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과학자들과 토론하는 대통령 나와야”…‘ESC’ 질의에 답변

2017년 03월 27일 17:00

연구자율성 확대, 과학기술 패러다임 전환 등 공약 담겨

동아일보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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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과학자들과 토론하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며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의 질의에 답변했다. 조기대선 여파로 주요 후보들의 구체적인 과학기술 공약이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과학기술단체와 대선후보 사이에 문답이 이뤄진 셈이다.

   

과학기술인 단체 ESC는 지난 2월 25일 62명의 과학기술인들과 함께 ‘타운미팅’을 진행하고 19대 대선 후보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 10가지를 선정한 바 있다. 

 

(타운미팅이란?) 별명 부르고 난상토론…‘1인 1발언권’ 민주주의를 경험하다

(타운미팅 10대 질문) “대선 후보님들, 대학원생은 노동자인가요? 학생인가요?”
 

안 전 대표는 청년과학기술자 지원정책을 묻는 ESC의 질의에 “학생연구원들이 고용보험 및 산재보상보험에 산입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인권센터 및 권리장전 의무화 ▲대학원 알리미 등을 통한 실태조사와 정보공개 ▲대학평가시 대학원 연구환경 개선 정도 반영 등 정책 도입 검토 ▲병역특례 유지 ▲학생연구원 적정 보상체계 마련 등을 약속했다. 

 

연구계 빈부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 묻는 질의에는 “신진연구자와 지방대학의 연구비를 대폭 확대하고 여성연구자 연구비 할당제를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관련해선 “연구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독일처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관리를 일임하거나, 별도의 공공기관으로 분류해 연구목적기관의 특성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책은 과거와 같이 정부 주도로 하는 것보다 민간의 ‘자율적 시도’에 맡겨야 다양하고 창의성 있는 경쟁력이 회복된다고 밝혔다. 기초연구 분야에선 연구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연구자 주도의 상향식 연구비를 대폭 확대하고, 중복과제도 허용하며, 감사방식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을 단순히 경제 발전의 도구로서만 인식하던 것을 뛰어넘어 환경, 보건, 안전 등 삶의 질 향상과 문화 창달을 위한 활동으로 재정립하겠다며, 과학기술이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젊은 과학기술인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학자들과 토론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앞서 3월 7일 일자리 확대 공약 등이 포함된 과학기술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이번 ESC 답변서에는 당시 공약에 담긴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아래는 ESC 선정 10대 정책질의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측 답변 전문

 

질의①[청년과학기술자 정책] 대학원생은 노동자이자 연구원이며 학생입니다. 이런 경계인들이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어떤 문제들을 겪는다고 생각하십니까?


○ 대학원생이 인권침해 등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있다는 문제제기 존재.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등록금 마련), 학업수행의 어려움(인권침해, 교수갑질), 물리적 환경 부족(휴식공간, 복지시설, 모유수유실)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

 

○ 경계인으로서 대학원생을 노동자로 보기 힘든 법적 문제점이 존재함. 학생인 동시에 연구원인 학생연구원들이 고용보험 및 산재보상보험에 산입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만들어 제도적 보완을 하려고 함

 

○ 그외에도 ▲ 인권센터 및 권리장전 의무화▲대학원 알리미 등을 통한 실태조사와 정보공개 ▲ 대학평가시 대학원 연구환경 개선 정도 반영 등 정책 도입  검토중 ▲ 병역특례 유지 ▲ 학생연구원 적정 보상체계 마련

 

질의② [신진과학기술자 정책] 연구비는 어떻게 배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연구비 수혜와 관련하여 ‘연구계의 빈부격차’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아신다면 연구계 빈부격차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연구비 배분 방식 개선방안]
○ 연구비는 연구자들이 예측 가능하게 지급되도록 해야 함
○ 연구의 다양성을 위해서 Bottom-up 방식을 늘려야 함
○ 기초 연구비를 대폭 확대해야 함.(현행 39%에서 50%까지 확대)
○ 지방대학과 수도권 대학의 연구비 형평성을 맞추어야 함
○ 40세까지의 신진연구인력 연구비 수혜율 100%로 상향(현재 80%수준)

