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면역 세포가 제 구실 못하는 이유 찾았다

2016.12.04 18:28
사이언스·네이처 제공
사이언스·네이처 제공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반도체 회로로 표현한 그림이 장식했다. 다른 T세포들은 빛을 내고 있지만, 한 T세포는 배터리가 떨어진 듯 잿빛으로 표현돼 있다. T세포가 만성질환이나 암에 걸렸을 때처럼 계속해서 면역반응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탈진 상태가 돼버린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니콜라스 헤이닝 미국 하버드대 다나파버암연구소 교수팀과 니르 조셉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팀, 존 웨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팀은 만성질환에 의해 탈진하는 T세포는 다른 T세포에 비해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사이언스’ 2일자에 발표했다. 탈진한 T세포의 유전자 변화를 정상적인 T세포들과 비교 분석해 얻은 결과다.

 

연구진은 탈진한 T세포의 후성적인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탈진한 T세포의 경우 부분적인 재생은 있었지만 면역활동에 필수적인 기억 T세포를 다시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상적인 면역반응에선 T세포가 항원의 공격을 받았을 때 기억T세포를 만든다. 기억T세포는 T세포가 사멸한 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생존하면서 다시 같은 항원이 나타나면, 일반 T세포에 비해 단시간에서 증식을 시작해 강력한 면역반응을 끌어낸다.

 

헤이닝 교수는 “만성질환이나 암으로 오랜 기간 항원과 싸우다 탈진한 T세포가 늘어날 경우 면역반응의 효율이 자연적으로 점차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라며 “어떻게 탈진한 T세포의 기능을 되살릴 수 있을지 연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네이처’ 표지에는 세포를 자멸하도록 만드는 악성 생식세포 종양을 확대한 모습이 실렸다. 생식세포 종양은 고환과 난소 같은 생식선뿐만 아니라 엉덩이 꼬리뼈, 배 속의 후복막강 등 몸의 정중앙을 따라 발생하는 소아 종양이다.

 

앨리저 밴 알렌 미국 하버드대 다나파버암연구소 교수팀은 생식세포에서 생긴 암세포는 체세포에서 생긴 암세포보다 항암제 등 화학요법에 더 빨리 강한 내성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 ‘네이처’ 1일자에 발표했다. 생식세포 종양이 다른 암보다 화학물질에 민감해 더 빠르게 진화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환자의 생식세포에 발생한 암세포를 분리해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세포에서는 화학요법 이후 ‘케이라스(KRAS)’라는 유전자에 다른 암세포에서보다 더 많은 변이가 나타났다. 케이라스는 세포 증식에 작용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암세포 스스로 더 빠른 증식을 하게 된다. 따라서 항암제를 투여해도 효과를 잘 보이지 않는다.

밴 교수는 “생식세포 종양의 항암제 내성에 관한 단서가 나온 것”이라며 “이 같은 내성을 이겨낼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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