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앞으로는 집에서 치료하면 불법?

2016년 11월 20일 09:00

Q. 최근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 개와 고양이에 대한 자가 진료를 금지한다고 합니다. 이제 동물 약국에서 아무것도 못 사게 되는 건가요?


A.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최소한의 존중도 받지 못하는 개와 고양이를 위해 법을 고치는 안건입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터라 명확한 해석은 없습니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외과적 수술’은 수의사가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외과적 수술을 할 수 있을 리…없겠지요?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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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칼럼을 시작하면서 많은 커뮤니티와 카페,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며 요즘은 어떤 이슈가 있는지 꼬박꼬박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핫한 단어는 표창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더군요. 살펴보면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면 앞으로 아픈 개를 보살피는 게 힘들어지겠다며 반대한다는 글이 종종 보입니다.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대체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그런 말이 나오는 걸까요?

 

● ‘동물학대’를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 만드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표창원 의원을 대표로 국회의원 64명이 공동으로 발의한 법안입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검토 중에 있습니다. 법안의 목적은 제1조에 나와 있습니다.

 

“이 법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보호‧관리 책임을 바탕으로 동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동물복지를 증진시킴으로써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말대로 하면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 만든 법입니다.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가면서 그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최근 뉴스에서 나오는 사례만 보더라도 꼭 그렇지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뒤에 개를 매단 채 달리거나, 고양이를 아파트 1층 아래로 던진 뒤, 고양이가 죽지 않자 발로 밟아 죽이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잔인한 행위에 대해서 마땅히 제지할만한 수단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개를 매달린 채 달려도 고의가 아니라면 처벌할 수 없고, 고양이를 집어 던진 것도 벌금 30만원으로 판결이 났습니다. 그마저도 동물 학대에 대한 형량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어 검사들은 재물손괴로 기소하기 마련이었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제안한 법입니다. 표창원 의원은 이번 법을 발의한 의의에 대해 “이제 대한민국에서 ‘동물은 소유해야 할 물건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될 생명 ’이라는 인식이 사회적 트랜드가 되어 가고 있다. 이번에 발의한 동물보호법을 통해, 동물의 생명이 어떻게 존중받아야 하며 동물 학대 행위가 얼마나 불법인지에 대하여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새로 신설된 제8조에서 동물 학대에 대해 규정하고, 제38조와 제46조에서 이에 대한 벌칙(형량)을 명시했습니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서 알려졌던 많은 학대 사례를 – 목을 매달거나 불에 태우는 행위, 공개된 장소와 같은 종류의 동물 앞에서 죽이는 행위, 정당한 사유없이 사료나 물을 주지 않거나 혹한, 혹서 등 고통스러운 환경에 방치하는 행위, 도박‧시합‧동물생산‧오락‧유흥‧광고를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 –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이런 행위는 학대에 해당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likms.assembly.go.kr/bil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동물 치료와 관련된 논란의 제11조의 정체

 

개정안의 의도는 매우 좋습니다만 일부 개정항목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핫’한 조항은 아마 바로 제11조에 관한 항목입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의 수술) 거세, 뿔 없애기, 꼬리 자르기 등 동물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하는 사람은 수의학적 방법에 따라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안에서는 아래와 같이 변경됐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단서가 더 신설이 되었지요.

 

“개정안 제11조 (동물의 수술) 거세, 뿔 없애기, 꼬리 자르기, 제왕절개 등 동물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하는 사람은 수의학적 방법에 따라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동물에 대한 외과적 수술은 「수의사법」에 따른 수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
1. 개․고양이
2.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로서 개․고양이 이외에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
3. 제32조제1항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을 하는 자가 그 영업목적으로 사육․관리하는 동물”

 

요는 반려동물과 반려동물로서 사육되는 동물일 때는 외과적 수술은 반드시 수의사가 해야한다는 겁니다. 5월에 방송된 KBS 동물농장 ‘강아지공장’ 편의 영향을 받아 개정했습니다. 그 방송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공장의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농장 주인이 억지로 새끼를 갖도록 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며, 더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살아있는 상태에서도 땅에 묻어 죽게 했던 농장사례가 방송됐습니다.

