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넘버3] 뇌진탕 위험있는 인기 스포츠 3가지

2017.02.05 13:30

뇌에 구조적 문제는 없는데 일시적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을 ‘뇌진탕’이라고 한다. 보통 머리에 충격이 왔을 때 발생하는데, 축구 같은 스포츠 활동에서도 뇌진탕이 올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 유소년 축구에서 헤딩 금지…뇌진탕 위험 사각지대

 

알다시피 축구는 손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하는 운동이다. 특히 공중에 높이 든 공을 차지하기 위해 신체 부위 중 가장 높은 곳인 ‘머리’를 자주 쓰기 마련이다. 스페인 프리메가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헤딩 골이 차지하는 비율은 15~20%나 된다.

 

하지만 축구에서 헤딩이 전술적으로 그만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유소년 축구에서 헤딩을 금지하는 규정을 만드는 곳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은 2015년 10세 이하 유소년은 헤딩을 금지하고, 11~13세는 헤딩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유럽 리그에서는 아직까지 제한은 없지만 곧 안전을 위한 규정을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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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축구연맹이 유소년 축구 선수의 헤딩을 제한하는 이유는 여러 연구에서 ‘뇌진탕’의 위험을 경고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경학저널(NeurologyⓇ) 2월 1일자에 발표된 논문 역시 그 일환이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마이클 립톤 교수팀이 성인 아마추어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설문을 받아 분석했다.

 

뇌진탕은 생각보다 쉽게 일어난다. 몸싸움 중에 부딪히거나 넘어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았을 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지만 단단한 축구공을 ‘헤딩’할 때도 충격이 누적돼 뇌진탕이 발생한다. 립톤 교수팀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헤딩을 한 뒤 두통이나 통증, 현기증을 비롯해 머리가 멍해지거나 호흡이 어려워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 흔히 이 증상이 경기 중 체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립톤 교수는 이런 증상이 체력 문제가 아닌 뇌진탕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립톤 교수는 “많은 선수들이 게임 중 두통, 혼란, 어지러움과 같은 고전적인 뇌진탕 증세를 경험한다”며 “한 번 증상이 발생한 환자는 두 번째 뇌진탕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한동안 헤딩처럼 머리에 충격이 갈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건강 걱정에 34억 원을 포기한 미식 축구 선수

 

오는 5일 (한국시각 6일 오전 8시 30분)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 슈퍼볼이 열린다. 단 한 번의 승부로 승자가 갈리는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면서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만큼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방송을 시청한다. 경제적인 규모로 슈퍼볼과 겨룰 수 있는 스포츠 경기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뿐이라고 할 정도. 따라서 실력 있는 미식축구 선수들의 몸값 역시 어마어마하다. 탑급 쿼터백은 연봉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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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계에서도 건강이 염려돼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2015년 당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소속이었던 크리스 볼랜드다. 볼랜드는 당시 건강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었다며, 미식축구 선수들이 뇌진탕 위험이 높다는 연구에 대해 언급했다.

 

얼핏 들으면 지나치게 예민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지한 이야기다. 미식축구는 충돌이 많은 스포츠다. 보호구를 한다 한들 충격이 몸에 아예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컨커션(우리나라에는 ‘게임 체인저’라는 제목으로 들어왔다)’은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의학적 문제를 발견하고 싸웠던 한 의사의 실화를 담은 영화다. 여기서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가 바로 ‘뇌진탕’이다.

 

2012년 미국 미식축구 역사상 최고의 라인 배커(미식 축구에서 가장 뒤쪽에서 수비하는 포지션)라고 평가받는 ‘주니어 서’가 자택에서 가슴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결론났는데, 이 때 서가 우울증에 빠진 이유로 뇌 질환이 꼽히고 있다. 서는 약 20년 동안 미식축구 선수로 생활했는데, 수많은 경기에서 누적된 두뇌 충격으로 뇌 손상을 받았다. 1980년대 선수로 뛰었던 브렌트 보이드는 나이가 든 뒤 치매 증세에 시달리며, 이것이 뇌진탕 후유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에서는 선수 교육과 포스터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뇌진탕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4000만 달러에 달하는 뇌 질환 연구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뇌진탕 판정을 두 번 받은 선수는 재계약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미식축구계가 얼마나 주의를 기울일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몸싸움, 헤드샷…예상치 못한 야구계 뇌진탕

 

스포츠에서 뇌진탕이 일어나는 경우는 적지 않다. 몸과 몸이 맞붙는 격투기 종목에서는 머리 공격을 엄격히 제한한다. 몸과 몸이 맞붙지 않는 스포츠라도 뇌진탕의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 ‘야구’도 마찬가지다.

 

2014년부터 프로야구에는 새로운 규칙이 생겼다. 일명 ‘헤드샷’ 룰. 투수가 직구로 던진 공이 타자의 머리를 향하고, 타자가 실제로 머리에 맞는다면 경기에서 퇴장당하는 규칙이다. 2013년 배영섭(타자) 선수가 머리에 공을 맞아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간 것이 계기가 됐다. 천만 다행으로 배영섭 선수는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고, CT 촬영에서도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기 중 뇌진탕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타자가 친 공에 직접 머리를 맞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퓨처스 리그에서 LG 트윈스 김광삼 선수가 두개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선수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자칫했으면 생명에 위협이 되는 부상이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MLB)에서는 투수용 헬멧도 허용하는데, 사실상 투수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머리에 상대적으로 무거운 모자가 얹혀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홈 블로킹 금지 규칙도 뇌진탕을 비롯한 다른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신설됐다. 포수가 수비를 하는 홈베이스에서는 주자가 홈에 들어오지 못하게 포수가 가로 막는 일 (블로킹)이 심했다. 전속력으로 달려 들어오는 주자와 막아서는 포수가 정면충돌했을 때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나 상상 가능하다. 2012년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포수 강민호 선수가 홈에서 충돌해 병원에서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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