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칼럼]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하나요?

2017년 02월 12일 15:00

Q.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할까요?
A.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란처럼 끊임없는 주제입니다. 개를 어디서 키우는지, 어떤 환경에서 키우고 있는지 파악한 뒤 선택하세요.

 

올 것이 왔습니다. 오랫동안 고민해왔어요. 이 주제를 언제쯤 다루면 좋을지 말이지요. ‘개소리 칼럼’의 컨셉이 초보 견주들을 위해 선택을 돕기 위해 시작한 칼럼인 이상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주제입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야기하지 못한 이유는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드디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드디어 결정했거든요.

 

 

수술할 부위를 핥지 못하게 하는 넥카라는 일반적으로 추가 구입입니다(웃음).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수술한 부위를 핥지 못하게 하는 넥카라는 일반적으로 추가 구입입니다(웃음).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 중성화 수술을 권장하는 이유

 

중성화 수술에 대한 고민은 비단 저희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수컷의 경우 다리를 들고 소변을 보는 것이 보기 싫어서, 발정할 때 마운팅하는 것이 보기 싫어서 등의 이유로 중성화 수술을 고민합니다. 암컷은 아무래도 수개월 마다 반복해 피 같은 분비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겁니다. 마당에서 키울 경우 주인의 눈을 피해 누군지 모를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가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나 저 이유는 아주 사소한 이유입니다. 굳이 저 이유 때문이라면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흔히 생리라고 이야기하는 암컷의 발정기 때 분비물도 경험한 분이라면 아실테지만 뒷처리하기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개용 속옷도 있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냥 둬 보면 알지만 흘러나오는 분비물의 대부분은 개가 스스로 해결을 합니다.

 

개에게 중성화 수술을 권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특히 암컷에게 많이 권합니다. 자궁과 유두 기관 때문인데요, 본래 새끼를 갖도록 되어있는 기관들이 새끼를 갖지 않을 때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새끼를 갖지 않았는데도 유두가 발달해 부풀며 염증이 생긴다거나, 자궁에 염증이 생겨 자궁축농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유두 계열 질병은 개가 완전히 성숙하기 전에 수술을 하면 예방효과가 매우 커, 대부분 첫 가임기간 이전에 수술을 권하고 있습니다.

 

수컷의 중성화 수술은 질병적인 문제보다는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장합니다. 발정한 암컷을 찾아 갑자기 가출을 하거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여기저기 소변을 보거나 하는 행동을 막기 위해서지요. 발정했을 때 지나가는 개나 사람을 덮쳐 마운팅을 하는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개가 수캐로서 본능(?)을 갖기 이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해 6개월령 이전에 수술을 권합니다.

 

 

6개월 이전을 권하지만 저희 개님은 두 살이 되기 조금 전에 수술을 했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gna.com 제공
6개월 이전을 권하지만 저희 개님은 두 살이 되기 조금 전에 수술을 했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gna.com 제공

 

 

● 중성화 수술은 완전 무결한 수술일까

 

질병 예방 차원에서, 행동 교정 측면에서 중성화 수술을 권장하지만 솔직히 이 수술이 완전무결한 수술은 아닙니다. 동물의 본능을 억지로 제거하는 건데 완벽할 수 없지요. 수술 자체가 잘못돼 생기는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부작용은 분명 있습니다.

 

일단, 수술을 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사람의 경우 정관을 묶거나 난관을 묶는 수술이어서 원한다면 묶은 것을 풀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지만 개는 해당 기관을 외과적 수술로 완전히 제거합니다. 수캐는 정소를, 암캐는 자궁과 난소를 적출합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개의 2세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1이라도 있다면 중성화 수술을 해서는 안됩니다.

 

중성화 수술을 받은 개들 중 많은 수가 식욕이 왕성해져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식욕이 왕성해집니다. 혹자는 ‘성욕, 식욕, 수면욕’이 있었는데 성욕이 사라지니 사라진 만큼 식욕과 수면욕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합니다. 알기 쉽고 명쾌한 설명이지요.

 

큰 수술을 받은 만큼 개의 성격이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이야 간단하다고 말을 하지만 엄밀히 말해 신체 기관 중 하나를 통째로 들어내는 수술입니다. 전신마취가 필수지요.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아는 사람조차 전신마취를 하는 큰 수술을 하고 나면 성격이 변한다고 하는데, 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 선택은 주인의 몫, 개는 감당할 뿐

 

이 모든 정보를 가진 채로 저희는 결정해야 했습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 중성화 수술을 언젠가는 해야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개님은 주중에는 도시개, 주말에는 시골개로 살아가는데, 주말에는 산과 들로 쏘다니며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이 때 언제 다른 수컷과 만나 새끼를 가질지 모른다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를 목줄을 메고 산책을 다녀도, 가임기에 들어선 저희 개님을 만난 주변 다른 개가 어떻게 반응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암컷으로 세상에 태어났는데, 새끼를 배고, 낳고 키우는 본능을 한 번은 만족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개님의 의사를 알 수 없으니 선택은 저희가 하지만 감당은 개님이 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오랜 회의 끝에 새끼를 낳지 않고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모 지인의 ‘진돗개 믹스가 유기견 중에서 가장 많다’는 말을 흘려듣기 어려웠습니다. 개님이 새끼를 갖도록 하고, 낳게 하는 것은 기꺼이 감당할 수 있었지만 모든 새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주인을 찾아주는 일은 그냥 생각을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새끼가 잘 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인들에게 매번 사진 보내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개님이 발정한 기간 동안 힘들어 하고, 수캐가 따라붙는 것을 몇 번 경험한 것도 중성화 수술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습니다. 산책을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개를 풀어 놓고 키우는 집의 수캐가 쫓아와 식은땀을 흘려본 적이 있습니다. 왕복 6차선의 큰 도로를 지나야만 저희 개님을 쫓아올 수 있었는데, 그 큰 도로조차 그 수캐에게는 위협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이웃 개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산책할 떄 목줄처럼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그러나 개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주인과 가족의 거주 방법,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제 경우는 단 하나의 사례일 뿐입니다.

 

도움 | 양대건 수의사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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