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R&D 투자 비율 세계 1위지만, 실적은 ‘글쎄요’

2016.12.09 07:00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이 또다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구개발(R&D)의 질적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4.23%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고 8일 밝혔다. 미래부는 매년 지난해 국내 R&D 활동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13년 4.15%, 2014년 4.29%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R&D에 투자한 총금액은 전년에 비해 2조2252억 원 증가한 65조9594억 원으로 세계 6위다. 한국은 R&D 투자 비용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늘어난 투자에 비해 성과는 제자리걸음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논문 수에서도 드러난다. 세계적인 연구성과가 주로 발표돼 ‘과학계 3대 저널’로 불리는 NSC(네이처, 사이언스, 셀)에 2015년 9월부터 1년간 국내 연구기관(대학 포함)이 논문을 게재한 횟수는 총 38회. 반면에 중국은 172회, 일본 113회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선임연구위원은 “NSC 수준의 학술지에는 국제적 수준의 창의적 논문이 실리기 때문에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는 적절하다”고 말했다.
 

NSC 이외의 저널을 비교해도 국내 연구성과는 효율이 낮았다. 영국 ‘네이처출판그룹(NPG)’에 따르면 2015년 68개 세계 최고 수준 학술지에 대한 한국 연구진의 기여도는 전년과 같은 세계 9위로 나타났다.

 

논문 기여도를 평가하는 수치인 WFC(Weighed Fractional Count)를 살펴보면 2015년 한 해 중국의 기여도는 6481.34점으로 아시아 1위, 일본이 3058.12점으로 2위인 것에 비해 한국은 1113.54점으로 3위에 그쳤다. 전 세계 순위에서는 중국이 미국(1만7226.51점)에 이어 2위, 일본은 5위, 한국은 9위다.
 

김태윤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국내 R&D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우리나라는 기존 투자 형태를 계속 이어나가려는 경향이 있어 최신 학문을 빠르게 연구하기 어렵다”며 “연구과제 선정 과정에서 뚜렷한 목표와 전략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과학계에선 아시아 3위 유지도 위태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처가 집계한 2016년 9월 기준 1년간 FC(논문 공저자의 소속기관 수 및 저자의 기여도를 나타낸 지표)를 살펴보면 중국 6486.56점, 일본 2837.40점, 한국 1016.78점 순이다. 인도는 1015.53점으로 한국과 점수 차가 1.25점밖에 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인도는 수학을 비롯한 기초과학 분야에서 이미 한국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기관의 경쟁력도 중국, 일본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네이처가 선정한 세계 500개 우수 연구기관 중 10위권 이내 아시아 기관은 중국(중국과학원)과 일본(도쿄대)뿐이다. 한국은 서울대가 68위로 가장 높았다.
 

김진훈 미래부 과학기술전략본부 사무관은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는 1위이지만, 기업 투자 비중이 74.5%로 높다”며 “기초과학 분야 절대 투자금액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순위가 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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