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00 여행-6] 강릉 이색카페 1편- 한옥 갤러리 카페, 교동899와 눈 맞다!

2017년 01월 05일 14:00

◉ 고백 타임 006 :“고백을 하면, 내가 반한 카페는 커피거리에 없다”  


강릉에 카페가 300곳이 훌쩍 넘는다는 얘긴 들었지만 곳곳을 다니다 보면 정말 카페가 많다는 걸 느껴.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카페가 있는 안목 커피거리를 비롯해서 동네 구석구석에도 카페들이 참 많더라고. 그러다 발견한 카페들이 있어. 바다 전망은 아니지만 눈이 호강하는 카페들이지. 내 마음을 사로잡은 카페들을 고하려 해.

 


✔ 교동899 여행 포인트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 교동899에서 발견한 세 가지를 고한다!


교동899를 찾은 날은 눈이 오는 날이었다. 길가에 있어 찾기는 쉽다. 다만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 있을 법한 카페가 길가에 있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그 이유를 고하고자 한다.

 

교동 899. 여름 정원 풍경이 아름답다지만, 하얀 도화지가 된 정원도 운치 있다. - 고기은 제공
교동 899. 여름 정원 풍경이 아름답다지만, 하얀 도화지가 된 정원도 운치 있다. - 고기은 제공

#1. 도심 속 한옥 카페


교동899. 카페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옛집 그대로를 살린 것처럼, 카페 이름 역시 옛 지번 주소인 교동899를 그대로 쓴 것이다. 교동899는 2012년 5월 문을 열었다. 주인 부부는 이곳에 자리한 한옥을 보자마자 다음 날 바로 계약했다고 한다. 카페 곳곳에 부부의 손때가 묻어 있다. 대문 하나도 손수 디자인하는 등 1년여간의 공사 끝에 지금의 교동899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기와, 서까래, 구들장까지 최대한 한옥 자재를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했다는 부부.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한옥 자재를 그대로 살리고자 한 주인 부부. 그들의 노력이 곳곳에 묻어나는 카페다. - 고기은 제공
한옥 자재를 그대로 살리고자 한 주인 부부. 그들의 노력이 곳곳에 묻어나는 카페다. - 고기은 제공

미술을 전공한 주인 부부는 원래 이곳을 작업실 겸 수업공간으로 사용하려고 했었다. 김종애 대표는 카페를 열기 이전에도 오랫동안 커피를 좋아해서 원두를 직접 사다가 수강생들에게 커피를 내려주곤 했다고 한다. 이곳에 작업실을 열면서 원두 가격의 부담을 덜고자 작은 공간을 할애해 카페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중에 카페를 좀 더 확장할 땐 대대적인 공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에 전체를 카페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창밖을 내다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곳, 교동899.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 고기은 제공
창밖을 내다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곳, 교동899.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 고기은 제공

주객이 전도된 셈이라고 말하는 김종애 대표. 하지만 이곳이 카페여서 좋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옛집의 모습과 포근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도심 속 힐링 공간이 되어주는 교동899.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이자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안식처로 마음에 자리 잡는다.

 


#2. 보통 사람들의 보통이 아닌 작품을 만나게 되는 갤러리 카페 


교동899에 올 땐 시간을 넉넉히 챙겨오는 게 좋다. 커피만 마시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연히 들어왔다가도 금세 나가긴 힘들다. 필자 역시 그랬다. 카페 곳곳에 장식된 뜨개질 작품들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카페에선 뜨개질 소품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갤러리 카페다.

