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맞이] 당신에게 딱 맞는 현대판 오곡밥 재료는?

2017.02.08 14:00

설 명절이 끝나고 연휴의 아쉬움도 사라질 무렵, 또다른 명절인 정월 대보름이 다가옵니다. 오는 11일이 바로 음력 정월대보름입니다.

 

음력 1월은 과거 한 해를 시작하던 시기라 그런지 유난히도 명절이 많은데요, 설과 달리 정월 대보름은 휴일도 아니고(!) 음력이라 놓치기 쉬워 일부러 기억하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일도 아니고, 1년의 행복을 기원하는 일이니 명절을 즐기는 것이 어떨까요? 출근하고 제일 먼저 보이는 상사 분께 ‘제 더위 감사히 팝니다’라고 더위 팔기도 해보시고요.

 

전통적인 명절답게 대보름에 즐기는 음식 역시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역시 오곡밥이지요. (뭘 짓든) 한 해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농사 지었던 곡식을 모두 넣어 짓는 풍습에서 유래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쌀, 보리, 조, 콩, 기장으로 짓습니다. 또 찰기가 있는 곡식으로만 짓기 때문에 찰밥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이 경우 찹쌀, 차수수, 차좁쌀, 붉은 팥, 검정콩을 넣기도 합니다.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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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현대에는 농사를 직접 짓는 사람보다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먹는 사람이 더 많아 오곡밥도 집집마다 취향에 맞춰 다르게 짓고 있습니다. 콩을 싫어하는 집에서는 콩을 빼고 밤이나 대추를 넣어 달달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당신에게 딱 맞는 현대판 오곡밥을 말이지요.

 

● 어린이: 달달한 밤과 대추로 입맛에 맞춘 오곡밥

 

여러 가지 곡식을 넣은 잡곡밥이 몸에 좋다고 하지만 잡곡밥에 거부감을 갖는 어린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유기 때 대부분 백미밥을 먼저 접한 영향이 있는 듯합니다. 잡곡은 대부분 백미에 비해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가 잘 안 되니까요. 요새 많이 섞어 먹는다는 흑미만 넣어도 잘 안 먹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백미밥과 다른 까칠까칠한 식감도 거부감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런 어린이들을 위해서 달달하고 부드러운 밤을 넣어서 오곡밥을 지어보세요. 밤은 비타민 A, 비타민 B1, B2, 비타민 C나 인, 칼륨 등 각종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환자나 어린 아이들에게 적합한 식재료입니다. 고소하고 달달하게 맛조차 좋습니다. 고소함을 배가하기 위해 잣이나 땅콩, 호두 같은 견과류를 넣어 부럼 재료를 한 번에 밥에 넣어도 맛있는데요, 다만 견과류는 종류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어린이의 건강에 맞춰 골라 넣어야 합니다.

 

● 다이어터: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으로 오곡밥을 만들자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을 추구하는 다이어터에게 오곡밥은 아주 좋은 다이어트 식단일 수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다이어트를 하는 한국인에게 첫 번째로 권장하는 음식이 잡곡밥입니다. 각종 영양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잡곡을 섞어 칼로리를 낮추면서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게 하기 위함이지요.

 

잡곡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흑미나 보리, 현미, 조, 수수, 율무 같은 토종 잡곡 외에도 병아리콩이나 렌틸콩, 퀴노아 같은 외국 잡곡도 많이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귀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식이섬유 함유량이 7~14%나 되고, 지방세포의 축적을 막는 효능이 있어서입니다. 귀리는 본래 우리나라에서 들보리라고 하며 피와 섞어 죽을 쑤어먹던 식재료였습니다. 쌀이나 보리만큼 친숙한 잡곡은 아니었지요.

 

서양에서는 매우 즐겨먹는 식재료입니다. ‘오트밀’이라는 음식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귀리의 껍질을 벗기고 볶은뒤 압착해 만든 식품입니다. 물에 풀어 죽으로 끓어 먹거나 우유에 말아 아침 대용으로 많이 먹습니다.

 

오트밀 형태가 아니더라도 귀리는 잡곡밥에 다른 곡물 넣어 먹듯이 한 줌넣어 잡곡 재료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처음에는 거친 식감이 거슬릴 수 있으나 곧 익숙해져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다만 다이어터들은 ‘부럼’을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부럼 재료인 견과류는 대표적인 고지방 식품입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딱 한 개만 더’라고 유혹에 넘어가기 쉽습니다. 한 줌 정도로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 식사가 아닌 간식으로: 고소하면서 달콤한 약식

 

굳이 잘 차린 밥상 위의 오곡밥이 아니더라도, 간식처럼 오곡밥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약식’ 형태로 오곡밥을 만드는 거지요. 약식은 찰기가 있는 쌀, 찹쌀로 밥을 짓고, 흑설탕과 간장, 계피 가루, 참기름으로 간을 해 만드는 간식입니다. 달고 짭잘한 음식, ‘단짠’의 정석같은 조합이지요. 들어가는 재로도 단촐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료는 찹쌀과 대추, 밤, 잣 입니다.

 

오곡밥을 먹고 부럽을 씹는 대보름이니 여기에 각종 잡곡을 곁들이는 것은 어떨까요? 어떤 음식이든 내가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음식이 최고일테니까요.

 

 

GIB 제공
GIB 제공

 

 

호두나 땅콩같은 부럼 재료도 듬뿍 쓰고, 찹쌀 뿐만 아니라 찰보리나 차수수, 차좁쌀, 콩, 팥 같은 각종 잡곡도 듬뿍 넣어서 만들면 더 고소하고 맛있는 약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완성한 약식은 차게 식힌 뒤 작게 잘라 간식처럼 한두 개씩 꺼내 먹으면 아주 일품입니다.

 

밤중에 폭죽놀이 가실 때 (쥐불놀이 대신해서 많이 하시지요?), 달 보러 가실 때 양쪽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출출할 때 하나는 꺼내 드시고 하나는 옆 사람에게 건네 나눔의 즐거움도 누려보세요.

 

도움 | 정혜정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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