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인공지능 과장하지 마세요”

2017년 05월 29일 16:30

“온톨로지니 뭐니 하는 어려운 이론만 가지고 고객들을 현혹시키지 맙시다. 중요한 건 오직 정답률뿐 입니다. 인공지능 기술도 결국 고객에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와이즈넛 강용성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지만, 그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와이즈넛으로서는 큰 시장 기회가 열렸음에도 말이다.


와이즈넛은 국내 기업용 검색 ·자연어처리 1위 업체다. 국내에서 웬만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검색 시스템에는 와이즈넛의 솔루션이 사용된다.


와이즈넛이 보유한 검색과 관련 자연언어처리 기술은 인공지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검색과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통해 문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인공지능 시장의 최강자인 것도 검색과 무관치 않다.


와이즈넛은 이런 기반 기술을 활용해 기업용 ‘챗봇’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들은 와이즈넛의 챗봇 기술을 콜센터 등에 활용한다. ARS 콜센터는 유지비용도 많이 들고 고객만족도도 높지 않은데, 챗봇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와이즈넛 강 대표는 기술 업체들의 지나친 과장을 경계한다.


“일부 업체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무슨 만병통치약인듯 홍보하고 있어요. 인공지능만 도입하면 콜센터 인원을 줄이고, 챗봇이 답변도 다 자동생성 하는 것처럼 과장해요. 고객들이 이런 이야기에 혹해서 도입하면, 실망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기술업체들은 지금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분위기다. 인공지능을 최대한 띄우고, 환상을 부풀려 기업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는 그는 인공지능 기술도 기업의 효율성을 약간이라도 제고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만약에 콜센터에 챗봇을 도입한다고 하면, 반복되는 일상 질문들은 챗봇이 담당하고 상담원들은 좀더 복잡하고 어려운 고객문의에 대응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콜센터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서비스 품질은 좋아지겠죠. 이처럼 챗봇 콜센터는 고객들의 문의에 좀더 빠르게 응대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강 대표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경계했다. 사실 IT업계에서 기술업체들의 과장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한때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만 도입하면 매출은 팍팍 늘고 고객들의 충성도는 쭉쭉 올라갈 듯 과장하던 시절도 있었고, 소셜분석만 하면 그 동안 꿈에도 몰랐던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큰 실망을 불러왔다. CRM 전성기가 지나고 한 동안 CRM을 언급하면 안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이다. CRM이 쓸모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대가 지나치게 컸고 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공지능 챗봇을 도입하면 사람 일을 대신하고 인력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엄청난 과장입니다. 오히려 챗봇 관리자도 필요하고, 데이터를 넣을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현재 인공지능의 목표는 사람 자르는 것이 아닙니다.”


강 대표는 인공지능 챗봇을 도입할 때 최소한의 역할을 맡기는 것부터 점차 확대해 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기관 챗봇 콜센터에 들어오는 질문을 보면 ‘계좌개설 어떻게 해요’, ‘통장 만들고 싶어요’ ‘주식 하려는데 저 아무것도 몰라요, 어떻게 해요’와 같은 질문들이 상당수다. 굳이 사람이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들이죠. 챗봇의 1차적인 역할은 이런 질문들을 콜센터 상담원 앞에서 처리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한다는 점이다. 1년 전에는 이세돌 9단에게 한 판이나마 내줬던 알파고가 이젠 넘사벽(?)이 된 것처럼.


“처음에는 기초적인 질문에만 답하더라도, 사용자의 실제 질문 데이터가 쌓이고 이 질문들을 학습시키면 인공지능 챗봇은 점차 어려운 질문도 대답할 수 있게 됩니다.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그는 다시 정답률을 강조했다.


“과장된 기대를 버리고,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할 목적을 세워야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 질문만 처리하다더라도 점차 정답률을 높여가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챗봇이 콜센터 효율 30%만 개선 시켜도 매우 큰 일을 하는 것입니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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