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걱정 없는 친환경주택 "찜통더위도 아웃"

2013.07.26 05:00

  지긋지긋한 장마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벌써 한낮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열대야가 고민스러워진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전기료와 전력대란 때문에 에어컨을 맘대로 틀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자연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람 길을 만들어 사시사철 통풍이 잘되도록 한 ‘한옥’과 최신 친환경공법을 총동원해 바람을 잡아 둔 ‘패시브하우스’다.

 

 

● 바람 길 덕분에 선풍기 틀어 놓은 듯

 

  전문가들은 한옥이 여름에 시원한 이유를 ‘마당’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옥 마당은 일반적으로 본채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배토나 황토가 깔려 있어 태양열에 의해 금세 데워지지만, 이 덕분에 바람 길이 만들어져 외부의 바람이 집 안으로 불어오게 된다는 것.

 

  마당이 뜨거워지면 마당에 있는 공기도 함께 데워져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비게 되는 공간을 채우기 위해 외부에서 바람이 들어온다는 말이다. 한여름에도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을 맞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이강민 국가한옥센터장은 “한옥의 자연풍이 에어컨보다 시원할 순 없겠지만 자연친화적이고 거주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준다”며 “최근에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흙 대신 단열재를 쓰는 등 전통 공법과 최신 공법을 섞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친환경적이고 전통 생활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옥에 대한 수요는 많아지고 있지만, 시공비가 워낙 비싸 일반인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자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 공법 등이 개발되면서 저렴한 보급형 한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명지대 김왕직 한옥기술개발연구단 교수는 시공비를 60%까지 낮춘 보급형 한옥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 지열과 잠열로 에어컨 대신한다

 

  전통 주거 공간인 한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도시형 친환경 주택인 ‘패시브하우스’.

 

  ‘수동적(passive)인 집’이란 뜻의 패시브하우스는 친환경 단열 공법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주택이다. 한여름에는 외부의 뜨거운 열에너지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내부의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핵심.

 

  패시브하우스가 외부의 열을 차단하는 비결은 3중 유리창과 블라인드다. 3중 유리창은 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가 채워져 있어 바깥의 뜨거운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내부의 시원한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 준다. 또 블라인드를 창 안쪽이 아닌 창 밖에 설치해 빛이 창에 도달하는 것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창을 통해 들어오는 복사열의 80% 이상을 차단한다.

 

  또 지열과 잠열을 이용해 에어컨을 사용한 것처럼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지하 2m 깊이에 묻어 집 내부로 연결한 ‘쿨 튜브(cool tube)’ 시스템 덕분이다. 땅속 온도는 계절에 상관없이 13~16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뜨거워진 실내 공기가 이 관을 따라 땅 속을 지나면서 열을 잃게 되고 다시 시원해진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옥상에 풀이나 식물을 심어 녹화작업을 함으로써 천장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것을 막아 여름철 실내 온도를 낮춰 주기도 한다. 풀과 흙이 머금고 있던 물이 천천히 증발되면서 지붕의 열을 흡수하는 것이다. 특히 녹화 지붕을 경사로 만들면 평평하게 만들었을 때보다 반사열은 2배, 증발열은 10배 이상 많아져 실내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세명대 이태구 교수는 “충북 제천에 패시브하우스를 만들고 2년간 거주해 본 결과, 연간 냉방비를 일반 주택보다 50% 정도 절약할 수 있었다”며 “패시브하우스는 ‘블랙아웃’이나 ‘냉방비’에 대한 걱정이 없는 미래형 친환경 주택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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