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美 과학계도 ‘술렁’

2016.11.10 20:21

 

트럼프가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이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트럼프의 빈약한 과학정책을 비난하며 '과학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장하고 있다. - Gage Skidmore 제공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과학 문제에 대해 분명한 정책 공약을 내세우지 않은 데다, 몇 차례 과학 문제를 언급했을 땐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거짓말(hoax)이라 말하고, 우주탐사보다도 경제나 국방 문제가 우선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과학 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과학계의 반응을 뉴스로 소개했다. 두 저널 모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네이처는 대선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각계 연구자들의 반응을 모으기 시작했다. 몇몇 연구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공개하며 직접적으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리아 에스크리바노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후연구원은 “이제 유럽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밝혔다. 머레이 러드 미국 에모리대 환경과학부 교수는 “미국 대학에서 일하는 캐나다인인데, 캐나다로 돌아가는 걸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외국인들의 비자를 엄격히 관리하고 미국인 우선 고용제도를 의무화하는 등의 강경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J1비자(문화교류방문자비자)를 폐지하겠다는 공약도 내 걸었는데, 대부분의 외국 연구원들은 J1비자를 받아 미국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박사후연구원들도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몇몇 과학자들은 연구비 삭감을 걱정하기도 했다. 2015년 트럼프는 저널리스트 마이클 새비지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형편없다(terrible)”고 표현했다. 이에 사라 헨젤 미국 아이오와대 생화학부 박사과정생은 “내 미래도 걱정이지만 NIH의 내년 예산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해 온 기후변화 분야 연구자들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한스 조아킴 쉘은후버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장은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트럼프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며 “세계는 미국을 제외하고 기후변화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를 주로 전한 네이처와 달리 사이언스는 트럼프의 과학정책을 위해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분명한 과학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백악관에 훌륭한 과학기술정책국장을 들여 그의 조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과학기술정책국 직원이었던 데보라 스타인(미국 카네기멜런대 공학 및 공공정책학과 교수)은 “기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면서, 동시에 과학기술을 존중하고, 또 공공서비스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 트럼프 정부 과학기술정책국장으로 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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