 

[연구비 빈부격차 개선방안]
연구비에 있어 빈부격차 현상은 크게 3분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음
① 신진 연구자보다는 시니어 연구자에게 연구비가 집중되는 경향
② 지방대학의 연구자보다는 수도권 연구자에게 집중되는 경향
③ 여성연구자들의 과제 선정률이 과도하게 낮은 경향이 있음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3가지를 제시함
① 신진연구자 연구비를 대폭 확대(40세까지 연구비 수혜율 100%로 상향)
② 지방대학의 연구비를 대폭 확대
③ 여성연구자 연구비 할당제를 도입하여 여성연구자의 연구 기회 확대

 

질의③ [정부투자 연구소 정책]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정책이 바뀝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새 정부 정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이니 통폐합이니 하면서 실험실에서 연구에 집중해야 할 연구원들의 존립기반을 뿌리 채 흔들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

 

○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설립목적이 공익적 수익활동이나 직접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수행하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묶어 놓고, 공공기관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임

 

○ 연구개발활동에 전념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연구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독일처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관리를 일임하거나, 별도의 공공기관으로 분류하여 연구목적기관의 특성을 반영하도록 함

 

○ 정부정책 설계와 공공문제 또한 국가 아젠다 프로젝트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관리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

 

질의④ [과학기술소수자 정책] 누가 과학기술계의 소수자입니까? 그들이 왜 소수자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은 있으십니까?


○ 실력이 아닌 성별, 출신학교, 연령, 국적, 장애 여부, 연구 분야 등에 의해 채용과 승진, 연구비 지원 등에서 차별을 받는 모든 이가 과학기술계의 소수자임

 

○ 과학기술계에서 성인지 교육을 의무화·내실화함으로써 성차별 문제를 극복하고, 시간선택제·시간연장형 직장어린이집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여성 과학기술인의 연구환경 보장 및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채용할당제, 승진할당제 도입

 

○ 외국인, 장애인 등의 정주여건과 연구환경에 대한 행정적 지원 강화

 

○ 기초과학 연구분야에서는 단기보다는 장기 과제화로 유도하고, 실용화 보다는 순수연구에 집중토록 유도함

 

질의⑤ [과학기술 기업 정책] 한국 기업에는 장기간 연구직으로 근무한 현장 전문 연구자의 롤모델을 찾기 힘듭니다. 연차가 쌓이면 관리직으로 전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시니어 연구자라 오직 연구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연구에 있어서 경험의 축적, 지식의 축적은 매우 중요함. 또한 노벨상의 수상자 평균연령을 봐도 65.2세로 65세 이후 노벨 수상자가 많이 나옴

 

○ 해외의 경우 정부 출연연구소나 대학 교수의 경우 정년 제한을 두지 않고 우수한 연구자가 평생 연구에만 정진하도록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일부 대학의 경우 석학 교수제를 도입하여 정년을 70세로 보장하고 있으며, 도입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은 추세임

 

○ 정부 출연연구소의 경우도 IMF 당시에 축소된 정년을 다시 65세로 환원하는 방안과 함께 우수연구자들이 정년 이후에도 계속 연구에 매진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함

 

○ 또한 대학·기업·정부출연 연구소간의 인력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산학연 인력교류 프로그램 재정비가 필요함

 

질의⑥ [과학기술 지원체계] 과학기술 개발에 대한 박정희 패러다임(경제성장을 위한 투자)을 대체할 수 있는 가치관과 철학이 있으십니까?


