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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주사, 줄기세포 주사 맞으면 몸이 어떻게 변할까?

2016년 11월 19일 09:00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OO주사를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 전 비서실장인 김기춘 씨가 맞은 주사도 논란이다.

 

이 때문인지 일부 권력층과 부유층이 불로장생(?)을 위해 맞는 각종 주사요법이 인터넷 검색어 상위을 차지하고 있다. 태반주사, 백옥주사, 신데렐라 주사, 감초주사, 줄기세포 주사 등 정말 이름도 희안한 것들이다.

 

1962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엮은 이탈리아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인 '몬도카네(Mondo cane)'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마도 다큐 '몬도카네 2편'은 한국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부끄러울 뿐이다.

 

도대체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고 있는 각종 주사 치료의 정체는 무엇인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살펴봤다.

 

● 주사제의 효능과 부작용은?

 

1. 태반주사: 아기를 먹여 살리는 태반?!

  • 주성분: 사람태반추출물 
  • 제품명: Laennec
  • 제조사: Japan Bio Product
  • 수입사: 녹십자웰빙

 

라이넥은 청진기를 발명한 사람의 이름이다. 의학계 위인의 이름을 딴 이 액체는 사람의 태반에서 물에 녹는 물질만을 추출한 것이다. 따라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 지방을 제외한 탄수화물, 당단백, 단백질이 주요 성분이다. 제조사의 주장에 따르면 태반에 있는 다양한 물질들이 만성간질환자의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제조사가 제시한 수치를 살펴보면, 투여 4주까지는 투여한 사람들에게는 호전되는 모습이 보이긴 했다. 그렇지만 8주 이후에는 투여군과 대조군에 차이가 없었다. 이 약물 덕분에 호전됐다기 보다는 정기적인 혈관주사에 의해 높아진 혈액내 간효소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효과(washout) 일 수 있다.

 

일부에서는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에 의한 간세포 보호효과일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제조사는 Laennec의 성분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 물질은 인체에서 뽑은 것이다. 다양한 전염성질환과 면역반응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Laennec을 만성 간질환자의 간기능 개선에만 사용하면서 환자의 인적사항과 제조번호를 기록해 20년간 관리하도록 규정했다.

 

2. 백옥주사: 피부를 하얗게?

  • 주성분: Glutathione
  • 제품명: 타치온 주사(783원/100mg 앰플), 타치온 정(37원/50mg/정),
  • 제조사: 다양함

 

글루타치온은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시스테인(cysteine)이 결합한 후 글리신(glycine)이 합쳐진 삼중펩티드(tripeptide) 형태의 분자로, 활성산소(reactive oxygen)에 의한 세포손상을 막아준다.

 

활성산소가 만병의 근원인 것 처럼 이야기하던 시절에 백내장, 신경손상, 알콜중독, 암, 심장질환, 면역계질환, AIDS, 치매, 관절염, 천식, 폐질환 등 거의 모든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먹는 글루타치온은 위장관에 있는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하여 삼중펩티드 구조가 순식간에 분해되어 아미노산으로 바뀌기 때문에 혈액으로 가기도 전에 거의 대부분 사라진다.

 

이뿐 아니라 우리 몸의 세포들이 글루타치온 생합성에 매우 뛰어나 따로 보충해 주지 않아도 모자란 양이 신속하게 만들어진다. 이런 사실이 밝혀진 후에는 진통제 과량 복용에 의한 급성 중독 증상, 급만성 간손상, 일부 항암치료, 심폐수술 등 글루타치온 소모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경우에 주사제로 사용한다.

 

이 물질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세포 역시 글루타치온을 빠른 속도로 재생해 내기 때문에 글루타치온 보충보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피부 보호 효과가 더 크다.

 

재미있게도 정상 농도보다 10배 이상 높은 농도의 글루타치온이 멜라닌 합성을 방해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한 미백 화장품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있다. 그렇지만 고농도의 글루타치온은 빨리 분해돼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에, 정상인에서 인위적으로 글루타치온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시키거나 피부에만 높게 유지시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오히려 일시적 고농도로 유지되었을 때 피부 백반증 등의 부작용도 염려해야 한다.

 


3. 신데렐라주사: 체지방 감소와 노화방지로 마술처럼 젊어지는? 

