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으로 한복 입히고 싶은데, 세탁이 걱정입니다

2017.01.28 09:00



안녕하세요? 저는 5살, 3살 아들 둘을 둔 워킹맘 입니다. 운이 좋게 아들만 둘이어서, 아이 옷을 물려 입히며 키우고 있는데요. 어린이집 행사 때문에 가져간 큰 아이 한복이 크레파스며, 케익이며, 오렌지 쥬스며 잔뜩 묻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색깔도 연한 핑크색이라, ㅜㅜ 얼룩이 남을까 걱정됩니다. 저 이거 둘째까지 입히려고 비싸지만 큰 맘 먹고 샀거든요. 좋은 거 사서 오래 입히고 싶었는데… 제가 실수한 걸까요?


명절을 앞두고 가족을 만날 생각에 (여러가지 의미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분들 많으시지요? 그런 분들게 새해를 맞아 ‘설빔’을 마련하는 걸 추천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든든한 갑옷(=새옷)으로 무장하면 기분도 달라질 테니까요.

 

설빔을 장만하면 기분 좋은 것은 어른 뿐만이 아닙니다. 아이들도 좋아하지요. 특히 명절이라면 어른이 돼서는 쉽게 도전하기 힘든 한복을 많이 입혀줍니다. 그런데 사연에서도 나오다시피, 한복은 아이들에게 그다지 권해주고 싶은 의상은 아니긴합니다.

 

GIB 제공
GIB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한복을 입은 것을 보면 참 예쁩니다. 색상도 어른들은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알록달록한 원색을 입어도 예쁘고, 아련한 파스텔톤의 한복을 입어도 예쁩니다. 다만 입고 벗는 과정이 익숙한 일반 옷에 비해 어렵습니다. 펄럭거리는 옷자락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고름이 옷을 입는 아이들을 괴롭힙니다. 매듭이 풀려서 단정하지 못한 차림새가 되면 또 부모님께 혼납니다. 동정에 다는 빳빳한 깃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명절에 한복을 입히느냐, 마느냐는 언제나 부모를 고민하게 만드는 명제일겁니다. 자주 입지도 않는 옷을 비싸게 주고 사느냐(대부분 옷감이 실크라며 가격이 비삽니다!) 마느냐의 갈래부터 시작해서 매번 드라이크리닝을 해야 할 텐데 세탁비는 어떻게 감당할지도 고민입니다. 적어도 세탁 걱정이라도 안하고 싶은데, 한복은 편하게 그냥 물 빨래 하면 안되는 걸까요?

 

☞ 답: 원 재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복이 일상복이 아닌 특수복이 되면서 옷감도 비싼 재료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크(견, 비단, 명주 등으로 불립니다)를 많이 사용하지요. 실크는 누에 고치에서 뽑는 섬유로 만드는 천입니다. 부드럽고, 광택이 아름다운 최고급 소재지요. 당연히 가격도 비쌉니다.

 

다만 생물이 만들어내는 단백질 기반의 섬유기 때문에 세탁에 ‘매우’ 약합니다. 피브로인이라는 단백질로 만들어지는데, 물 세탁을 할 경우 표면을 코팅하고 있던 단백질이 떨어져 나가며 광택을 잃습니다.

 

게다가 섬유가 손상이 돼 본래 형태를 잃어 옷감이 쭈글쭈글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드라이크리닝이 손상이 적긴 하지만 이 역시 반복을 하면 본래의 광택을 잃어버립니다. 솔직히 말해서 실크로 만든 의상은 최대한 세탁을 하지 않는 것이 답이긴 합니다.

 

정말 세탁을 하지 않는 옷인지는 신사임당의 에피소드가 이야기해줄 듯하네요. 얼룩진 치마폭에 얼룩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치마를 버리지 않도록 했다는 에피소드, 다들 기억하시지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치마를 빨면 되지 왜 그런가, 생각을 했는데 아마 그 치마가 비단 치마였던 모양입니다.

 

따라서 기술이 발달한 최근에는 비단과 비슷한 광택을 내는 다른 섬유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물성 원료에서 섬유를 만들거나 석유화학을 이용해 뽑아내는 섬유로 만듭니다. 인견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섬유지요. 이들 섬유는 실크와 비슷한 광택을 가지고 있는데다, 가격도 실크보다 저렴합니다. 무엇보다 실크보다 세탁이 쉽습니다!(중요) 인견의 경우 찬 물에 물세탁이 가능합니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역시 물세탁이 가능합니다. 다만 폴리에스테르의 경우 옷감을 어떻게 구성했느냐에 따라서 세탁 후 다림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딩 점퍼의 겉감은 다림질이 필요없어서 물세탁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실크처럼 광택을 내도록 얇게 만들었다면 세탁 과정에서 쉽게 구겨집니다. 고열에 쉽게 녹아버리기 때문에 세탁 후에 다릴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복은 각이 생명이잖아요.  

 

아이들이 이렇게 얌전하게 놀거라고 생각하신 것은… 설마 아니시죠? - GIB 제공
아이들이 이렇게 얌전하게 놀거라고 생각하신 것은… 설마 아니시죠? - GIB 제공

 

최근에는 생활한복 붐이 불면서 세탁이 편한 다양한 원단으로 한복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다림질도 쉽고 세탁도 쉬운 면을 이용하기도 하고, 살랑살랑거리는 느낌을 내기 위해 린넨 같은 식물성 섬유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입는 방법도 쉬워졌지요. 고름 대신에 단추나 벨크로(=찍찍이)를 쓰고요. 활동량도 많고 실수도 많은 아이들에게 굳이 실크를 입힐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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