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車] 내수절벽·폭스바겐 퇴출…위기속 '선방·약진'

2016.12.27 18:00

 

(서울=포커스뉴스) 자동차 업계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니로, 그랜저, 말리부, QM6, E클래스 등 어느 때보다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신차들이 시장에 쏟아졌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신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업체들의 사정이 반영된 것이기도 했다.

국산차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노조의 장기 파업, 지진·태풍 피해 등 갖은 풍파를 겪어야 했다. 수입차 역시 폭스바겐발 디젤 스캔들에 시장 전체 판도가 바뀌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개소세 인하 종료·노조 장기 파업…내수 '판매절벽'

지나치게 달콤한 과실을 맛봤던 탓일까. 1996년 이후 19년 만에 최다 판매를 거뒀던 지난해(158만대)와 비교해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내수 시장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상반기는 아이오닉, 니로, SM6 등 잇단 신차 출시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 힘입어 판매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 정책 종료와 함께 하반기 ‘내수절벽’이 현실화됐다. 7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5%나 뚝 떨어지더니 부진은 계절적 비성수기와 맞물려 8월(10.6%↓), 9월(13.2%↓), 10월(13.3%↓)까지 4개월 간 지속됐다. 

 

더욱이 이 기간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한국GM 노조 등이 크고 작은 파업을 벌이고, 지진·태풍 피해로 공장 가동까지 일시 중단되면서 생산 차질까지 빚게 됐다. 업계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할인공세를 펼치며 11월 힘겹게 내수 반전을 이뤘지만, 올 내수 판매량은 154만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기아차 주춤…한국GM·르노삼성 판매 날개

업계 전반적으로는 먹구름이 짙었지만, 업체별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현대·기아차는 노조의 장기 파업과 태풍·지진 피해에 따른 생산차질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노조의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거부 등으로 14만2000여대, 3조1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기아차 역시 23차례 파업으로 11만3000여대, 2조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10월에는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처음 월간 내수 점유율이 60%를 밑돌기도 했다.

반면 전략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르노삼성·한국GM은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상반기 SM6, 하반기 QM6가 안착한 르노삼성은 연간 내수 판매 목표 10만대를 목전에 뒀고,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을 39%나 늘렸다. 말리부, 스파크, 아베오, 트랙스 등 주력 차종의 신형 모델을 잇달아 내놓은 한국GM도 내수시장에서 11개월 간 16만대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비해 15.6%나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출시 23개월 만에 내수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티볼리 브랜드가 건재한 쌍용차도 내수절벽 속에서 판매 증가세(5.1%↑)를 이어갔다.

그랜저 IG 발표하는 양웅철 부회장
◆현대차 구세주로 등장…신형 그랜저 돌풍

난세에 영웅이 나오기 마련이다. 신형 그랜저(IG)는 화려한 왕의 귀환을 보여줬다. 내수 부진 속 11월 조기 등판한 그랜저는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위기의 현대차를 떠받쳤다.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5963대 계약으로 역대 사전계약 첫날 최대 실적 기록을 세우더니 11월 한 달 간 4606대가 판매돼 기아차 K7를 밀어내고 그랜저가 ‘국내 준대형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현대·기아차 역시 그랜저 돌풍에 힘입어 11월 무너졌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다시 60%대로 회복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내년 내수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잡는 등 신형 그랜저를 앞세워 판매 반전을 노리고 있다.

환경부 종합감사 답변하는 요하네스 타머 사장
◆'인증취소·판매정지'…폭스바겐 시장퇴출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은 충격적인 결말을 맺었다. 환경부는 별다른 리콜계획이나 보상안을 마련치 않아 고객들의 공분을 샀던 폭스바겐 스캔들에 철퇴를 들었다. 

 

8월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 32개차종, 80개 모델에 대해 인증취소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 결과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 2개 차종(투아렉, CC TSI)만 판매가 가능하게 됐고, 이마저도 지난달에는 재고물량까지 소진되며 판매량 '0'을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수입차 시장 전체에도 후폭풍이 거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6.5% 줄어든 20만5162대에 그치며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디젤차는 같은 기간 19.3%나 판매량이 급감했다. 한편 폭스바겐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인증취소된 12만6000대에 대한 리콜 적정성 여부 검증 작업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쉐, 닛산, BMW까지 일부 차종의 인증서류 조작이 확인되면서 사태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벤츠 E-Class
◆벤츠 E클래스 돌풍…BMW 누르고 수입차 1위 등극 

수입차 판매순위 탑5를 다투던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경쟁 이탈은 시장 전체 판도를 바꿔놓았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가 승승장구했다. 벤츠는 같은 독일산 브랜드인 BMW를 제치고 2007년 이후 9년 만에 수입차 1위 타이틀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경쟁사 BMW의 주력모델인 5시리즈의 출시가 내년 초로 미뤄진 가운데 벤츠는 E클래스를 앞세워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전체를 장악해나갔다. SUV 판매량까지 2배 이상 늘린 벤츠는 수입차 업계 최초 연 5만대 판매 시대를 열기도 했다.

한편 친환경차 라인업을 앞세운 일본산 브랜드들의 약진도 주목할 만했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5개사는 모두 지난해에 비해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 점유율에서도 일본산 브랜드들은 15%까지 비중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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