 

11월부터 시작된 뜨개질 소품전. 따뜻한 겨울을 선물 받는다. - 고기은 제공
11월부터 시작된 뜨개질 소품전. 따뜻한 겨울을 선물 받는다. - 고기은 제공

갤러리 카페라고 하면 흔히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교동899는 그렇지 않다. 그림 전시회는 물론 뜨개질, 자수, 캘리그라피, 사진, 유리공예 등의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를 하는 사람도 대부분 보통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품을 보면 보통의 내공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뜨개질 소품전의 작가는 주부들이다. 어느 날 카페 손님으로 찾아왔던 그녀들의 뜨개질 작품에 반해 전시회를 권하게 됐다는 김종애 대표. 집에만 있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뜨개질 작품 하나하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읽힌다. - 고기은 제공
뜨개질 작품 하나하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읽힌다. - 고기은 제공

뜨개질 소품전은 11월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에 더해 포근함까지 선사하는 작품들. ‘내가 전시회를 열어도 될 자격이 되나?’ 했던 그녀들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한 김종애 대표의 마음 역시도 아름답다. 전시회를 열면서 그녀들의 삶도 달라졌다. 원데이클래스로 사람들을 가르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담 없이 전시회를 열 수 있고, 부담 없이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 교동899. - 고기은 제공
부담 없이 전시회를 열 수 있고, 부담 없이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 교동899. - 고기은 제공

김종애 대표는 갤러리 카페를 열면서부터 신진작가를 위주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전문가만을 위한 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작품을 갖고 있으면 전시회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곳의 콘셉트와 맞는지도 본다. 전시회가 결정되면 작품을 하나하나 어디에 배치할지 고민하는 것부터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작품을 관리하는 일까지 모두 그녀의 몫이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도 크다고 말하는 김종애 대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도 다시 보는 그녀의 안목과 숨은 노력이 어쩌면 이곳의 전시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는 이유이자 사랑을 받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다음 전시회는 어떤 전시회일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3. 커피는 물론, 직접 담근 과일차, 수제치즈케이크도 굿!


얼른 봄이 되면 좋겠다고 말하는 김종애 대표. 하지만 필자는 어쩐지 이곳의 겨울이 좋다.


커피 한 잔도 겨울이라 더 따뜻함을 주고, 직접 담근 레몬차도 겨울이라 더 향긋한지도 모른다. 난로 위에서 구워지는 고구마도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그림이기에 교동899의 겨울이 좋다.

 

은은한 커피향, 향긋한 레몬차, 그리고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군고구마. - 고기은 제공
은은한 커피향, 향긋한 레몬차, 그리고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군고구마. - 고기은 제공

이곳을 자꾸 찾고 싶은 이유 하나 더. 수제치즈케이크의 맛을 잊을 수 없어서다. 기존에 먹었던 치즈케이크들은 빵 위에 얇게 치즈가 얹어져 있었으나 이곳은 거꾸로 빵의 두께만큼이 크림치즈다. 제대로 수제치즈케이크다. 부드럽고 진한 맛에 한 번 매료되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오래오래 그 맛을, 그 자리를 지켜주면 좋겠다.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 교동899표 수제치즈케이크. - 고기은 제공
한 번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맛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 교동899표 수제치즈케이크. - 고기은 제공

고100 여행 정보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임영로 223 (교동 899)
-운영시간 : 동절기 아침 10시 30분 ~ 저녁 8시
-문의 전화 : 033-641-3185
-전시회 일정 : 뜨개질 소품전 (~1월 둘째주까지)
*다음 전시회는 김영훈 판화전이 예정 돼 있다.
-주요 메뉴 : 아메리카노 4,000원, 핸드드립 5,000원~ , 레몬차 4,500원, 수제치즈케이크 4,500원, 단팥죽 6,000원, 인절미 6,000원 등
 

 

✔ 교동899 여행 후기 한마디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 고100 여행 : 고백한다. 여행을 좋아하면서 정작 고향엔 무심했음을. 그래서 고100한다. 고향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도 100곳(갈 곳, 먹을 곳, 즐길 곳, 잘 곳 등등)을 고(Go)해서 고(告)하겠다.   


※ 필자 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만에 고향 강릉으로 돌아와 강원도 구석구석을 여행 중이다. 최근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뷰레이크 타임>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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