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천연항생제 내뿜는 바다의 파수꾼 ‘해초’

2017년 02월 19일 18:00

[표지로 읽는 과학] 천연항생제 내뿜는 바다의 파수꾼 ‘해초’

‘사이언스’ 2월 17일자 표지에는 바다에 사는 종자식물인 ‘해초’가 등장했다. 해초가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내뿜어 인간과 해양생물에게 해를 끼치는 병원균을 최대 50%까지 줄여준다는 사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미국 코넬대 생태진화생물학과의 졸리 램(Joleah B. Lamb) 연구원팀은 인도네시아 스퍼몬드(Spermonde) 지역을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초가 밀집해 사는 곳은 다른 지역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내구균(Enterococcus)의 수가 평균적으로 3분의 1에 불과했다. 사람이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 식중독 균에 감염될 위험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해초밭 일대는 물고기와 해양 무척추동물, 산호에 해를 입히는 병원균도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해초는 남극 대륙을 제외하고 지구의 모든 대륙붕(수심 200m 이내 얕은 바다)에 산다. 얕은 바다의 수질을 개선하고 물고기 서식지를 제공해 사람이 양식업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양분 순환, 퇴적물 안정화, 이산화탄소 감소 등 유익한 영향이 있다. 

 

미국 코넬대 생태진화생물학과의 졸리 램 연구원과 동료 연구진이 인도네시아 스퍼몬드 일대 해초밭을 조사하는 모습. - Science 제공
미국 코넬대 생태진화생물학과의 졸리 램 연구원과 동료 연구진이 인도네시아 스퍼몬드 일대 산호초와 해초밭을 조사하는 모습. - Science 제공


최근 세계 각국은 천연 항생제를 만드는 해초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뉴욕 시는 80억 달러(9조2000억 원) 규모의 수질정화시설을 만드는 대신 습지 서식지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저수지에 해초를 심는 편이 정화시설 설치보다 돈은 적게 들면서도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해초밭이 줄어들고 있다. ‘사이언스’는 사람들의 해양활동과 기후변화로 1990년 이후 해초밭이 7%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초생태계가 파괴되면 병원균이 늘어나 해양생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고기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보금자리인 산호가 파괴되면서 어획량이 감소하는 것도 사람에게 큰 피해다.


변지민 기자

h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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