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의 시작은 강릉 대도호부 관아에서부터

2016년 10월 27일 16:00

고백 타임 001 :“고백을 하면, 나는 고향을 너무 모른다” 


얼마 전에 대구에 사는 친구 C양이 강릉에 놀러 왔었어. 2년 만에 상봉이라 한껏 들떴지. 버스에서 내리는 친구를 보자마자 격하게 안아주려 했는데 웬걸, 버스터미널로 마중 가는 도중에 “강릉 도착!” 이란 C양의 메시지를 받고 만 거야. 예정 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도착한 거지. 터미널에서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서 약속 장소를 시내로 급히 변경했어. 터미널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 편을 부랴부랴 알려주었지.


시내마저 친구가 먼저 도착. C양이 나를 마중하는 꼴이 돼버리고 말았어. 미안함이 컸는데 C양은 오히려 고마워하더라고. 잠시였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오면서 창밖으로 강릉 풍경을 유심히 보고, 사람들의 말도 쫑긋하고 듣게 됐다는 거야. 친구의 눈엔 낯선 이곳의 모든 것이 호기심 대상이었던 거지. 그러면서 묻더라고. “오면서 보니까 유적지가 있던데. 어떤 곳이야?”.


C양이 본 것은 강릉 대도호부 관아였어. 이름 빼곤 아는 게 없더라고. 실은 명칭이 바뀐 걸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았어. 임영관으로 기억하고 있거든. 여행을 가면 그곳 유적지는 세세하게 보면서 정작 고향에 있는 유적지는 무심했던 게 부끄러웠어. 그때 결심했지. 친구의 눈처럼 고향을 봐야겠다고. ‘강릉 대도호부 관아’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려 해. 


강릉 대도호부 관아 여행 포인트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강릉 대도호부 관아에서 발견한 네 가지를 고한다!


오죽헌은 강릉여행의 필수 코스로 생각하지만, 강릉 대도호부 관아를 필수 코스로 생각하는 여행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이름도 낯설다. 2014년 11월에 강릉 임영관에서 강릉 대도호부 관아로 명칭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곳의 역사를 알게 되고, 부석사 무량수전과 쌍벽을 이루는 국보 목조건축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여행지가 된다.

 

강릉 대도호부 관아 아문. 매일매일 문이 활짝 열려있으며, 입장료 또한 무료라는 사실! - 고기은 제공
강릉 대도호부 관아 아문. 매일매일 문이 활짝 열려있으며, 입장료 또한 무료라는 사실! - 고기은 제공

처음엔 친구와 함께, 두 번째는 나 홀로, 세 번째는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강릉 대도호부 관아를 여행했다. 같은 영화를 다시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듯, 장소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 네 가지를 고한다.     


#1. 강원도의 단 하나뿐인 국보 목조건축물이 여기 있다!     

 
[Back] 강릉 대도호부 관아는 어떤 곳? 


강릉 대도호부 관아는 고려말 대도호부로 승격된 이후 조선말까지 강릉부의 지방행정을 관장하던 중심 공간이었다. 관아와 객사 등을 합해 313칸 규모에 달했으나,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되었다. 궁궐이 국가의 상징이라면 관아는 지방 정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의 거점이 될 것을 우려해 관아를 헐어버렸다. 그 자리에 군청, 경찰서, 우체국, 학교를 지었다. 현재 강릉 대도호부 관아의 건축물은 대부분 복원된 것이다.

 

필자에겐 객사문으로 더 친숙한 곳이다. 2010년에 강릉 임영관 삼문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임영관 삼문인 이유는 문이 세 칸이어서다. 가운데 문은 임금만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한다. - 고기은 제공
필자에겐 객사문으로 더 친숙한 곳이다. 2010년에 강릉 임영관 삼문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임영관 삼문인 이유는 문이 세 칸이어서다. 가운데 문은 임금만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한다. - 고기은 제공

불행 중 다행으로 두 채의 건축물은 훼손되지 않았다. 그중 하나가 강릉 임영관 삼문이다. 국보 제51호다. 그냥 국보가 아니다. 강원도에 단 하나뿐인 국보 목조건축물이다.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목조건축물들로 모두 국보다. 이들 중 관아 목조건축물은 ‘강릉 임영관 삼문’뿐이라는 사실. 그 가치를 알고 나니 귀하디귀하다. 보고 또 보게 된다. 


[Go] 강릉 임영관 삼문 감상법

 

정면에서 바라본 강릉 임영관 삼문(왼쪽), 측면에서 본 강릉 임영관 삼문(오른쪽). - 고기은 제공
정면에서 바라본 강릉 임영관 삼문(왼쪽), 측면에서 본 강릉 임영관 삼문(오른쪽). - 고기은 제공

1) 정면에서 우리나라 목조건축물 중 가장 큰 배흘림기둥을 감상할 것! 기둥을 직선으로 만들면 착시 현상에 의해 가운데 부분이 안으로 들어가 보여 건물이 불안정하게 보인다. 원통기둥에 배를 불룩하게 불림으로써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2) 측면에서 주심포계 맞배지붕을 감상할 것! 마치 책을 엎어놓은 것 같다. 단아한 아름다움과 섬세하게 조각된 화반이 마음을 끈다.


#2. 칠사당에 숨어있는 물고기를 찾아라!  


[Back] 칠사당은 어떤 곳?


