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려 먹는 ‘아미노산’…암 환자에게는 ‘독’

2017.05.06 12:00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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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신체를 위해선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먹어야 좋다는 것이 통념이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인데, 몸 안에서 스스로 합성되는 양은 매우 소량이라 음식을 통해 공급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근육이 많은 건강한 체형이 각광받으며, 아미노산을 식품 뿐 아니라 ‘BCAA파우더’와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처럼 보이던 아미노산을 오히려 먹지 않아야 좋은 사람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렌 보스덴 미국 글래스고대 교수팀은 암 환자의 경우 일부 아미노산을 제거한 식단이 종양의 성장을 늦추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20일자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9종의 아미노산을 필수 아미노산으로 꼽는다. 연구진은 이 중 ‘세린’과 ‘글리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 섭취를 제한한 식이요법을 시행했을 때 임파종과 위장관 암을 유발하는 종양의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연구진은 이런 식이요법이 항암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린과 글리신을 제거했을 때 세포는 ‘활성산소’라 부르는 화학 물질에 더 민감한 상태가 된다. 화학물이나 방사선 등을 이용한 항암 치료는 이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과정이다. 세포가 활성산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치료의 효과가 커진다.

 

일부 필수 아미노산을 제한했다고 해서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진 않는다. 건강한 세포는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직접 만들지만, 불안전한 암세포는 이를 스스로 합성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미노산 섭취가 줄면 건강한 세포는 그대로 건강하고, 암 세포만 사멸하게 되는 식이다.

 

반면, 연구진은 ‘크라스(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췌장암 등의 암에는 이 식이요법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돌연변이 자체가 세린과 글리신을 생성하는 능력을 높여 암 세포가 스스로도 잘 먹고 살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보스덴 교수는 “암의 종류에 따라 식이요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한 후 치료에 도움 될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며 “향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해 정식 치료법으로 만들기 위한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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