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진, ‘양산단층’ 때문아니다 …동남권 지역, 또 다른 지진 대비해야

2017.01.24 18:41

 

경주 일대의단층 위치를 나타낸 그래프. 양산단층과 무명단층의 모습이 보인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경주 일대의단층 위치를 나타낸 그래프. 양산단층과 무명단층의 모습이 보인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1분 요약>

 

1. 지난해 9월 일어난 경주 지진 여파로 인한 대형 지진이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2. 경주 지진은 당초 ‘양산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조사 결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無名)의 단층에서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3. 경주 일대에는 과거 지진 발생 이력이 있는 4기 단층이 얽혀 있어, 지난해 경주 지진과 무관한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은 24일 포항 지질연 분원에서 ‘동남권 지진·단층 연구사업 계획 발표회’를 갖고 경주 지진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질연은 경주 지진 분석을 위해 지난해 지진 이후 현재까지 경주 지역 현장 지질조사를 실시해 왔고, 이번에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질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 여파는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있는 듯 합니다. 지질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일어난 5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을 지층이 안정화 되어 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주 지진을 계기로 또 다른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경주 지진 여파, 이제 끝물

  

지질연은 현재 경주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여진이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선창국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간혹 규모 3.0이 넘는 지진도 일어나고 있지만 빈도는 명백하게 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경주 지진으로 생긴 에너지의 95%가 여진으로 이미 방출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이 지역에서 규모 5.0에 육박하는 지진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증거로 지질연 측은 그간의 경주 지진 발생 빈도 조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경주 지진이 발생한 작년 9월 12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여진 발생 빈도를 모두 종합해 결론을 내린 겁니다. 여진의 강도와 규모 모두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질연은 경주 지진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봤습니다. 유명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으킨 지진입니다. 이 지진으로 일본 동쪽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생겼고, 우리나라 동남권 지역도 접혀 있던 땅이 펴지며 지진이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기사 링크]

 

●경주 지진 발생지는 알려지지 않은 무명단층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을 종합한 그래픽. 양산단층보다 바로 옆 ‘무명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을 종합한 그래픽. 양산단층보다 바로 옆 ‘무명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질연은 조사 결과 9월 경주 지진은 흔히 지진의 원인으로 알려졌던 ‘양산단층’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무명(이름없는)의 단층이라고 잠정 결론지었습니다. 이 단층의 존재는 국내 지진학계에 알려져 있지만 정밀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하네요. 일부 학자들은 덕천단층 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공식명칭이 정해진 바 없어 지질연은 무명단층 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지진 발생 초기에는 지진파의 발생 위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발표합니다. 따라서 당시에는 기상청이나 지질연 모두 ‘양산단층, 혹은 그 지류로 보인다’고만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간 수백 차례의 여진 발생 자료를 모두 모아 보니 정확한 지진의 발생 위치를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답니다.

 

선 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진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무명단층을 중심으로 지표검사와 탄성파 탐사를 시행했다”면서 “그 결과 단층이 지표 위로 드러난 ‘노두’ 7곳을 발견하는 등 성과를 올렸으며, 추가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탄성파 검사는 기계로 지표면을 두드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충격파를 분석하는 지질 조사 방법입니다. 음파 분석을 통해 땅속을 엿보는 일종의 ‘비파괴 검사’랍니다.

 

●아직 부족한 지진 연구…조기경보 체제 구축에 올해 30억 원 투자

 

지질연 연구진은 경주 지진의 여파는 대부분 해소되고 있으나, 경주 지역이 국내 여건에선 지진에 취약하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습니다. 경주 지진은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인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향후 국내 대형단층대 인근에 신규 지진계를 확충하고, 한국형 지진 조기경보 체계를 개발하는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연구진은 특히 지진 조기 경보 체계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올해 3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박정호 지질연 지진연구센터장은 “속도가 빠른 P파를 먼저 확인하는 예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조기경보용 데이터를 별도로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 본부장은 “한반도 동남쪽 일대는 신생대 이후 (260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 소위 ‘4기 단층’이 많아 또 다른 지진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동남권 일대에 대한 지질조사, 탄성파 탐사 심도 확대 등 지속적인 지진·단층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고 대비하면 이미 늦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생각되는, 경주를 포함한 동남권 일대의 지질과 단층 조사는 하루속히 시행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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