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만에 돌아온 야생동물 축복일까, 재해일까

2016년 11월 14일 03:00
위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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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손이 닿기 전 지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해 인류가 바꿔놓은 생태계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운동이 한창이다. 이른바 ‘재야생화(rewilding)’ 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속속 이뤄지고 있다. 

 
유럽에서 재야생화는 흔히 곰이나 늑대 같은 야생 동물들이 이농 현상으로 버려진 땅으로 되돌아오도록 만드는 일을 의미한다. 네덜란드의 자연보호구역인 우스트바더스프라센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야생 소와 말, 사슴 무리가 초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 일원에는 무려 최근 1만 년 동안 떠나 있었던 야생말과 소, 순록 등이 돌아왔다. 러시아 콜리마강 야생보호구역인 홍적세 공원이다. 1989년 문을 연 이 공원은 오래전 지구 빙하기에 사라진 환경을 다시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러시아 국립과학원의 환경과학자 세르게이 지모브는 “야생 동물들이 식물을 먹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 공원을 설립했다. 현재 홍적세 공원에는 약 200마리의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 같은 재야생화에 대해 반대 입장도 있다. 생태학자인 데이비드 노구스 독일 코펜하겐대 교수는 재야생화 활동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올해 2월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그는 “1만 년 동안 우리 생태계에 없었던 새로운 종을 들여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재야생화 활동을 펼치는 과학자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떠나 자연스럽게 재 야생화가 이뤄지는 지역도 있다. ‘죽음의 땅’이 될 줄로만 알았던 ‘체르노빌 원전사고’ 지역에 야생 동물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있다. 짐 스미스 영국 포츠머스대 교수팀은 이 지역에 사슴과 노루, 멧돼지, 늑대 등 야생 동물이 돌아와 서식지를 이루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자연환경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현재 세계 125개국에서 시행 중이며 10만 곳 이상의 보호구역이 존재한다. 이런 노력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자연’을 만들어낼 뿐, 진정한 자연과 거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잃어버린 야생을 찾아서’의 저자 제임스 매키넌은 저서를 통해 “이런 야생삼림지대는 자연과 연결되지 않은 섬일 뿐”이라며 “생태계 전체가 야생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재야생화’만이 답”이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재야생화는 정말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될까. 진정한 의미의 인간과 자연의 공존은 진정 불가능한 일일까. 당장 답을 내리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진정한 자연보호에 대한 과학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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