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미세먼지, 봄철보다 초미세먼지 비중 높아”

2017년 01월 10일 07:00
9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하늘.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9시∼오후 3시에 ‘나쁨’ 수준이었다. - 동아일보 제공
9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하늘.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9시∼오후 3시에 ‘나쁨’ 수준이었다. - 동아일보 제공

올겨울 들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빈도가 늘고 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겨울 미세먼지는 황사가 몰려드는 봄보다 더 위협적이다. 인체 깊숙이 파고드는 초미세먼지의 비중이 봄보다 높은 데다 지표면에 더 가까이, 더 오래 머문다. 겨울에 오히려 미세먼지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겨울철 미세먼지는 세포막에 걸러지지 않고 인체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지름 2.5μm(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 비중이 봄철보다 높다.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중 PM2.5의 비중은 최대 90%까지도 치솟는다.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연구관은 “PM2.5는 비산먼지나 황사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오염물질 때문에 생기는 미세먼지인데 겨울에는 난방 등으로 그 비중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7일 사이 발령된 미세먼지 주의보 58건 중 40건이 PM2.5에 대한 주의보였다. 반면 봄철인 지난해 5월 1일부터 6월 7일 사이 발령된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 61건 중에서는 단 1건만이 PM2.5에 대한 주의보였다.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해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3)도 봄에는 금방 휘발돼 날아가지만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로 존재한다. 같은 양의 배기가스가 배출돼도 겨울에는 초미세먼지가 더 잘 생성된다는 뜻이다. 다만 미세먼지의 성분에 따른 유해성 차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겨울에는 한반도에 자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하강 기류가 생겨 미세먼지를 아래로 내려 보낸다. 그런데 지표면에 부는 바람은 줄어들어 미세먼지가 지표면에 더 오래 머문다. 지표면부터 일정 고도까지의 대기 중 물질이 활발하게 섞이는 ‘대기 경계층(혼합층)’이 지표면에서 불과 수십 m 높이에 형성된다. 늦은 봄에 비해 미세먼지가 떠다니는 대기층의 두께가 3분의 1 수준으로 압축된 채로 지표면에 내려앉는 셈이다.
 

기온도 지표면에서 멀어질수록 낮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겨울철에는 반대로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역전층 현상’이 일어나 대기가 잘 순환하지 못한다. 무겁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고, 가볍고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자연스러운 대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시간에 따라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고농도 미세먼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겨울에 한반도 대기가 정체되는 바람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평소 30~40%에서 최대 70%까지 높아진다. 안 연구관은 “난방 사용이 늘어나는 11월부터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무더기로 유입된다”고 말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국립환경과학원이 이끄는 ‘한미 공동 대기 질 연구(KORUS-AQ)’의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봄철 미세먼지는 서해안 화력발전소, 수도권 자동차 배기가스 등 국내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겨울철 미세먼지는 중국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중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 대응을 위해 단일 사업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NASA의 연구용 비행기 ‘DC-8’과 유사한 항공 장비를 갖추고 이르면 2018년부터 겨울철 미세먼지도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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