 

제11조는 강아지공장을 근절하고자 개정된 법안입니다. 방송 당시 업체 주인은 외과적 수술에 대한 어떤 자격도 갖지 않은 상황에서 어깨너머로 봐서 할 줄 안다며 개를 마취하고, 제왕절개를 통해 뱃 속에 들어있는 새끼를 꺼낸 뒤, 적당히 수습해 꿰맵니다. 제대로된 의료처치가 이뤄지기는 커녕 강아지를 ‘생산’하는데 맞춰있는 겁니다. 그 업체의 개들은 최소한의 생명권 조차 보장받지 못한 상태로 죽지 못해서 살고 있는 것이지요.

 

헌데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 11조가 조금 변경된 채 이상하게 돌아다닙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자가진료’가 금지된다는 부분입니다. 커뮤니티에서도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자정 작용해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정리가 되는 분위기입니다만, 처음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표가 됐을 때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법안 통과되면 자가 진료를 못하고 십몇 만원이나 되는 예방접종 비용을 모두 내면서 동물 병원을 다녀야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지금 검색하니 소위 ‘글삭튀’를 하고 찾을 수가 없군요. 진작에 저장 좀 해놓을 것을.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보다 개정안 원문을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원문 캡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보다 개정안 원문을 살펴보는 것을 권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원문 캡처.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자가 진료는 동물이 아플 때 수의사를 통해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견주의 판단으로 동물 약국 등에서 약품을 구입해 처치하는 진료를 말합니다. 사실상 일반 가정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가진료는 예방접종입니다. 실제로 개가 특별히 아프지 않는 이상 개에게 꾸준히 들어가는 의료 비용은 예방접종일 뿐이니까요. 상당히 많은 견주들이 자가 예방접종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자가 예방접종 시에 올 수 있는 부작용은 역시 견주가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자가진료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구 법조문과 신 법조문을 계속 비교하며 읽어봤지만 자가진료의 ‘자’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진료와 관련되는 부분이라면 ‘외과적 수술’을 이전에는 수의학적인 방법에 따라야 한다며 수술의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개정안에서는 반드시 수의사법에서 정하는 수의사가 진행해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렇다면 예방접종이 외과적 수술일까요? 예방접종이 외과적 수술이라면 제11조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주사가 외과적 수술이라고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의료에서 있어서 훨씬 엄격한 사람도 인슐린 같은 것은 의사의 처방하에 환자가 직접 스스로에게 놓을 수도 있으니까요. 요는 비위생적이고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강아지를 ‘생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정하는 법의 의도를 교묘하게 바꿔 선량한 견주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 변경된 내용 전체를 살펴본다면 이 부분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동물등록제 대상의 범위를 기존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하고 반려동물을 판매할 때는 사람을 통한 직접 전달만 가능하고 택배나 퀵서비스의 배송을 금지합니다. 유기동물 보호기간을 늘리고, 학대 행위를 목격했을 때 긴급격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합니다. 이 개정안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조금 시간을 내서 원문을 직접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 전문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선택권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여전히 주인의 몫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전 편(☞동물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너무 많이 권합니다. 전부 다 해야 하나요?)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그 결과는 반려동물이 감당해야 하지요. 실제로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감없이 말씀드리면 저는 자가 진료를 그다지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희집 개님이 집에 온 뒤 있었던 사건 때문입니다.

 

저희 집 개님이 집에 온 직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장염을 앓았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처음에 설사를 할 때는 집에 적응하는 중이겠거니…했지만 구토까지 시작해 바로 병원에 달려갔습니다. 병원에서는 키트를 이용해 빠르게 코로나 장염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줬습니다. 파보 장염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잠복기가 있을 수 있으니 개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상태가 달라지는지 유심히 살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부모님은 생각이 다르셨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듯, 동물병원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셨고, 주변에 개를 키우는 지인께 동물 약국에서 적당히 설사약을 사서 먹이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동물 약국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왔지요.

