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실종·군사시설 침입까지…'포켓몬고' 부작용 대책 실효성 '의문'

2017.02.14 13:00
평촌중앙공원에 모여든 포켓몬GO 사용자들

(서울=포커스뉴스) # 20대 직장인 A씨는 며칠 전 여의도 부근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 몬스터를 잡기 위해 적신호 상태에서 8차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A씨는 "확실히 포켓몬고 게임을 하면 주변 상황 체크가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포켓몬고 게임의 열성팬인 30대 직장인 B씨는 지난해 7월 정식 출시 전 일부 플레이가 가능했던 울산 간절곶에서 운전 중, 앞서가던 125cc 오토바이의 급제동에 사고 위험을 겪었다. B씨는 "오토바이 뒷좌석 동승자가 양손으로 포켓몬고를 플레이하고 있었다"며 "당시 해당 위치에 '미뇽(희귀몬스터)'이 출현했었다"고 회상했다.

# 장교 출신의 20대 직장인 C씨는 "지난주 포켓몬고를 실행한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고가다 몬스터 출현 알람이 울려 휴대폰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넘어진 경험이 있다"며 "도심마다 방공부대가 있는데 그곳에도 포켓몬이 뜨면 위험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직접 움직여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안전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 및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대응책을 부심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국에 포켓몬고가 출시된 첫날 이용자는 291만명, 둘째날에는 384만명이 이용했다. 포켓몬고 이용자수는 2주 만에 700만명을 가뿐히 넘어서며 게임 분야 어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했다.

포켓몬고는 사용자가 특색있는 지형지물 사이의 포켓몬을 직접 찾아다녀야 하고, 무료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탑'이 주로 유적지·명소에 있는 만큼 유동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포커스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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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운전자 휴대전화 사용 집중단속' 시행…게임위 '증강현실(AR) 게임 안전수칙' 공개

8일 서울 강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휴대전화로 포켓몬고 게임을 하며 S자로 느리게 운전하는 등, 교통에 혼선을 주고 위험을 유발하는 운전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자 경찰청은 각 지방경찰청에 '운전자 휴대전화 사용 집중단속' 지침을 내렸다. 이에 일부 관서는 2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중점 단속하기로 정하고, 주요 플레이 장소인 '포켓스톱' 밀집지역과 학교주변 등에서의 유관기관 합동 캠페인 실시, SNS와 서한문 활용 안전수칙 홍보, 순찰활동 강화 등의 대응에 나섰다.

운전 중 포켓몬고 게임을 하다 단속에 적발될 경우, 도로교통법 중 '운전 중 휴대전화사용'과 '영상표시장치조작' 위반으로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 자전거 3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지난 4일 충북 청주에서는 7살 여자아이가 포켓몬을 잡으려다 실종돼 경찰 수색으로 발견한 사건이 있었다. 아울러 전북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 부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일반인 출입을 금하는 장소지만 포켓몬고 사용자들의 출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청소년들이 포켓스탑을 좇아 자신도 모르게 유해업소 밀집지역으로 진입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포켓몬고 사용자들이 야외 석조물 등에 부딪혀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31일부터 특별 방호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보라매공원 등 유저들이 모이는 지역에는 '포켓몬고 게임으로 인한 충돌이 빈번하니 주위를 살펴달라'는 경고문이 붙었다.

이에 게임위에서는 지난 3일 임직원이 직접 울산 간절곶에서 실시한 이용자 대상 실태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증강현실(AR) 게임 안전수칙'을 공개하고 포켓몬고 민원전담창구를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해당 '증강현실(AR) 게임 안전수칙'은 위험지역 출입금지, 운전중 게임금지, 보행중 전방주시, 몰카주의, 낮선사람 따라가지 말기 등 게임할 때 주의를 당부하는 12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게임위는 이 수칙을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근처 학교나 유관기관에 배포하고, 요청이 있을 시 JPG·AI 같은 이미지 파일을 제공할 계획이다.

명절 특수 노리는 '포켓몬 고'(Pokemon GO)

◆사용자 의존 등 대책 효과 '미지수'…"군사·유해지역 지도 수정돼야"

하지만 이같은 대책의 효과에 대해 일부에선 갸우뚱하는 모습이다. 

운행중 휴대전화 사용 단속과 관련, 한 경찰 관계자는 "단속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두명도 아니고 거의 잡기 어렵다"며 "운행 중인 사람은 확인 자체가 어렵고 정차는 신호에 서있을 때 등 판단이 애매한데 처벌은 센 편이라 운행자들과 시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차량이 너무 늦게 가서 봤더니 운행 중 게임을 하고 있어 잡긴 했는데, 화면이 잘 안보이니 게임을 하는 건지 전화를 하는 건지 구분이 쉽지 않아 단속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은 시행 초기 단계"라 판단을 유보하기도 했다.

게임위의 안전수칙 등 사용자의 주의에 의존하는 대책도 실효성에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포켓몬고 유저 B씨는 "각종 위원회에서 안전 수칙들을 내봐야 정작 읽는 사람도 없다"며 "현피금지 조항은 실소를 자아내며, 위험지역 신고의 경우 어디에 신고해야하는지 불분명하고 벌점, 벌금 등 강제성이 없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 지적했다.

유저 C씨도 "자발적으로 조심하게끔 하는 게 효과가 있을지 기대가 안 된다"며 "대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해서 음주운전을 안하나. 개인적으로는 음주운전에 준하는 정도로 최소한 면허취소 급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저 A씨는 "실제 포켓몬고를 많이 하는 강남역 등 횡단보도에서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하고, 유저들에게 소구력이 높은 감각적인 영상으로 자연스레 경각심을 높이는 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게임 시작 전 안전 가이드를 삽입하는 등 인게임에서도 안전 수칙을 상기시켜야 하며, 군사·유해지역 등은 게임 제작사 측에서 지도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포켓몬고를 개발한 미국 모바일 게임업체 나이앤틱은 구글맵 반출 없이 오픈스트리트맵을 통해 구축한 포켓몬고 지도에 군사·안보 시설 및 지역이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픈스트리트맵은 국내 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업체 측의 지도 수정이 필요하다,

지난 24일 한국 출시 당시 데니스 황 나이앤틱 아트총괄이사는 "군사 기밀 지역 위치에 대해 나름대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필터링 한 상태"라면서도 '어떤 지도 데이터를 사용했냐'는 물음엔 "공공 지도 데이터를 썼다는 것 외엔 언급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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