 정도가 간식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 고유의 증류기로 ‘소줏고리’가 있지만 이 장비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며 “열역학 적인 방법을 통해 소줏고리를 원리를 밝히면 장독대 원리를 이용해 김치 냉장고을 만들었듯 소줏고리 원리를 이용해 한국형 증류기(가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문화재용 방염제나 전통 제철 기술을 이용한 주방용 칼 등 전통문화와 과학기술을 융합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다.

 

● 100% 전통 방식을 고집말고, 현재에 맞도록 응용해야

 

포럼의 마지막은 ‘과학기술 융합을 통한 전통문화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론에는 최미정 미래창조과학부 융합기술과장, 박진철 대동요업 대표이사 한호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장, 김광우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조남철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 교수, 정대형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장이 참가했다.

 

정대형 원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청국장과 낫토라는 비슷한 전통 제품이 있지만 현재 두 제품이 세계에서 갖는 위성은 전혀 다르다. 글로벌 시대에는 지금까지 갖고 있던 시각을 바꿔 우리만의 전통이 아닌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적인 내용을 근거로 우수성을 알리고, 과학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산업 플랫폼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간기업 대표로 참가한 박진철 대표는 “전통은 쳐다만 볼 것이 아니라 매일 활용하고 쓰면서 다듬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전통”이라며 “100% 완벽한 전통 기술을 고집하는 것은 전통 문화를 발전시키는 걸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최미정 과장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진행하는 전통문화ㆍ과학기술 융합 연구는 전통문화에 들어있는 과학적인 원리를 규명한 뒤, 과학기술과 융합해 현대 사회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문화와 과학기술이 융합하는 연구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통문화 관련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여러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참가해주길 당부했다.

 

김두희 대표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전통문화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다. 전통문화를 통해 새로운 논문과 기술이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토론으로 전통문화를 과학기술로 무한히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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