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영양 풍부하지만 쓴 퀴노아, 달달하게 만드는 법

2017.02.19 18: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이번 주 ‘네이처’ 표지에는 페루의 고산 지대에서 여성들이 퀴노아를 탈곡하는 모습이 담겼다. 퀴노아의 재배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오래 된 흔적은 7000년 전 것으로,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 지대에 있는 티티카카 호 인근 고산 지대에서 발견됐다.

 

퀴노아는 쌀보다 조금 작은 입자의 곡물로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재배할 수 있고 영양분이 풍부해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쓴맛이 나는데다 이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적혈구를 파괴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퀴노아의 게놈(유전체)을 해독해 사포닌 성분을 낮춘, 달달한 퀴노아를 만들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마크 테스터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 교수팀은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미국 브리검영대 등과 공동으로 퀴노아의 유전 정보가 97.3% 담긴 ‘퀴노아 표준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네이처’ 16일자에 발표했다.
 
퀴노아의 게놈은 15억 쌍의 염기로 이뤄져 있다(인간 게놈의 절반에 이르는 양이다). 여기에는 4만4776개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연구진은 이 중 퀴노아가 쓴맛이 나도록 하는 사포닌의 양을 조절하는 유전자(AUR62017204)를 찾아냈다. 씨앗에서 이 유전자가 발현되면 사포닌 함량은 낮고 맛은 달달한 퀴노아를 재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퀴노아는 진화 과정에서의 비정상적 염색체 분열로 염색체 수가 2배씩 늘어나는 ‘배수체화 현상’을 거쳐 4배체(복 2배체)가 됐다. 생식세포가 복제와 분열을 반복하며 증식하는 감수분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전 정보를 담은 염색체가 복제된 상태에서 분열되지 못하고 2배체가 된다. 이 과정이 두 번 반복돼 4배체가 된 것이다.
 
테스터 교수는 “적혈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쓴맛 대신 단맛이 나는 퀴노아를 재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퀴노아의 상품 가치를 높여 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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