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빅데이터로 ‘독감 유행’ 미리 잡는다

2016.12.22 00:00

올해 겨울 방학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될 듯 합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한참 유행하고 있는 독감 때문입니다. 작은 교실에 밀집해 수업을 받는 학교 현장에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가 돌면 빠르게 유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미리 파악하고 독감에 걸린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미래창조과학학부(장관 최양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와 협력해 ‘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발병 조기 파악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감염병과 빅데이터라니 뭔가 지금까지 체계와는 다르리라는 기대감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감염병 감시 체계는 병원이나 의원의 신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의사가 독감 증상이 있는 환자를 만나 진단을 하면 질병관리본부나 관할 보건소로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감염병 제1군~제4군에 해당하는 56종 질병(콜레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A형 간염, 디프테리아, 홍역, 볼거리 등)은 지체없이, 인플루엔자와 제5군 및 지정감염병 24종(C형 간염, 수족구병,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증 등)은 주간 단위로 신고하는 겁니다. 즉 독감 환자가 발생하면 보건당국에 신고하기까지 최대 1주일이 걸리는 거지요. 그동안 환자가 얼마나 주변과 접촉하게 되는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발병 조기 파악 시스템은 의사의 신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에 기록되는 실시간 처방 내역을 분석해 감염병 발생을 조기에 포착하는 겁니다.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은 의약품을 처방할 때 환자의 과거와 현재 처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로 2010년부터 운영돼 왔습니다. 현재 51억 건의 의약품 처방, 조제 자료가 축적돼 있고 지난해 기준으로 매일 약 460만 건의 자료가 추가 수집되고 있습니다.

 

 

GIB 제공
GIB 제공

이런 빅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감염병에 어떤 의약품이 많이 처방되는지 패턴을 찾아내고, 실시간으로 처방 내역을 추적하면 어떤 감염병이 유행할지 미리 알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갑자기 시스템에 설정된 비율로 해열제와 기침약이 처방되기 시작하면 독감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권의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연구위원은 “독감처럼 갑작스럽게 유행하는 질병은 과거의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유행 가능성을 알기 힘들다”며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자료를 이용해 발빠르게 대응해야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미 인플루엔자에 대한 조기파악 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내년 1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유행하고 있는 독감은 의약품 처방 패턴을 알아내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내년에는 수족구병과 결핵에 대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고요.

 

장석영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 발생 추이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더욱 높여 나아가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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