○ 과학기술개발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정부(관료)에 의해 기획되고, 자본이 투입되었음. 과학기술 수준이 일천한 당시에는 Fast Follower 전략으로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크게 기여했음. 그러나 지금부터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함. 즉 First Mover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에 임해야 함

 

○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책은 과거와 같은 정부 주도보다는, 많은 부분을 민간의‘자율적 시도’에 맡겨져야 다양하고 창의성 있는 경쟁력이 회복됨
  - 정부 관료에 의한 기획과 이에 따른 자본 투입으로 과학기술 개발을 견인하던 기존 체계를 탈피, 연구개발은 민간기관(기업, 대학, 정부연구소)의 주도로 위임해야 함
  - 민간주도형 국가혁신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학 및 정부연구소에 대한 자율성 부여와 정부업무의 위임이 가능하도록 법률적 체계를 수정해야 하며, 대학 및 정부연구소에 윤리적 행정체계가 들어와야 하는 양방향의 노력이 필요함
  - 민간주도 전환으로 고도성장하는 연구개발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 기초연구는 연구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연구자 주도의 상향식 연구비를 대폭 확대하고, 중복과제도 허용하며, 감사방식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받도록 함

 

질의⑦ [과학대중화 정책] 학교 과학교육이 제대로 안 되는 이유는 입시 때문인데, 어떤 식으로 대학 입시 문제를 개혁해 나갈 것 입니까?


○ 수능 과학탐구 영역 선택과목 현황을 살펴보면,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어려운 과목은 기피하고, 점수따기 쉬운 과목으로 쏠리고 있어 심화과목을 선택하지 않고 쉬운 과목을 반복학습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임

 

○ 현재의 학제 [초 6 + 중 3 + 고 3]를 [초 5 + 중 5 + 자율 진로/직업탐색형 학교 2]로 개편하고 이에 맞는 수능제도도 고려하고 있음. 대학입시 수능은 자격고사화 하는 한편, 학생생활 및 자기계발 기록부를 바탕으로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제와 면접을 통해 선발함. 과학기술분야에서는 면접을 통해 지원 학생의 학습 경력과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임

 

○ 과학기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현재의 고교 과정에 해당하는 자율 진로탐색형 학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함. 바뀐 학제하에서도 존속되는 과학고나 영재고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함

 

질의⑧ [과학기술 공통] 왜 정부는 과학과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나라는 인재가 자원인 국가이며, 과학기술은 지난 50년의 세월 속에 ‘한강의 기적’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등 국가경제 성장의 핵심동력이 되어 왔음 (70년대: 중화학산업, 80년대: 전자산업, 90년대 이후: IT산업)

 

○ 앞으로는 과학기술을 단순히 경제 발전의 도구로서만 인식하던 것을 뛰어넘어 환경, 보건, 안전 등 삶의 질 향상과 문화 창달을 위한 활동으로 재정립하여, 과학기술이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함
  - 지금까지 등한시 되어온 공공문제(조류독감, 구제역, 미세먼지, 원자력 안전 등)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①전문인력의 배치 ②연구비 투입 ③기술축적이 가능한 연구팀 운영의 전문행정과정이 요구됨
  -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융합으로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도 필수.  예를 들어, 한국어의 음성인식이나 자동번역기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은 ICT기술보다 한국어 말뭉치의 기초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임

 

질의⑨ [과학기술 공통]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전 자신의 의료보험 정책을 탑 의학 저널에 게재했습니다. 자신의 정책을 과학 논문으로 저술하여 발표한 것입니다. 당신에게는 과학 논문을 써서 옹호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십니까?


○ 과거 의사·대학교수로서 과학분야 논문을 다수 작성한 바가 있음

○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국가혁신체계 마련과 창업과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함
  -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 창업, 일자리 등에 미치는 영향
  - 민간 주도 발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학기술 거버넌스 방향성 연구
  - 민간주도형 국가혁신체제 마련 및 대학과 정부연구소에 자율성 부여
  - 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문제해결과 이를 위한 사회개혁 방안 마련

 

질의⑩ [과학기술 공통] 과학기술계에 있어서 대학(대학원)과 기업, 연구소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정부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기초연구와 거대원천연구, 국민안전정책, 국제협력등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서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하도록 함.  대학은 학문연구 및 인재융성, 연구소는 출연연 등이 본연의 임무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응용연구 및  산업경제의 핵심기술 상용화연구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함. 그런 각자의 역할 속에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임

 


변지민 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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