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게임개발자대회 NDC “칭찬해”

2017.04.29 13:30

글로벌 IT 기업들은1년에 한 번 ‘개발자 대회’라는 행사를 연다. 전 세계 개발자들을 모아놓고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소개하는 자리다. 개발자는 IT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들을 모아놓고 일종의 축제를 벌이는 것은 꽤나 엣지있는(?) 일이다.

 

구글 I/O 2016의 한 장면
구글 I/O 2016의 한 장면

유명한 IT회사들은 유명한 개발자 행사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의 I/O, 애플의 WWDC,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 행사들은 비록 특정 회사가 주최하는 것이지만 전 세계 개발자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개발자라면 대부분 이런 행사에 한번쯤 참여하고 싶어하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참여하면 자랑거리가 된다.


하지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100% 순수한 동기로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을 얼마나 자신들의 우군으로 삼느냐가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 개발자가 고객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 행사는 개발자 행사인 동시에 영업 활동이기도 하다.

 

이번 주 경기도 성남 판교 넥슨 사옥 주변에서는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17’이 열리고 있다. NDC는 국내 게임회사 ‘넥슨’이 주최하는 연례 개발자 대회다.


그러나 NDC는 I/O, WWDC, 빌드와는 행사의 성격이 다르다. 앞서 설명했듯 글로벌 회사들의 개발자 대회는 ‘영업’의 성격이 짙지만, NDC는 그렇지 않다.


NDC의 가치는 ‘공유’다. 무언가를 팔려고, 마케팅 하려고 만들어진 행사가 아니라 강연자의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NDC의 목적이다. NDC 2017는 4일 동안 119개 세션이 마련돼 있는데, 넥슨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려고 만들어진 세션은 없다.


119개 세션의 강연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신청한 사람들이다. ‘내가 이러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공유하고 싶다’고 신청하면 연사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발표자 중에는 넥슨의 경쟁사라고 볼 수 있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다수다.


꼭 게임과 관계 있다고 보기 힘든 세션도 있다. 청중들은 4일 동안 무료로 119개의 세션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들으면 된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조연설이라고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개발’을 비롯해 기술을 몰라도 들을 수 있는 세션을 몇 개 골라 들었다. 개발자가 아닌데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 발표자는 인공지능이 코딩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기업과 개발자 개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을 제안했다. 세계적인 게임회사 슈퍼셀의 조직관리법에 대한 세션도 인상적이었다. 슈퍼셀은 게임개발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경영진은 최대한 참여하지 않고, 개발팀에 맡기는 조직관리 방식으로 세계 최고의 게임회사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NDC가 ‘공유’라는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행사의 태생이 그렇기 때문이다. NDC는 원래 사내의 정보 공유 차원에서 시작된 행사다. 각 팀들이 쌓은 지식과 경험을 다른 팀과 함께 공유해서 넥슨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11년 전에 시작했다.


그러다가 단순히 넥슨의 경쟁력뿐 아니라 게엄업계 전반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가 더해졌고, 현재의 대규모 개발자대회로 발전했다..


NDC는 넥슨이 돈들여 만든 넥슨의 행사지만, 이제는 단순히 넥슨만의 행사는 아니다. 이제는 한국 게임 산업계의 자산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게임 개발자의 최대 축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넥슨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다. 돈이 많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돈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공유정신과 게임산업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넥슨이 최근 이런저런 구설수에도 오르고, ‘돈슨’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NDC와 같은 행사는 게임산업계 전방에 큰 도움을 준다. 넥슨이 한국 게임산업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 필자소개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심재석 기자는 IT전문기자 모임인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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