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일주 ① 주(酒)빈에서 수(水)빈으로] 우리는 왜 술을 마실까?

2017.02.19 15:00

 

과음은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가 저위험 음주량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건강증진재단도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 사람의 체질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 동아일보D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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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술 자주 드세요?”

 

월요일엔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와 맥주 반주, 화요일엔 대학교 친구모임, 수요일엔 회식, 금요일엔 친한 회사 선배와 동동주 한 사발, 토요일엔 취재원과 소맥. 횟수로만 따지면 일주일에 보통 4-5회 정도 술을 마시던 기자에게 속병이 생기고 말았다. 하루 24시간 속쓰림이 사라지지 않았다. 뭘 먹기만 해도 위가 타들어 가는 듯한 괴로움에 시달렸다. 그렇게 찾게 된 약국에선 술을 이유로 꼽았다.

 

● 왜 이 지경이 되도록 술을 마셨나?

GIB 제공
GIB 제공

C2H5OH. 우리가 마시는 술에 포함된 에탄올의 분자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단해 보이는 이 화학 물질에 이끌린다. 그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쉽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에탄올을 찾는다.

 

실제로 술이 술을 부르는 원인과 관련된 연구 결과가 있다. 술이 아주 잠깐동안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작년 9월, 킴벌리 라브 그레이엄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뱁티스트 의학센터 교수팀이 에탄올과 급속 항우울제 약물은 신경계에서 같은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레이엄 교수팀은 에탄올을 주사한 쥐에서 우울증세가 줄어드는 것을 관찰했다. 에탄올을 주사한 쥐는 생존 의지가 더 강했고, 정상 쥐보다 스스로를 가꾸려는 행동을 약 3.5배 더 많이 했다. 이 두 가지 행동은 실험용 쥐에서 우울한 정도를 판단하는 행동 실험들이다. 우울한 쥐는 물에 빠졌을 때 쉽게 포기하며, 스스로를 가꾸는 행동(그루밍)이 줄어든다.

 

연구팀은 에탄올이 급속 항우울제와 똑같은 뇌 경로를 활성화시키며 우울감을 단기적으로 없앤다고 설명했다. 에탄올은 급속 항우울제가 NMDA 수용체를 억제해 몇 시간 정도 우울감을 없애는 것과 같은 작용을 했다.

 

 

● 금주 시작, 그리고 1주차


한편 오랫동안 술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작년 10월, 한미아 조선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한국 성인 1만 7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서 우울 경험률이 높았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우울감을 불러오는 듯 했다. 매일 술을 마시는 여성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1.8배 더 우울감을 경험했다. 결국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시기 시작한 술이 더 큰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셈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시기 시작한 술이 더 큰 스트레스를 불러오다니. 왜 속이 쓰리도록 술을 마셨는지 분석하던 기자는 금주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가장 큰 난관은 치맥이었다. 금주 5일차, 치맥의 유혹에 넘어갈 뻔 했다. - 신수빈 기자 제공
가장 큰 난관은 치맥이었다. 금주 5일차, 치맥의 유혹에 넘어갈 뻔 했다. - 신수빈 기자 제공

그렇게 금주 1주차, 가장 큰 문제였던 속쓰림과 소화불량은 사라졌다. 제산제를 먹은 날 이후에도 계속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었으나 금주 3일차부터 괜찮아졌다. 한편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나 피로감에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은 생활 패턴과 피부 수분량 등 다른 신체 변화를 기록해나갈 계획이다.

 

 

※ 편집자 주
한국인의 술 소비는 꾸준히 늘어 2016년엔 주류세가 최초로 3조원을 넘겼다고 합니다. 짐작컨대 알코올성 위염에 시달린 사람이 독자분들 중에서도 있겠지요. 작심일주에서는 기자가 모르모트를 자처해 매일같이 마시던 술을 물로 바꿔봅니다. 첫 주엔 금주, 둘 째 주에는 하루에 물 1L 마시기, 셋 째 주에는 하루에 물 2L 마시기에 도전하며 신체 변화를 관찰할 계획입니다. 부디, 3편의 기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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