칠사당은 강릉 임영관 삼문과 함께 훼손되지 않은 건축물이다. 일본군 수비대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칠사당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건립연대는 확실히 전해지는 바가 없다. 다만, 인조 10년(1632년)과 영조 2년(1726년)에 크게 수리하였다고 전해진다. 칠사당은 조선시대 관공서 건물이다. 호구, 농사, 병무, 교육, 세금, 재판, 비리단속 등 일곱 가지 공무를 보았다. 고종 4년(1866년) 큰 화재로 타버린 것을 당시 강릉 부사인 조명하가 다시 지었다고 한다. 1958년까지 강릉시장의 관사로 사용되었다. 1980년에 비로소 옛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정면 좌측에 다락같이 한층 높게 만든 마루를 별도로 달아 낸 ㄱ자형 평면으로, 정면 7칸, 측면 3칸 규모다. - 고기은 제공
정면 좌측에 다락같이 한층 높게 만든 마루를 별도로 달아 낸 ㄱ자형 평면으로, 정면 7칸, 측면 3칸 규모다. - 고기은 제공

[Go] 칠사당에서 찾아야 할 두 가지

 

물고기 화반 발견! 7마리가 숨어있다(왼쪽 위), 칠사당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왼쪽 아래), 500살이 넘은 은행나무(오른쪽). - 고기은 제공
물고기 화반 발견! 7마리가 숨어있다(왼쪽 위), 칠사당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왼쪽 아래), 500살이 넘은 은행나무(오른쪽). - 고기은 제공

1) 정면에 서서 기둥과 기둥 사이를 유심히 볼 것! 물고기 화반을 발견할 수 있다. 왜 물고기가 새겨져 있는 걸까. 살아서도, 죽어서도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가 보고 있으니 7가지 공무를 공명정대하게 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2) 칠사당 앞 은행나무 올려다보기! 수령 560년 된 은행나무다.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역대 부사들이 이 은행나무와 더불어 자연을 즐겼다고 전해온다. 숱한 시련 또한 서려 있을 터. 
 

#3. 강릉 부사가 되어보자!


[Back] 동헌은 어떤 곳?


동헌은 객사, 향교와 함께 지방 관아의 핵심 건물이다. 지방수령이 주재하는 관청의 본 건물이다. 일반 행정 업무와 재판 등을 행하던 곳이다. 동헌을 동쪽에 배치한 이유는 음양사상으로 동쪽이 양의 기운이 왕성한 데서 연유한다.

 

건물의 규모는 장대석 3벌대 기단 위에 정면 6칸, 측면 2칸이다. 이익공 팔작지붕 양식이다. - 고기은 제공
건물의 규모는 장대석 3벌대 기단 위에 정면 6칸, 측면 2칸이다. 이익공 팔작지붕 양식이다. - 고기은 제공

[Go] 동헌으로 들어오시오! 


‘들어가지 마세요’,‘눈으로만 보세요’ 라는 금지 문구가 아닌 ‘신발 벗고 올라가세요’라고 쓰여 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동헌 내부를 꼭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일일 부사가 되어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왼편에 부사 의복이 있다. 의복을 입고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사극 놀이를 해본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친구와 함께 사극 놀이에 푹 빠지다. - 고기은 제공
친구와 함께 사극 놀이에 푹 빠지다. - 고기은 제공

#4. 관아 안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Go] 도서관에서 한 박자 쉬어가기


동헌을 나오면 옆으로 별당이 보인다. ‘강릉관아 작은도서관’이라고 쓰여있다. 도서관으로 들어서면 고아한 멋과 온화함이 물씬 느껴진다. 무거운 여행 짐은 잠시 내려놓자. 마음을 끄는 책을 한 권 고른다.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마음을 살찌우는 시간을 가져본다. 혹은 느긋하게 쉬면서 다음은 어디로 갈지 계획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2011년 개관한 강릉관아 작은도서관. - 고기은 제공
2011년 개관한 강릉관아 작은도서관. - 고기은 제공

 

강릉의 역사와 민속을 주제로 한 귀중한 도서가 가득한 향토, 역사전문 도서관이다. - 고기은 제공
강릉의 역사와 민속을 주제로 한 귀중한 도서가 가득한 향토, 역사전문 도서관이다. - 고기은 제공

여행 정보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임영로131번길 6 임영관
☞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오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시내버스 대부분이‘신영극장’쪽으로 간다. 기사님께 한 번 더 확인하고 탑승한다. 신영극장 전 정거장인‘용강동 서부시장’에서 내리면 더 가깝다. 하차 후 버스가 가는 방향 쪽으로 5분 정도 직진하면 바로 보인다.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없다. 용강동 서부시장 공영주차장 또는 명주예술마당 주차장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야 한다. 명주예술마당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1층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무료이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전시회도 함께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관람 시간 : 아침 9시 ~ 저녁 6시 (휴관일 없음. 단, 강릉관아 작은도서관은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강릉 대도호부 관아 여행 한마디

 

고기은 제공
고기은 제공

※ 고100 여행 : 고백한다. 여행을 좋아하면서 정작 고향엔 무심했음을. 그래서 고100한다. 고향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도 100곳(갈 곳, 먹을 곳, 즐길 곳, 잘 곳 등등)을 고(Go)해서 고(告)하겠다.  


※ 필자 소개
고기은. KBS, MBC 방송구성작가, 소셜커머스 쿠팡 여행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만에 고향 강릉으로 돌아와 강원도 구석구석을 여행 중이다. 최근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뷰레이크 타임>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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