 

강아지가 코로나 장염에 걸려서 설사를 한다는 말에 그 곳에서는 코로나 예방접종 주사약를 2회치를 줬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주사를 놓고, 그래도 설사가 안 멎으면 이틀 뒤에 한 번 더 주사하라고 하면서요. 심지어 그 예방접종 약은 ‘Live Vaccine’, 그러니까 생백신이라고 써있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비록 약화시켰다고 하더라도)가 들어있는 주사액이었습니다. 장 속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끓어 장염을 앓고 있는 개에게 바이러스를 또 주사하라고 한 셈입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집에 없었고, 판매자의 말을 믿은 어머니는 그대로 주사를 놨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주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게 무슨 이열치열도 아니고 무슨 경우랍니까. 오래 뒤 그 에피소드를 들은 수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마터면 개 잡을 뻔했다고요.  

 

코로나 장염에 앓고 있는 개님에게 주사한 문제의 코로나 장염 백신. 병 하단의 ‘생독’ ‘Live Vaccine’을 보는 순간 덜덜 떨리던 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코로나 장염에 앓고 있는 개님에게 주사한 문제의 코로나 장염 백신. 병 하단의 ‘생독’ ‘Live Vaccine’을 보는 순간 덜덜 떨리던 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개님은 문제의 주사를 놓은 뒤 다시 설사가 심해져 오래 병원을 다니며 다행히 잘 버티고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 곳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처방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제대로 된 약사였는지도 의문이고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곳에서는 제대로 된 지식없이 견주에게 함부로 처방을 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모든 동물 약국이 그런 어이없고 막무가내 같은 처방을 하지 않을 겁니다. 자가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서 동물약국을 찾는 견주들도 저희처럼 갑작스런 사고가 아니라 예방접종인 만큼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찾을 테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진료는 의사에게 봐야 하는 것은 역시 ‘전문 지식은 전문가에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는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피하주사를 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어머니께서 문제의 코로나 백신을 주사하셨 때도 개님이 놀라 깨갱거리는 바람에 약액을 완전히 다 주사하진 못하셨습니다).

 

게다가 사람에게도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요. 흔히 쇼크 온다고 말하는데, 주사 직후부터 몇 시간 후까지 구토, 가려움, 붓기, 빈혈, 발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주사를 놓는다고 올 부작용이 안 오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안내를 받으며 대비를 할 수 있고, 전문가의 손으로 정확하고 빠르게 주사를 놓음으로써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병원을 간 김에 그동안 문제있었던 것,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저희 개님은 이렇게 개팔자가 상팔자 마냥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는 거 맞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저희 개님은 이렇게 개팔자가 상팔자 마냥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는 거 맞습니다. - 오가희 기자 solea@donga.com 제공

워낙에 흉흉한 소문도 많습니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멋대로 처치한 뒤 과다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워낙에 많고요. 이번에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듯, 국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부분도 많을 겁니다. 워낙에 천차만별로 진행되는 견주들에게 불신을 심어온 동물병원의 의료수가를 정비하고, 병원 의료의 질을 높이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자가진료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이렇게 왔네요. 개를 키우는 모든 분들이 자신의 개가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랄겁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떠도는 소문에 낚이지 말고 직접 공부도 많이 하고 말이지요!

 

도움 | 양대건 수의사

 

 편집자주

저출산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통계에 따르면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려동물 전성시대를 맞아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주 1회 개를 키우는 기자의 경험담을 들려 드릴 계획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다보면 수많은 고민이 생깁니다. 누구의 말을 따라야할지도 모르고요. 기자의 경험과 결정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혹은 키우길 계획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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