 

  • 주성분: Alpha Lipoic Acid (Thioctic acid)
  • 제품명: 알파리포에이치알 정(832원/600mg/정),
  • 제조사: 휴니즈


몇 가지 체내 효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자 일부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지만, 항산화 효과조차도 정말 있는지 의견이 분분한 '영양제'. 필수영양소에도 포함되지 않아서 일일 적정 복용량조차 연구된 바 없다. 말초신경병증, 당뇨병성 신경병증에서 증상을 줄여주거나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진행한 연구들도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오히려, 과량 복용시에 두통, 이상감각, 근육통 등이 보고된 바 있고, 일본에서는 이 '영양제'를 먹는 사람들 중에 혈액내 인슐린 농도가 원인모르게 높아지면서 저혈당 쇼크가 나타나는 'Insulin Autoimmune Syndrome'이 보고되고 있다.

 

금속화합물과 반응하여 물에 녹지 않는 침전물을 만들기 때문에 Cisplatin 과 같은 항암제와는 절대 같이 사용하면 안된다. 인슐린을 쓰는 환자에서도 혈당 조절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위험하다. 제조사에서도 과량복용시 치사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횡문근육용해, 용혈, 파종혈관내응고, 골수억제, 다기관 부전 등을 경고하고 있다.

 

4. '마늘주사' - 몸에 흡수될 때 마늘냄새가 나는 느낌이 있다고 함. 만성피로회복?

  • 주성분: Vitamin B1(Thiamine)
  • 제품명: 티아민염산염주(300원/2ml/amp, 제일제약), 티아민염산정(12원/10mg/정)
  • 제조사: 신일제약


비타민 B1은 매우 다양한 체내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데, 특히 당분과 아미노산 대사과정에 중요하여 부족하면 각종 신경계질환에 시달린다. 각기병(脚氣病, Beriberi; 말초신경염으로 팔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붓는 병), 알콜성 뇌병변(Wernicke 뇌병변증, Korsakoff 증후군), 시신경염 등이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발생하는데, 세균, 곰팡이, 식물에서만 합성이 되기 때문에 동물은 음식물로 매일 섭취해야 하며, 잡곡을 섭취하면 더욱 좋다.

 

신선한 곡물을 섭취하기 어려운 뱃사람들에게 비타민 B1 부족이 많았으며, 19세기 말 일본군에서도 각기병이 매우 큰 문제였다. 반찬을 챙겨 먹는 것이 어려운 상태에서 쌀눈을 제거한 새하얀 쌀밥을 주로 먹었기 때문이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비타민 B1 의 장내 흡수가 줄어들고, 몸 안에서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당분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당분과 비타민 B1이 급속히 소모되기 때문에, 술을 마신 다음에는 당분과 비타민 B1을 같이 보충해주면 좋다. 현대사회에서는 잡곡과 야채, 과일, 육 류 등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비타민 B1 부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심각한 소모성 질환(암, 큰 수술 후)에서 영양결핍이 발생하면 보충한다.

 

5. 감초주사: 숙취해소?

  • 주성분: Licorice (glycyrrhizinic acid), aminoacetic acid, L-cysteine
  • 제품명: 네오미노화겐씨주 (1792원/20ml/amp)
  • 제조사: 한올바이오파마


감초의 주 성분은 스테로이드와 유사한 효과가 있어서 염증을 줄여주기 때문에 간염이나 전신 염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스테로이드 부작용과 비슷한 전신부종, 저칼륨혈증, 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쇼크에 대한 응급조치 준비도 필요하다.

 

6. 줄기세포 (Stem cell) 주사: 회춘?


줄기는 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근원이 되는 구조물이다. 이러한 줄기-가지 구조가 세포의 발달-분화 과정을 나타낸 그림과 비슷하기 때문에 줄기세포라는 단어를 쓴다. 사람은 수정란 상태인 단세포에서 세포분열과정을 거쳐 다세포로 발전하며, 이 과정에서 세포들마다 형태와 기능이 달라지며 각각 특별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분화(differentiation)라고 한다.

 

분화 초기에는 세포덩어리 내의 위치에 따라 세 군으로 나누어지며, 시간이 지날 수록 각 군 내의 세포들도 더욱 다양한 종류로 분화한다. 세포 덩어리의 가운데층에 있는 세포들에서 근육, 뼈, 혈액, 심혈관, 생식기, 지방조직 등이 만들어지는데, 이 부분이 중배엽이다.

 

이 중 혈액 줄기세포는 뼈 속(골수)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평생 만들어낸다. 다른 줄기세포들은 개체 성장이 끝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머물러 있다가 일부 훼손이 생기면 그 부분에서만 손상을 복구할 수 있는 정도로 다시 자라서 원상회복을 한다.


