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테크무비]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그 다음 이야기는 ‘에일리언’ 시리즈?

2017년 06월 11일 10:30

‘사피엔스’로 세계적인 빅 히스토리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일약 스타 저술가 반열에 오른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의 번역본이 얼마 전 출간되었다. ‘미래의 역사’라는 그야말로 대담한 부제가 말해주듯이, ‘사피엔스’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서 또 다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신성을 획득하려는 인간의 미래를 다룬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데우스
신성을 획득하려는 인간의 미래를 다룬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하라리는 기아, 역병,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인류가, 이제부터는 불멸과 행복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신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인본주의에 기반한 합리적인 예측’을 내놓는다. 주목할 것은 누구도 막아서지 못하는 그 변화의 과정에서 인류 사회에 격변이 일어날 것이며, 그 결과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경고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12년작 ‘프로메테우스’를 보면, 하라리가 무엇을 경고했는지를 깨닫게 되는 단초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인터넷에 공개되었던  ‘TED 2023’이라는 제목의 프로모션 영상(아래 참조)에서, 과학자이자 기업가인 피터 웨이랜드(가이 피어스 분)는 매우 의미심장한 강연을 한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인류가 석기, 바퀴, 화약, 전구, 자동차, 인터넷, 생명공학, 나노공학 등의 ‘게임 체인저’들을 만들어내 왔음을 청중들에게 상기시킨다. 그리고 2023년인 그 시점에서 몇 년 안에 사람과 전혀 분간이 불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질 것이라 말하며, “우리는 이제 신이 되었다”고 선언한다.

 

2023년 TED에서 인간이 신이 되었음을 선언하는 피터 웨이랜드의 모습
2023년 TED에서 인간이 신이 되었음을 선언하는 피터 웨이랜드의 모습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웨이랜드는 공언한 대로 인류와 분간이 불가능한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마이클 패스밴더 분) 시리즈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창조주로서의 신이 되기는 했지만 불멸은 아직 얻지 못한 웨이랜드가, 그 답을 찾기 위해 데이빗을 투입하여 ‘엔지니어’라 불리는 인류의 창조주를 찾는 프로젝트를 2093년 시작한다는 것이 영화의 배경이다.

 

엔지니어 인간 인공지능의 함께 만나는
엔지니어, 인간, 인공지능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프로메테우스'의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그 뒤의 이야기는 얼마전 개봉한 <에일리언: 커버넌트>를 통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한 편의 영화가 더 만들어지고 나면 1979년작 ‘에일리언’의 프리퀄 시리즈는 막을 내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엔지니어 – 인류 – 인공지능 – 에일리언으로 이어지는 창조주-피조물간의 이야기를 통해, 하라리가 말한 ‘예상치 못했던 목적지’ 중 SF적 상상력이 극대화된 하나가 완성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1979년 스콧 감독이 ‘에일리언’을 만들 당시만 해도 영화가 이렇게 거대한 담론과 연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 로봇, 우주탐사 등의 SF적인 설정을 잘 활용했을 뿐, ‘에일리언’은 근본적으로 공포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35년이 지나 그 SF 설정들은 점차 현실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 다음 질문이 던져졌던 것이다.

 

'에일리언'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양한 웨이랜드사 로고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에일리언’의 프리퀄 영화들을 만들면서, 감독과 제작진은 미래의 기술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로 피터 웨이랜드를 만들어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의 미래 버전 정도 되는 그는, 1990년에 태어나 2012년 웨이랜드사를 설립하고, 재생에너지 및 지구온난화 방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2017년 바로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프로메테우스'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이후 웨이랜드사는 의료, 수송, 에너지, 전자, 보안 및 로봇 관련 분야 기술에 집중하여 우주 탐사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데이빗의 개발과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일본의 유타니(Yutani) 사와 소송전이 벌어졌으나 승소하고,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2099년 양사가 합병하게 된다. 2122년에 벌어지는 79년작 ‘에일리언’에서 회사명이 웨이랜드-유타니로 등장하는 이유다.

 

프로메테우스 개봉 당시 공개되었던 웨이랜드사 홈페이지
프로메테우스 개봉 당시 공개되었던 웨이랜드사 홈페이지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그런데 이렇게 미래를 만들어내는 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영화 속 설정과는 달리, 하라리는 “브레이크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로 미래의 역사가 쓰여지는 과정에서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특정한 사람 혹은 기술을 지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래서 인류가 진짜로 맞이할 미래가 무엇이든, 그걸 막을 방법은 없다는 걸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말이다.

 

 

※참고
웨이랜드사 홈페이지
데비빗 8 소개 영상

 

※ 필자소개
이철민. 학부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하고 국내 IT기업들에 재직하다 미국 유수의 MBA과정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국내 사모펀드(PEF)에서 M&A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씨네21』, 『동아일보』, 『한겨레신문』등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인터넷 없이는 영화도 없다』, 『MBA 정글에서 살아남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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