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귀신의 재구성

2017.02.02 10:00

 

 

 

 

 

 

 

 

 

 

 

 

 

 

 

 


“형체가 없는 검은 그림자가 우리 앞을 지나갔어요!” “친구들과 찍은 사진에 귀신이 찍혔습니다.”
머리카락이 쭈뼛댈 정도로 오싹했던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러나 어떤 무늬를 보고 특정한 형체를 떠올리는 현상은 단순한 착시일 뿐입니다.


착시를 만들어낸 범인은 인간의 뇌입니다. 뇌는 눈에 보이는 사물이 불완전하더라도 그 사물을 온전히 인식하려는 보정능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귀신의 얼굴을 봅니다. 눈앞의 대상이 나를 해칠 것인지 아닌지를 신속하게 판단하려고 인류의 뇌가 얼굴에 더 많은 신경을 쓰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입니다.


얼굴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모양을 보면 뇌의 내측두엽에서 바로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측두엽에 문제가 있는 간질 환자는 이럴 때 귀신을 봤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소설 ‘죄와 벌’로 유명한 러시아 소설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측두엽 간질 환자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세밀한 묘사와 직관적인 이야기 구조는 그가 초자연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환각에 빠지거나 영적인 체험을 한 사람은 뇌의 측두엽에서 발생하는 뇌파에 변화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착시로 보게 된 귀신이 움직이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보통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밤중에 홀로 숲 속에서 어렴풋하게 움직이는 형체를 본 경우가 많습니다.


어두컴컴하고 기하학적 패턴으로 가득한 공간을 공포심을 갖고 귀신의 전형적인 모습과 비슷한 특정 패턴을 의식하며 쳐다본다면 뇌는 실제로 숲 속에 무엇이 있는 양 상황을 재구성합니다.


실제 그 형상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무언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흔히 ‘도깨비불’이라 불리는 현상도 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깜깜한 방에서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희미한 불빛 하나를 켜놓자. 그리고 멀리 떨어져 그 불빛을 응시하자. 시간이 지나면 작은 불빛이 공중에 뜬 채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간단한 실험으로 어두운 곳에서 움직이는 도깨비불을 증명해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불빛이 움직인 것은 아니라 안구의 불규칙한 운동 때문에 생긴 현상이죠.


“왼쪽 원만 돌고 오른쪽 원은 멈춘 것 같지 않나요?”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처음에는 모든 원이 다른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였다고 하더라도 왼쪽 원만 돈다고 말할 겁니다.


안구의 자동운동은 실제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의 정보에 민감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누가 먼저 말하면 옆에서도 동조하게 되죠.


귀신이 출몰하기로 유명한 지역의 공통점 1. 조명이 어둡다. 2. 공간이 비교적 좁다. 3. 자기장의 변화가 심하다. - 영국 허트퍼드셔대 심리학과 리처드 와이즈먼 교수
이는 자기장의 변화가 뇌에 전기적 자극의 변화를 일으켜 이상한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한 연구입니다.


물체의 선명도도 착시에 영향을 줍니다. 미국 버크넬대 심리학과 아더 사피로 교수는 같은 물체라도 색이 선명할 땐 움직임이 없다가 색이 흐릿해지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자극원리를 제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사람이 귀신을 봤다는 ‘실화’는 뇌의 장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귀신 착시는 생존에 아주 유용한 정보처리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과학에서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이 진화를 거듭하더라도 뇌는 이와 같은 인지행동 패턴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 참고: 과학동아 2007년 07월호 ‘거짓인 줄 알면서도 귀신을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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