현재 줄기세포 혈관주사로 시도하고 있는 세포로는 혈액줄기세포가 대표적이다. 이를 채취해 배양해서 다시 체내로 넣어주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자가골수이식(self bone marrow cell transplantation)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골수에 있는 혈액줄기세포도 나이가 들면서 재생능력이 변하는데, 일부 조절 불가능한 형태로 과다 증식하게 되면 소위 '백혈병(Leukemia)'으로 발전하거나, 불완전 증식하게 되면 '재생불량성 빈혈(aplastic anemia)'이 된다. 이러한 환자들의 병든 혈액줄기세포를 약물과 방사선으로 모두 제거하고 건강한 혈액줄기세포를 넣어주면 혈액줄기세포가 골수에 자리잡아 정상적인 혈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골수 이식'이라는 표현을 쓴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 보면 현재의 일반적인 줄기세포 주사는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혈액줄기세포를 배양하여 다시 체내로 주입하면서 어떠한 효과를 바라는 것일까? 기존의 혈액 줄기세포들도 있고 새로이 주입하는 줄기세포들도 있고 하니 혈액줄기세포의 수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면 혈액줄기세포가 체내에서 다른 형태의 줄기세포로 변하여 다른 조직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바라는 것일까?

 

한 형태의 세포가 전혀 다른 형태의 세포로 체내에서 변하는 것을 우리는 '종양' 혹은 '암'이라고 부른다. 2001년 러시아에서, 태아유래신경줄기세포를 뇌척수액에 주입받은 운동실조혈관확장증 이스라엘 어린이가 병의 회복 없이 머리만 자꾸 아프다가 2005년 MRI 촬영에서 뇌-척수에 종양이 발견되어 수술로 제거를 하였지만(PLoS Med. 2009 Feb; 6(2): e1000029), 결국 사망하기도 했다.


지금의 줄기세포 주사는 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기존 혈액줄기세포를 없애고 새로운 혈액줄기세포를 넣어주는 것이 아니므로 새로 넣어준 줄기세포의 평가가 불가능하다. 주사를 맞은 사람들이 '좋아졌다'라고 말하는 것을 '위약(placebo)효과'와 구별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기 위하여 다양한 세포활성물질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줄기세포 혈관주사 과정에서 같이 섞여 들어가서 '좋아졌다'는 느낌을 만드는 것인지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세포를 혈관 내에 주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액체 주사와는 다르다. 이물질이 혈관을 따라가다가 모세혈관에 걸려 모세혈관이 막히면 그 이후 부분은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서 조직 손상을 받는데, 이러한 것을 '경색(Infarct)', '색전증(embolism)'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혈구세포는 세포가 매우 쉽게 변형되어 좁은 모세혈관을 구불거리며 빠져나갈 수 있지만, 줄기세포는 이러한 변형능력이 떨어져 모세혈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막아버릴 수 있다. 혈액줄기세포 대신 지방 세포를 채취하여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혈관주사로 주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시술을 받은 41세의 남자와 부모님에서 모두 폐색전증이 보고된 바 있다(Yonsei Med J. 2013 Sep;54(5):1293-1296).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가 받은 줄기세포 혈관주사는 심혈관계질환, 특히 심장관상동맥질환에 의한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혈구줄기세포 사용이 유일하며, 이 경우에도 심장혈관이 복원되는 것이 아니라 심장근육의 기능이 일부 호전되고 사망률이 낮아지는 정도이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떠도는 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무수히 넘쳐나는 정보들 중 마치 '의학'같이 보이는 것이 있지만, '사이비(似而非)'가 너무 많다. 특히, '정보의 바다'라고 착각하고 있는 인터넷 검색에서 쏟아지는 의료 정보들 중에는 건강을 망치는 길로 인도하는 허황된 것들이 허다하다.

 

주사를 맞고 병이 생기거나 죽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리고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 때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몸에 하려고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충분한 검증을 받은 것인지, 그리고 공적인 허가를 받은 것인지부터 확인하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주사보다는 식사 잘 하고, 운동하고, 잠 잘 자는 것이 내 몸을 위한 최고의 약이라고 입을 모은다.  

 

※참고

- 약학정보원(http://www.health.kr/)

 

※ 감수
서종모.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부교수. 의대를 졸업한 안과 전문의지만, 공대에서 의공학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연구와 함께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대한검안학회 학술이사와 보건산업진흥원 융합연구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김규태 기자, 감수=서종모 서울대 교수 외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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