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감는원숭이, 나도 확률 계산할 줄 안다고!

2017.02.18 12:00

재미있는 실험과 연구 결과가 있어 기사로 소개합니다. 꼬리감는원숭이(카푸친 원숭이, Capuchin Monkey)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꼬리감는원숭이의 모습. - 위키피디아 제공
꼬리감는원숭이의 모습. - 위키피디아 제공

엠마 텍윈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연구 당시 영국 세인트앤드류대 심리·신경과학과 소속)는 공동 연구팀과 함께 ‘꼬리감는원숭이는 수학에서 말하는 확률의 개념을 알고, 확률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문은 2016년 10월 온라인에 먼저 공개했고, 학술지 ‘동물의 인지(Animal Coqnition)’ 2017년 3월호에 실었습니다. 

 

연구팀은 꼬리감는원숭이(이하 원숭이) 19마리를 대상으로, 4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4가지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팀은 각각 4가지 유형의 유리병을 준비하고, 꼬리감는원숭이가 좋아하는 땅콩과 자신의 토사물 중 일부인 펠릿을 각각 다른 비율로 섞어 어떤 쪽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 Animal Cognition  제공
연구팀은 각각 4가지 유형의 유리병을 준비하고, 꼬리감는원숭이가 좋아하는 땅콩과 자신의 토사물 중 일부인 펠릿을 각각 다른 비율로 섞어 어떤 쪽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 Animal Cognition  제공

연구팀은 유리병 두 개를 준비하고, 각각 4가지 유형의 실험을 준비했습니다. 각 유형별 소개된 비는 ‘땅콩:원숭이 펠릿’의 개수를 뜻합니다.  

 

  1) 유리병 A에는 땅콩:원숭이 펠릿이 300:0, 유리병 B에는 0:300

  2) 유리병 A에는 땅콩:원숭이 펠릿이 240:60, 유리병 B에는 60:240

  3) 유리병 A에는 땅콩:원숭이 펠릿이 32:8, 유리병 B에는 60:240

  4) 유리병 A에는 땅콩:원숭이 펠릿이 100:200, 유리병 B에는 22:200

 

원숭이 실험 진행자는 미리 한 손에는 땅콩, 한 손에는 원숭이 펠릿을 쥐고(하지만 원숭이는 전혀 모르게), 원숭이 눈 앞에서 병 두 개를 흔들어 보여준 다음 ▶ 병을 바닥에 놓고, 병에서 땅콩 또는 펠릿 하나를 고르는 척 하고 ▶ 원숭이에게 소위 ‘땅콩, 어느 손에 있게?’를 하면 ▶ 원숭이가 양손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사람이 맛없는 팰릿이 아닌 맛있는 땅콩을 집어들 가능성이 큰 병을 알아채고 그 병에서 나온 손을 선택하는지를 보는 것이지요.

 

‘땅콩, 어느 손에 있게?’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했는데, 아래 그림처럼 1)번 실험은 100% 그대로 팔을 앞으로 뻗어 보여줬고, 2)~4)번 실험을 할 때는 팔을 그대로 뻗는 것(2/3)과 팔을 교차하는 것(1/3)을 불규칙하게 섞어 원숭이가 진짜 ‘땅콩을 먹을 확률이 높은 유리병을 고르는지’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원숭이가 땅콩을 쥔 손을 못 알아차리도록, 무작위로 손을 앞으로 그대로 뻗거나, 교차하는 방식으로 원숭이가 진짜 확률을 아는지 점검했다. - Animal Cognition 제공
원숭이가 땅콩을 쥔 손을 못 알아차리도록, 무작위로 손을 앞으로 그대로 뻗거나, 교차하는 방식으로 원숭이가 진짜 확률을 아는지 점검했다. - Animal Cognition 제공

연구팀은 혹시 이런 현상이 일부 특정 원숭이의 장기이거나, 자라난 환경(동물원 출신 또는 야생), 나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확인을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조건의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러자 팔을 앞으로 뻗은 경우에는 61.4%의 확률로 올바른 선택을 했고, 팔을 교차한 경우 58.8%의 확률로 올바른 선택을 했습니다.

 

이 원숭이는 실험자가 손을 교차한 것과 상관없이 땅콩이 더 많이든 유리병 위에 있던 손을 선택했다. - plus.maths.org 제공
이 원숭이는 실험자가 손을 교차한 것과 상관없이 땅콩이 더 많이든 유리병 위에 있던 손을 선택했다. - plus.maths.org 제공

 

연구팀을 이끈 텍윈 교수는 “비록 예상했던 것 보단 낮은 수치지만, 절반 이상의 원숭이가 단순히 방향이나, 색깔, 유리병에 담긴 알갱이의 전체 양에 상관없이 자신이 ‘땅콩을 먹을 확률이 높은’ 유리병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원숭이 중에는 계속해서 한쪽 방향을 선택해 손을 미리 내밀고 있는 녀석도 있었고, 실험에 비협조적인 원숭이도 있어 이런 녀석들은 1)번 실험 또는 2)번 실험까지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실험을 중단했습니다. (아래 표 참고)

 

이번 실험에 참여한 19마리 원숭이 목록. - Animal Cognition 제공
이번 실험에 참여한 19마리 원숭이 목록. - Animal Cognition 제공

 

 

한편, 이탈리아의 심리학자 지로토 비토리오  연구(2016.7)에 따르면 이런 직관적인 확률적 선택은 월령이 12개월 정도인 영유아도 가능하긴 하지만, 대부분 만 3세 이후에 올바른 확률의 개념이 잡힌다고 (확률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아닌, 선택에 있어 확률의 높고 낮음을 따져 적용하는 의사결정 방식) 합니다. 그러니 꼬리감는원숭이가 꽤 높은 수준의 수학적 재능을 갖춘 동물이라는 것만큼은 사실인 셈입니다.

 

꼬리감는원숭이의 숨겨진 수학적인 재능을 찾아 첫 걸음을 뗀 연구팀, 앞으로 더 학문적으로도 유의미하고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며 기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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