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과 말라리아로 덮인 나이지리아

2017년 04월 10일 14:30
[표지로 읽는 과학-사이언스]
 
큼직하게 뜬 눈망울과 볼록 나온 배.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특별한 처치를 받고 있는 듯 코에 호스를 연결한 어린 아이의 사진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사진 한 장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실 겁니다. 에티오피아나 소말리아처럼 익히 구호기구를 통해 알려진 식량 부족 국가나 2014년 에볼라 사태로 알려진 시에라리온이나 라이베리아 같은 나라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하실 테지요. 그런데 아닙니다.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부유하다고 알려진 나라, ‘나이지리아’에 대한 칼럼입니다.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그동안 나이지리아는 부유한 국가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면적은 세계에서 32번째로 넓으며, 인구는 1억 8605만 명으로 세계 8위, GDP는 4151억 달러로 세계 26위인 나라입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며, 축구를 잘 하는 나라(평균 피파 랭킹 38위)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 만연한 기근이나 질병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보이는 수치들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부유한 모습은 아주 일부입니다. 나이지리아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 나라지만 안은 오랫동안 둘로 갈라져있었습니다. 남부와 북부로 갈라져 남부는 주로 개신교를 믿고 북부는 이슬람교를 믿으며 종교적으로 갈라져 있었지요. 특히 나이지리아의 북동쪽 보르노 주는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점령된 지역이었습니다.
 
개신교 위주의 남부에서 북부를 분리해 이슬람 국가를 세우고자 했던 보코하람은 결국 무력 충돌을 낳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반 주민을 대하는 태도도 그닥 아름답진 않습니다. 2014년에 나이지리아에서 여학생 276명이 납치된 적이 있었는데, 그 범인이 바로 보코하람이었습니다. 이 때 납치된 여학생들이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실 거라 봅니다.
 
2015년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보르노 주의 마이두구리 지역을 비롯해 주요 거점에서 보코하람 세력을 내쫓는데 성공합니다. 그와 동시에 마이두구리의 참혹한 삶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850만 명이 인도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고, 510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UN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이대로 가다간 6월이면 7만 5000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영양실조와 겹쳐 모기로 전염되는 말라리아도 이들을 괴롭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계절이 바뀌며 잠시 주춤하지만 6월이 되면 또다시 모기는 기승을 부릴 겁니다. 모기장과 살충제, 그리고 빠른 진단이 더해지면 말라리아는 3일이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만, 먹을 것조차 없는 마이두구리의 상황은 사태를 점점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마이두구리의 봉사자들은 올해가 아주 힘든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이언스의 레슬리 로버트와 앤드류 에시에보는 마이두구리를 직접 방문하며 이런 나이지리아의 실상을 6쪽에 걸쳐 담고, 표지에 소개했습니다. 세계의 빈곤과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이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를 묻는 듯 합니다.
 
※관련칼럼
Leslie Roberts(2017), Nigeria's invisible crisis, Science, 356(633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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