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줄면 남녀평등 증가한다

2016.11.15 01:00

WE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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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발생률이 감소할수록 남녀평등 지수는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안정된 생활이 가능할수록 남녀 역할 차이가 줄어든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사회현상 등을 분석할 때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과 마이클 바넘 교수 연구팀은 미국과 영국에서 전염병 유행이 줄어들면서 남녀평등 지수 역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r)’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51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의 전염병 유행, 전쟁, 기후변화, 경제 상황 등 네 가지 환경 요소와 남녀평등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적했다. 남녀평등 정도는 세계경제포럼이 고안한 ‘세계 성 격차(Global Gender Gap) 지수’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네 가지 변수 중 전염병이 감소하면 남녀평등 지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은 오히려 남녀 차이를 키웠고, 전쟁이나 기후변화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까닭을 생활방식의 변화에서 찾았다. 전염병이 유행할수록 남녀가 결혼 시기를 앞당기고, 더 많은 자식을 낳는 ‘빠른 생활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빠른 생활을 추구하면 여성은 출산과 육아를 담당해야 하므로 고등 교육을 받을 기회가 줄고, 사회 참여도 감소해 남녀 불균형이 커진다.

 

반대로 백신, 공공위생 등의 도움으로 전염병이 줄면 느린 생활 전략으로 바뀌며 여성의 사회진출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에서 지난 60년 동안 전염병이 감소하자 남녀평등 지수가 증가했다. 영국에서도 70년 동안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바넘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남녀의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그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환경적인 요인에서 남녀평등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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